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미개통 된 도로 운전하다 사망···法 “무면허였어도 ‘업무상 재해’ 인정”

남연희 / 기사승인 : 2024-04-29 18:03:07
  • -
  • +
  • 인쇄
▲ 근로자가 회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안전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공사현장 도로에서 운전하다 사고로 숨진 경우 비록 무면허 상태였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사진=DB)

 

[mdtoday=남연희 기자] 근로자가 회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안전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공사현장 도로에서 운전하다 사고로 숨진 경우 비록 무면허 상태였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박정대)는 A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사토 처리 운반 업무를 맡은 A씨는 2021년 새벽 경기도 화성시 공사 현장에서 나오는 흙을 운반하기 위해 미개통 된 도로를 운전하던 중 커브 길에서 핸들을 돌리지 못하고 직진해 배수지로 추락해 사망했다.

그는 1종 대형 운전면허가 있었으나 음주운전으로 취소된 상태였다.

유족은 이듬해 4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공단에 유족급여를 청구했지만 공단은 “A씨가 사고 당시 무면허 상태에서 운전해 도로교통법 등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며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사유로 거절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에는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은 업무상의 재해로 보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근로자가 업무수행을 위해 운전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경우 무면허운전 등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을 위반해 사고를 야기했다는 사정만으로 업무상 재해의 배제 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의 범죄행위가 사망 등의 직접 원인이 되는 경우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업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또 재판부는 “면허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망인은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할 수 있는 사실상의 능력은 있었던 것으로 봐야 한다”며 “무면허운전 행위가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 현장은 미개통 된 도로로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노면이 젖어 매우 미끄러웠고 조명시설 등 안전 시설물은 없었다. 사고가 온전히 망인의 업무상 과실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공단은 불복하지 않아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ralph0407@mdtoday.co.kr)

어플

[저작권자ⓒ 메디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우유 기사에 갑질”…텐퍼센트커피, 가맹점주 논란에 공식 사과
1명 사망한 화일약품 공장 폭발…前 대표에 징역 2년6월 구형
약손명가 점주들, 불공정 가맹계약 폐지 요구…“컨설팅 수수료만 받고 지원 없어”
춘리마라탕, 식중독균 검출에도 소비자원 탓…‘책임 회피’ 논란
풍산그룹, 류진 회장 장남 병역 논란 속 승계 강행
뉴스댓글 >

정보격차 없는 경제뉴스

HEADLINE

상하이 최대 한인포털

많이 본 기사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