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KT 경영진 책임 있다”…정치자금 쪼개기 후원 배상 판단

유정민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4 14: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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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T)

 

[mdtoday = 유정민 기자] 대법원이 KT 전직 경영진의 불법 행위로 인한 주주들의 손해 배상 책임을 인정하며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 3부는 최근 KT 소액주주 35명이 황창규 전 회장과 구현모 전 대표 등 전직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765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의 배상 책임을 부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환송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KT 경영진의 부정부패가 주주들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는 점을 사법부가 명시적으로 인정한 첫 사례로 평가받는다. 재판부는 황 전 회장과 구 전 대표가 이른바 ‘상품권 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여야 국회의원 99명에게 ‘쪼개기 후원’을 단행한 행위가 주주에 대한 명백한 손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해당 비자금 조성이 KT와의 위임계약에 따른 임무 해태이며, 이사 선임 시점부터 행위 종료 시까지 지속된 감시 의무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KT에 부과한 630만 달러(약 90억 원) 상당의 과태료 및 추징금에 대해서도 경영진의 책임을 재심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판결은 반복되는 경영진의 비위 행위가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법조계와 산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향후 KT 이사회와 경영진에 대한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이른바 '낙하산 인사'에 의한 전횡을 견제하는 중요한 법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판결문은 과거 검찰 수사의 미흡함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황 전 회장은 비자금 조성 의혹의 정점에 있었음에도 기소되지 않았으며, 구 전 대표 역시 불법 정치자금 송금 사실이 확인된 상태에서 차기 대표직에 취임하는 등 수사 기관의 관대한 처분이 악순환을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KT새노동조합과 약탈경제반대행동은 판결 직후 성명을 통해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경영진의 책임을 철저히 심리하여 주주와 회사에 끼친 피해를 전면 배상하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검찰의 과거 수사 관행에 대한 반성과 미기소 관련자에 대한 재수사, 그리고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 방안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경영진의 불법 행위로 인한 피해는 결국 구성원과 주주, 국민의 몫으로 돌아간다"라며, KT가 특정 권력의 부속 기관이 아닌 투명한 국민기업으로 거듭날 때까지 감시 활동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유정민 기자(hera20214@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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