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안전보건교육 실시하라" 인권위 결정…교과부 '콧방귀'

장은주 / 기사승인 : 2010-05-17 18: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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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폭력과 욕설로 얼룩진 노동에 대항할 수 있는 힘 못 길러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에 노동안전보건교육을 실시토록 하는 권고조치를 내렸지만 교과부는 미동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인권위는 노동부장관과 교육과하기술부 장관에게 관련 법령 및 정책개선을 권고하며 "노동인권의 최저지대에 놓인 청소년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는 판시를 내렸다.

또한 인권위는 "청소년이 노동 과정에서의 부당한 대우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스스로의 권리와 의무를 증진시키기 위해 정규 교과과정에 노동기본권, 안전과 보건에 관한 권리 및 남녀고용평등에 관한 권리 등에 대해 교육의 내용을 내실 있게 구성할 것"을 권고조치 내렸다.

인권위의 권고조치 이유는 근로환경에 놓인 청소년들은 건강권뿐만 아니라 신체상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에 따르면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조사 결과' 알바 청소년들의 한 끼 식사비용은 1000~1200원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1000원 이하로 골라 먹는다, 비싼 거(돈가스) 먹으면 매니저한테 혼난다, 밥을 먹고 월급에서 밥값을 뺀다, 만들어서 먹는 건데 눈치 엄청 줘서 먹기가 불편하다 등으로 응답하고 있어 매우 질 낮은 식사를 제공받고 있었다.

학생들의 59%는 일하는 동안 등·허리, 다리, 어깨, 손·손목 등 근골격계 질환을 경험했으며 응답자 중 23.9%는 업무와 연관된 사고 경험이 있고 화상, 교통사고 등의 업무와 연관된 크고 작은 사고에 노출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폭언, 폭행, 성폭력을 당한 경험에 대해서는 언어폭력이 가장 많았고 성희롱, 물리적 폭력 등의 사례도 발견됐다.

이처럼 청소년들은 신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고통까지 받고 있지만 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학교의 노동안전보건교육은 부족한 실정이다.

네트워크의 동 조사결과 '노동안전보건 교육 의무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11.4%에 불과해 청소년들이 노동안전보건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다.

노동안전보건의 필요성에 대해 네트워크 배경내 활동가는 "청소년들의 노동 지식은 최저임금이 어느정도인지만 아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실제 작업장은 굉장히 위험한 요소들이 산재해있지만 현재 고용주가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으므로 학교의 안전교육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배 활동가는 "청소년들이 무엇을 조심하고 경계해야할지 모르고 있다"며 "신체적인 질병 뿐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까지 해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이해와 일터 안에서 보장받아야 한다는 권리를 알아야 나중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청소년들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학교 교육에 있어 노동안전보건교육이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전교조 실업교육위원회 이성주 정책국장은 "10대 청소년의 산재가 증가하고 있고 일하는 청소년이 전체 청소년의 6.5%나 되는데도 여전히 학교의 노동안전보건교육은 정규교과뿐 아니라 재량활동에서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정책국장은 "중학교는 현재 응급처치 중심으로 보건교육을 실시해 진정한 의미의 노동안전보거교육이 실시되고 있지 않다"며 "고등학교 역시 응급처치 단원에 사고·손상예방이라는 내용은 있으나 일반적인 상황하의 교육 내용이므로 노동안전보건교육과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 학교 교육 속에 노동안전보건교육이 전무한 가운데 관련교육이 정규교육 과정에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동건강연대 이상윤 정책국장은 "정규 교과 과정에 직업 안전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고 관련 교육이 조기에 실행되는 것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교과 과정이 없다"며 "향후 새롭게 마련되는 교과 과목에 직업 안전과 관련된 내용이 필수적으로 구성되도록 교육 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교과부는 인권위의 결정사안에 대해 당장 보건안전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해 향방이 주목된다.

교과부 교육과정기획과 관계자는 "교과서가 항상 일정하게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니니 지금 당장 관련 사항을 삽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교과 교육에 반영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전문가들의 논의를 거친 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 관계자는 "인권위의 권고조치가 있더라도 학교의 교육과정을 바꾼다는 것은 고시문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메디컬투데이 장은주 (jang-eunju@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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