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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한준 교수 (사진=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
[mdtoday=김미경 기자] 국내 연구진이 렘수면행동장애(RBD) 동반 여부가 파킨슨병 발병 기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렘수면행동장애를 동반한 파킨슨병과 그렇지 않은 파킨슨병 환자 간 혈액 대사체 특징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으며 연구 결과는 파킨슨병을 '몸에서 시작되는(body-first)' 유형과 '뇌에서 시작되는(brain-first)' 유형으로 구분하는 최신 이론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과 진행 방식이 렘수면행동장애 유무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히며 향후 정확한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법 개발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 신경세포가 서서히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주요 증상으로는 떨림, 근육 경직, 동작 느림 등이 있으며, 변비, 후각 저하, 수면장애 등의 비운동 증상도 동반된다. 파킨슨병은 65세 이상 인구의 약 1%, 80세 이상에서는 약 3%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렘수면행동장애는 파킨슨병의 전구 증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렘수면행동장애 환자의 약 5%가 매년 파킨슨병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렘수면행동장애가 없는 파킨슨병 환자도 존재해, 렘수면행동장애 유무에 따라 발병 경로와 관련 요인이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한준·정기영 교수, 포항공대 고아라 교수, 광주과학기술원 이선재 교수, 성균관의대 이연종 교수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파킨슨병을 렘수면행동장애 여부에 따라 하위 그룹으로 나누어 각 그룹에서 나타나는 대사체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비표적 대사체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 결과는 4일 발표됐다.
연구팀은 건강한 대조군(27명),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군(iRBD, 25명), 렘수면행동장애 동반 파킨슨병군(PD-RBD+, 25명), 렘수면행동장애 비동반 파킨슨병군(PD-Only, 24명) 등 총 101명의 혈장 샘플을 분석했다. 이후 머신러닝 모델을 사용해 4개 그룹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분석 결과, 렘수면행동장애 동반 파킨슨병군과 특발성 렘수면행동장애군에서 장내 미생물에서 유래한 대사체인 p-크레솔 황산염, 2차 담즙산, 페닐아세틸글루타민 등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는 렘수면행동장애 동반 파킨슨병이 '몸에서 시작되는' 유형과 관련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즉, 장내 미생물 변화가 파킨슨병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장-뇌 축(gut-brain axis) 이론에 기반해 장과 뇌가 서로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병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반면, 렘수면행동장애 비동반 파킨슨병군에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혈당이 증가하고, 카페인, 이노신, 요산 등의 대사체는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는 '뇌에서 시작되는' 파킨슨병의 특징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각 그룹의 대사체 프로파일을 바탕으로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해 렘수면행동장애 비동반 파킨슨병군 80.4%, 렘수면행동장애 동반 파킨슨병군 69.2%, 렘수면행동장애 그룹(iRBD, PD-RBD+) 74%의 예측 정확도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모델이 향후 파킨슨병 하위 유형 진단과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김한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에서 렘수면행동장애 유무가 발병 기전과 진행 양상에 중요한 차이를 만든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장내 미생물에서 유래한 대사체들이 파킨슨병의 중요한 생물학적 표지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향후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 개발에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NPJ 파킨슨병(NPJ Parkinson’s Disease)' 최근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김미경 기자(sallykim011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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