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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애경) |
[mdtoday=유정민 기자] 애경그룹이 창업 이래 주력으로 삼아온 화장품 사업부터 백화점, 항공, 석유화학에 이르기까지 전 사업 부문에서 동시다발적인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여기에 부채비율이 400%에 육박하면서 그룹 전체의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연결 매출액이 2조846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조4505억원) 대비 17.5% 감소한 수치다. 수익성 지표는 더욱 심각하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1075억원, 당기순손실 116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AK홀딩스는 상장사 3곳을 포함해 총 24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상장 자회사로는 그룹의 모태인 화장품 사업을 담당하는 애경산업, 항공운송 사업의 제주항공, 석유화학 사업의 애경케미칼이 있다. 비상장사 중에서는 유통업을 영위하는 AK플라자가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문제는 이들 핵심 사업 모두가 올해 들어 역성장의 늪에 빠졌다는 점이다. 애경산업의 3분기 누적 매출은 4916억원으로 전년 동기(5080억원) 대비 3.2% 줄었다.
AK플라자는 같은 기간 매출이 전년 2309억원에서 14.9% 감소한 1966억원에 그쳤다.
제주항공과 애경케미칼 역시 3분기 누적 매출이 각각 전년 대비 25.6%, 14.0% 감소한 1조1053억원, 1조1039억원을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대내외 경기 침체와 함께 지난해 12월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 악화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사업 부진은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애경그룹의 차입금 규모는 2024년 말 1조5238억원에서 2025년 3분기 2조1484억원으로 급증했다. 순부채도 같은 기간 1조1702억원에서 1조6717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28.7%에서 올해 3분기 390.1%로 치솟아 400%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재무 악화를 반영하듯, 애경그룹은 올해 5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주채무계열' 기업으로 신규 지정됐다.
금감원은 매년 총차입금과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이 일정 금액 이상인 기업을 주채무계열로 분류해 재무구조를 집중 관리한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총차입금 2조4012억원,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 1조4063억원 이상 기업이 대상이었다.
주채무계열 지정으로 애경그룹은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으로부터 정기적인 재무구조 평가를 받게 됐다. 평가 결과가 미흡할 경우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이 불가피하다.
애경그룹의 재무 악화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자회사 지원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 개점휴업 상태에 빠진 제주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유상증자로 2670억원을 투입했다.
AK플라자에도 쿠팡과 컬리 등 이커머스 업체들의 공세로 사업이 부진해지자 601억원의 유상증자와 1000억원의 금전 대여를 단행했다.
자회사 지원으로 재무 여력이 고갈되자, 애경그룹은 급기야 그룹의 모태인 애경산업 매각을 결정했다. 지난 10월 태광산업 컨소시엄과 애경산업 매각 본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매각가는 약 4700억원(주당 2만8190원)이며,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63.13%(1667만2578주) 전량이 양도된다.
이에 앞서 지난 8월에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읍 소재 중부컨트리클럽(중부CC)을 리조트 업체인 더시에나그룹에 매각했다.
인근 유휴부지를 포함한 매각가는 23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애경그룹은 올해 하반기 두 차례의 자산 매각을 통해 총 7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애경그룹은 창업 초기 화장품과 백화점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항공과 화학 부문으로 다각화하는 한편, 급등한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정석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상무로 승진시킨 데서도 드러난다.
정석 상무는 올해 1월 AK플라자에서 AK홀딩스로 자리를 옮긴 고준 대표이사 부사장과 함께 그룹 전반의 경영을 책임진다.
고준 부사장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AK플라자 대표로 재직하며 홍대점을 생활밀착형 라이프스타일 매장으로 탈바꿈시켜 매출 증대를 이끌어낸 바 있다.
당시 정석 상무는 AK플라자 전략본부장으로 고준 부사장을 보좌했다. 업계에서는 정석 상무의 승진에 고준 부사장의 신임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석 상무는 AK홀딩스에서 재무, 전략, 자금 부문을 총괄한다.
고준 부사장과 정석 상무는 자산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을 활용해 재무 리스크를 관리하는 동시에 실적 부진을 타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 등 그룹의 위기 극복을 위한 경영 안정화를 도모하고 미래 성장을 주도하는 데 방점을 뒀다"며 "그룹의 재도약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유정민 기자(hera20214@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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