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규제챌린지 외로운 싸움…'챌린지'에 그치나?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06-18 19: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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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약 배달 규제 완화 추진에 의료계 반발
시민사회단체 “제한된 범위 내 허용 필요” vs “공공의료 우선 확충” 의견 엇갈려
최근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과 관련한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국무조정실 규제챌린지 발표로 보건의료계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의료소비자 입장을 대표하는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비대면 진료 도입에 대한 입장차가 존재했다.

이에 올해 10월까지 규제 완화 여부를 결정한다는 국조실의 규제 완화 추진은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0일 국무조정실이 규제챌린지 추진을 발표하며 과도한 규제 개선 15개 과제에 ▲비대면 진료 및 의약품 원격조제 규제 개선 ▲약 배달 서비스 제한적 허용을 포함하자 의료계는 원격의료 과제에 보건의약 전문가 단체의 의견이 배제됐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즉각 성명을 통해 의료영리화 추구로 인한 의료전달체계의 붕괴와 일차의료기관의 몰락을 우려하며 경제논리에 입각한 규제챌린지 추진을 즉각 철회하고 의료계가 참여하는 논의를 통해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약사회 역시 약 배달 규제 완화는 보건의료서비스의 상업화, 영리화의 가속화로 이어질 것이며 이로 인해 약사 서비스를 더욱 필요로 하는 건강 취약계층의 의약품 접근성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경제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규제 완화 과제를 선정하는 데 있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관련 단체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국조실은 해명자료에서 “과제에 대해 규제 완화 여부 등이 사전 결정된 바 없으며, 향후 건의자, 민간전문가, 이해관계자, 관련 협·단체 등이 참여해 충분히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단체의 제안내용은 관계부처에 사전 공유한 바 있고 구체적 논의방식은 6월 중 관계부처와 협의한 후 7월부터 본격적으로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직까지 국조실의 발표에 복지부와 관련 단체 간에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진행된 바가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복지부는 지난 17일 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한국소비자연맹, 한국YWCA연합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6개 시민사회단체와 '이용자 중심 의료혁신협의체' 회의를 개최하고 비대면 진료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 내용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에 대한 제한적 허용을 두고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먼저 환자·소비자단체는 도서·산간지역 등 의료취약지역 또는 중증 장애인 등 거동 불편자를 대상으로 한 비대면 진료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되 시범사업을 통한 효과 평가 후 확대 여부를 검토해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협의체를 통해 의료소비자의 관점에서 안전장치를 두며 시도하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민사회단체에서도 반대의견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대면진료를 중심으로 해 (비대면 진료가)보조적이고 일차 의료기관 중심으로 시도해 봐야한다”라고 전했다.

반면 노동계는 의료비용의 불필요한 증가, 의료전달체계 왜곡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제시하며 비대면 진료 도입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그러면서 의료취약지역 대상 공공의료 확충이 우선 과제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대면진료의 사각지대는 공공의료기관의 확충과 방문진료, 즉 공공의료‧돌봄 강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원격의료와 약 배송은 이와는 정 반대이며 이로 인해 의료의 시장성만 극대화돼 환자들은 의료비 상승과 왜곡된 의료체계에 놓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정부가 임기 막바지에 공공의료 강화가 아니라 의료영리화를 전방위적으로 밀어붙이는 모양새”라고 꼬집으며 원격의료·원격조제, 신의료기술평가 규제완화 등 의료영리화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협의가 국조실의 규제챌린지와는 별도로 진행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용자협의체 자체가 그간 논의됐던 보건의료 현안을 다루는 것”이라며 “비대면 진료 하나만 보고 논의를 이어나가는 차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규제챌린지 발표 이전에) 복지부에서 먼저 이번 안건을 상정했고 이에 대해 협의체 참여단체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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