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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물운전 처벌을 대폭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경찰이 특별단속에 나섰지만, 단속 기준과 판단 방식이 모호해 현장에서는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
[mdtoday = 김미경 기자] 약물운전 처벌을 대폭 강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경찰이 특별단속에 나섰지만, 단속 기준과 판단 방식이 모호해 현장에서는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음주운전과 달리 명확한 수치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처벌만 강화되면서 법 집행의 불확실성과 시민 불안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정 도로교통법은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할 경우 처벌 수위를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높였다. 경찰의 정당한 약물 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도 동일한 처벌이 적용된다.
문제는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를 판단할 객관적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약물운전은 음주운전과 달리 혈중알코올농도처럼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수치가 없고, 단속 대상 약물도 마약류와 향정신성 의약품 등을 포함해 490여종에 달한다. 개인별 약물 반응과 복용량, 건강 상태에 따라 운전 능력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 일관된 기준을 설정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운전자의 외관과 언행, 운전 행태 등을 토대로 경찰이 단속 필요성을 판단하고, 직선 보행이나 한 발 서기 등 현장평가와 간이시약 검사에 의존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상황에서도 경찰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일관성 논란이 제기된다.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준 부재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 김성근 대변인은 “단순히 약물 리스트를 기준으로 운전을 제한하게 되면 실제로 약을 복용하고 있지만 운전에 지장이 없는 사람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료 현장에서는 ‘약을 먹을 것인가, 운전을 할 것인가’를 두고 환자들이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대변인은 “운전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약을 안 먹고 운전하겠다’고 선택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처방약이 제대로 투약되지 않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약을 먹지 않아 환자 상태가 악화되는 것이 오히려 운전에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약물 복용 자체가 아니라 ‘운전이 곤란한 상태’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단속한다는 입장이지만, 시민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알기 어렵다는 점에서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기준 마련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성근 대변인은 “음주운전은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이 있지만 약물은 그런 기준이 없다”며 “복용량이나 약물 특성에 따라 일정 기준을 설정하거나, 복용 후 일정 시간 동안 운전을 제한하는 방식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박동균 교수는 “현재는 경찰관이 운전자의 상태를 보고 판단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적용 기준이 사람마다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어떤 경우에는 관대하게, 어떤 경우에는 엄격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박 교수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서는 우선 시행 이후 점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금은 시행을 통해 경각심을 높이고, 이후 기준을 보완해 나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법 시행만으로도 일정 부분 예방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제도 보완 과정에서는 의료 현장의 역할도 중요하게 거론된다. 박 교수는 “의사가 ‘이 약은 복용 후 몇 시간 동안 운전을 피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약사도 동일한 내용을 반복 설명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고지가 제도적으로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개정안은 약물운전 처벌 강화라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기준과 안내 체계는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한계를 드러낸다.
명확한 기준 없이 약물 운전을 제한할 경우 불필요한 혼선과 환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약물별 위험도와 복용 후 운전 가능 시간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보완 작업이 필요하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sallykim011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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