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잇따른 사망…경증환자 관리 구멍 대책없나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08-26 07: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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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측, 생활치료센터 관리 허술 지적
대공협 “각 지자체별 생활치료센터 권고안 준수 대책 세워야”
▲ 지난 9일과 18일,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입소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유가족들은 센터 내 환자관리가 부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DB)

최근 무증상 혹은 경증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입소하는 생활치료센터에서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고 유가족들은 환자가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생활치료센터 내 의료인력 배치 적정성 문제가 제기된다.

지난 18일 충남 아산시 소재 생활치료센터에서 60대 남성 입소자 A씨가 사망했다. 1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는 12일 해당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입소 전 A씨의 기초역학 조사지에서는 발열 등 코로나 관련 증상이 없었지만 이후 구토와 설사 등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씨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구급대원과 경찰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 측은 생활치료센터의 허술한 관리 때문에 A씨가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에 대해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20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대본 브리핑에서 “(A씨는)1차 예방접종을 9일에 완료했고 입소 당시 X-ray 상에서는 정상 소견이었으나 이후 생활치료센터에서 상황이 나빠지신 경우”라며 “현재 조사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재형 중수본 생활치료센터관리팀장은 “아산의 해당 생활치료센터에는 의사 7명과 간호사 25명이 3교대로 근무 중”이라고 밝히며 “추가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확인 후 안내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9일 인천에서도 연수구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던 50대 여성 B씨가 입소 8일 만에 사망한 사례가 있었다. B씨의 유족은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을 통해 “치료센터 안에는 그 어떤 의료장비도 비치돼있지 않았다”며 “의료진은 오직 비대면(전화)으로만 환자를 관리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당직의료진은 한명의 의사가 수백명을 관리하는 상태였다는 설명이다. 이렇듯 열흘 새 무증상 혹은 경증 환자를 돌보는 생활치료센터에서 두 차례 사망사례가 나오며 유가족들이 환자 관리 소홀을 지적하자 센터 내 환자관리 적절성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정부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 생활치료센터 운영 지침에 따르면 입소자 100명 미만일 시 의료실무인력 10~15명(의사 3~5명, 간호사 5~7명) 100~200명에 15~21명(의사 5~7명, 간호사 7~9명), 200~300명인 경우 21~37명(의사 7~11명, 간호사 9~16명)을 배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이 중수본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일 사용병상을 기준, 권장 의료인력 기준을 충족한 생활치료센터는 전체 61개소 가운데 19개소에 불과했다.

생활치료센터 3개소 중 2개소는 권장 의료인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 이마저도 전체 병상수를 기준으로 따져보면 인력기준을 충족한 센터는 4개소에 불과했다.

이러한 상황 속 의료계에서도 생활치료센터 인력문제를 짚고 나섰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지난 18일 입장문을 내고 “4차 대유행으로 인해 기존 생활치료센터 운영시스템에 과부하가 생기고 있다”며 “많은 생활치료센터에서 의료진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앞서 인천 연수구 생활치료센터에서 사망한 B씨의 사례도 의료진 부족으로 인한 관리의 어려움으로 치료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한 사례라는 것이 대공협 측의 평가다.

또한 대공협은 최근 제보된 민원에 따르면 몇몇 생활치료센터에서 의사인력 배치 기준 운영지침을 어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원에 따르면 경기도 A 생활치료센터에서 근무 중인 공보의는 “일일 입소 및 퇴소 처리 100명, 입소 환자 100명을 공중보건의사 1명이서 담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또한 경남 B 생활치료센터에서 근무 중인 공보의는 “150명의 확진자를 의사 1인이 2주간 담당해야 하는 상황으로 파견기간동안 사실상 밤낮 없는 24시간의 당직근무를 요구받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대공협은 “무리한 근무상황에 내몰린 공중보건의사들은 결국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스스로 파견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하는 등의 사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중수본에서는 생활치료센터 근무 후 복귀하는 의료진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 최대잠복기에 해당하는 최대 2주까지 자가모니터링 기간을 권고하고 있으나, 경남도청에서는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파견인원 모집 때부터 자가모니터링 기간 상한을 1주로 축소해 파견 공중보건의들의 감염예방과 피로도 조절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임진수 회장은 “생활치료센터는 무증상, 경증환자의 격리 및 치료를 위한 시설이지만 최근 의사 1인당 입소자수의 급격한 증가로 치료가 필요한 이들을 제때 발견하고 전원 등 필요한 조치를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임 회장은 “입소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고 누적된 의료진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각 지자체별로 생활치료센터 권고안을 준수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부 지자체에서 확진자를 치료하는 시설에 파견 다녀온 의료진 자가모니터링 기간을 인력부족을 이유로 최대 잠복기 이내인 1주로 제한을 두는 조악한 대책을 즉각 시정해야 하며 부족한 모니터링기간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진 및 추가 전파 시 파견 지자체에 그 책임을 물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중수본은 생활치료센터 및 임시생활시설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공중보건의사 파견인력 배치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와 공식 협의해 비정상적인 의료인력 배치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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