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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서정호 교수 (사진= 경희대병원 제공) |
[mdtoday=김미경 기자] 흔히 암을 가족력이나 유전적 요인과 연관 지어 생각하지만, 혈액암은 대부분 발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전자 변이로 인해 생기는 후천적 질환으로 분류된다. 경희대병원 종양혈액내과 서정호 교수는 "혈액암은 유전자 이상과 관련은 있지만,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유전병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혈액암은 혈액이나 림프계에 암세포가 생성되어 정상적인 혈액세포 생성을 방해하는 질환이다. 발생 부위에 따라 골수계와 림프계로 구분되며, 문제가 되는 혈액세포의 종류에 따라 백혈병,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 등으로 나뉜다.
서 교수는 "혈액암은 암 관련 유전자 변이가 주요 발병원인으로, 대부분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세포 속 DNA의 변화"라며 "정자나 난자에 존재하는 유전자 변이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유전병과는 명확히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유전병은 생식세포 단계에서 이미 존재하는 유전자 변이로 인해 가족 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BRCA1·2 유전자 변이에 따른 유전성 유방암과 난소암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위암이나 대장암처럼 가족 구성원이 동일한 생활환경과 식습관을 공유하며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일부 고형암과 달리, 혈액암은 가족력보다는 노화나 다양한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천적 암 유전자 변이를 유발하는 위험 요인으로는 강한 방사선 노출과 같은 물리적 요인, 항암제나 벤젠 등 유독 화학물질 노출, 흡연, 음주, 비만, 운동 부족 등의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 그리고 고령으로 인한 DNA 손상 축적과 유전자 복구 능력 감소 등이 있다.
특히 혈액암 중 다발골수종은 환자의 약 80% 이상이 노년층으로, 대표적인 노인 혈액암으로 불린다. 소아나 청년층에서도 상대적으로 발생 빈도가 높은 일부 백혈병·림프종과 달리, 다발골수종은 50대 이후부터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며 80세 이상 고령에서도 활발히 진단되고 있다.
혈액암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빈혈이 있다. 빈혈은 어지럼증 외에도 기운이 없거나 머리가 맑지 않고, 숨이 차는 증상으로 더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 외에도 원인 없는 발열, 체중 감소, 잦은 출혈이나 멍, 비장 비대로 인한 복부 불편감, 림프절이 만져지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서 교수는 "평소와 다르게 이러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혈액검사(CBC, 전혈구 검사)를 권장한다"며 "혈액 속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의 수와 형태를 확인하는 기본 검사로 비교적 간단하지만, 수치 이상이 발견될 경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초기 혈액암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종양 형태 없이 전신을 순환하는 혈액암의 경우, 암세포의 크기를 측정하기보다 혈액검사 수치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건강검진이나 기존 혈액검사 결과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혈액암의 조기 발견과 예방적 관리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서 교수는 "혈액암은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발견이 늦어질 수는 있지만, 치료 성적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항암화학요법과 조혈모세포이식, 최신 면역세포치료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으므로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며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sallykim011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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