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500례 달성

김미경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4 14: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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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신장이식 57년 만의 쾌거...부부 간 이식이 절반 차지하며 생존율 98% 기록

▲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500례를 달성했다. 주치의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500례 환자와 공여자인 배우자 (사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제공)

 

[mdtoday = 김미경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500례를 달성하며 국내 신장이식 분야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500번째 수술의 주인공은 1989년 형제로부터 첫 신장이식을 받았으나 이식 신장 기능이 소실돼 재이식이 필요했던 환자다. 혈액형 B형인 환자는 AB형인 배우자로부터 신장을 제공받았다. 혈관이식외과 박순철 교수와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가 집도한 이번 수술은 혈액형 연관 항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탈감작 치료 기술을 활용해 진행됐다.

 

퇴원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환자의 둘째 딸은 "아버지가 신장이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어머니는 물론 결혼한 언니와 저까지 모두 기꺼이 이식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말했다. 배우자는 "당연히 남편에게 이식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고, 환자는 눈물을 보이며 "마음 아프면서도 너무 고맙다"고 감사를 표했다.

 

서울성모병원은 2009년 5월 첫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성공한 후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첫 시행 후 6년 만에 100례를 달성했고, 이후 2018년 200례, 2021년 300례, 2023년 2월 400례를 거쳐 2026년 2월 500례에 도달했다. 첫 시행 이후 16년 9개월 만의 성과다.

 

병원 측이 500례를 분석한 결과, 전체 생체 신장이식 중 혈액형 부적합 이식의 비율은 초기 약 10%에서 2026년 현재 35%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수혜자-공여자 관계는 부부로, 전체 500례 중 절반 이상이 부부 간 이식이었다. 이는 전체 생체 이식에서 부부 이식 비율 35%보다 높은 수치다.

 

임상 경험의 축적에 따라 적응증도 확대됐다. 65세 이상 고령 환자가 7%(34건)를 차지했고, 최고령 수혜자는 73세였다. 고도 감작과 혈액형 부적합이 동시에 존재한 고위험군은 87건(17%)이었으며, 재이식 사례는 52건, 세 번째 이식은 5건으로 집계됐다. 신장·간 동시이식 환자에서 시행한 사례도 3건이었다.

 

이식 신장 생존율은 이식 후 1년 98%, 5년 94%, 10년 85%로 일반 생체 신장이식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이는 투석이나 재이식 없이 이식 신장의 기능이 유지되는 비율을 의미한다.

 

서울성모병원의 신장이식 역사는 1969년 3월 25일 명동성모병원에서 국내 최초 신장이식에 성공한 이후 57년간 이어져 왔다. 강남성모병원을 거쳐 현재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어지는 동안 혈액형 부적합 이식뿐 아니라 고도 감작 환자 탈감작 후 생체·뇌사자 신장이식, 난치성 혈액질환 환자 이식, 면역관용 유도 이식 등 고난도 이식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이러한 성과는 혈관이식외과, 신장내과, 비뇨기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장기이식센터 전문 코디네이터팀의 유기적인 협력과 축적된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 병원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활발한 연구를 이어가며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분야에서 SCI급 논문 11편을 발표하는 등 학술적 성과도 축적했다.

 

정병하 교수는 이러한 임상·학술 경험을 토대로 베트남 의료진과 화상회의를 통해 노하우를 공유해 베트남 첫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성공에도 기여했다.

 

박순철 장기이식센터장(혈관이식외과 교수)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의 도입으로 과거 공여자가 없어 이식 기회를 얻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열렸다"며 "필수 약제와 검사법의 발전에 따라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sallykim011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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