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걸린 노동자 석면 관련성 인정 '최초' 판결

김민정 / 기사승인 : 2010-03-09 20: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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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비계공 노동자, 석면 피해사실 인정…관련 소송 '물꼬' 폐암에 걸린 건설현장의 비계공 노동자에 대해 석면 관련성을 인정하는 첫 법원 판결이 나와 관련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박정수 판사는 이모(52)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했다고 밝혔다.

원고는 1989년 4월21일부터 2005년 3월21일까지 16년간 여수산업단지 석유·정유·화학공장의 공사현장에서 비계조공 및 비계공으로 근무했고 2006년 1월27일 조선대학교병원에서 폐암으로 진단을 받은 후 근로복지공단에 요양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은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역학조사를 의뢰했으며 2007년 5월25일 역학조사를 토대로 역학조사평가위원회 심의를 열었다. 당시 참석위원 13명 중 6명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다는 의견을 냈으며 7명은 불인정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인정 의견을 낸 위원은 원고가 1980년대 말경까지 석면 제품을 광범위하게 사용했으며 노출기간도 약 16년으로 석면에 의한 발병이 맞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불인정 의견을 낸 위원들은 작업 중 석면에 노출된 것은 인정했지만 그 양이 적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노출량을 확인할 길이 없으며 CT사진 등에서 석면폐증, 흉막판도 발견되지 않아 직업상 석면 질환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근로복지공단은 이에따라 2007년 5월39일 요양을 불승인 했다.

반면 재판부는 ▲원고가 16년간 비계철거작업시 석면가루 등에 노출됐다는 점 ▲배관해체작업시 배관 여러 부분에 사용된 석면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됐다는 점을 인정해 직업 환경이 폐암을 유발했다고 인정했다.

또한 과거 원고가 석면에 노출된 정도를 자료상으로 명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지만 원고의 작업내용, 노출경위 및 노출기간이 16년에 이르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장과 역학조사평가위원회에서 업무상 재해 인정의견을 내 노출 정도가 상당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더불어 재판부는 원고가 1989년경부터 2000년경까지 약 12년 동안 제대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작업 중 석면가루를 상당량 흡입했을 것으로 보고 석면 노출정도와 기간이 질병을 발병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석면에 의해 폐암이 발생하는 경우 석면폐증이 발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장의 소견에 비춰 본 사건은 석면에 의한 발병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관계자는 폐암에 걸린 건설현장의 비계공이 석면과 직업상 관련성을 인정받은 최초의 사건이라는 데 고무적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민주노총 법률원 권동희 노무사는 “건설 현장 근로자의 폐암과 석면간 관련성이 공식 인정된 최초의 판결"이라며 “석면 노출량을 객관적으로 밝히지 않아도 산재로 인정받았다는 점이 고무적이며 앞으로 이와 관련한 석면 소송이 줄줄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 노무사는 “우리 나라는 일반 노동자에 대한 석면피해 인정기준을 법원에서 정립한 바가 거의 없어 이번 사건은 상당히 고무적인 판결로 기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정 (sh1024h@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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