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또…'불순물 검출' 의약품 집단 회수, 제약사 책임은?

김동주 기자 / 기사승인 : 2021-12-09 08: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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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르탄' 제제서 아지도 불순물 초과 검출…98개사 295개 품목 회수
재처방·재조제 비용 보상은 제약사 몫…"책임 과중하다" 억울
▲ 불순물 검출로 인한 의약품 회수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거듭된 문제에 소비자들의 불신감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제약사에 대한 제조관리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진= DB)

 

[메디컬투데이=김동주 기자] 불순물 검출로 인한 의약품 회수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거듭된 문제에 소비자들의 불신감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제약사에 대한 제조관리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일 ‘로사르탄 성분 함유 의약품 중 아지도 불순물에 대한 안전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시중 유통 중인 306개 품목(99개社) 중 로사르탄 아지도 불순물이 1일 섭취 허용량을 초과해 검출되거나 초과 검출이 우려되는 전체 제조번호 241개 품목과 일부 제조번호 54개 품목 등 총 295개 품목(98개社)의 전체 또는 일부 제조번호 제품을 자발적으로 해당 제약사에서 회수하고 있다고.

다만, 전체 제조번호 11개 품목과 일부 제조번호 54개 품목 등 총 65개 품목(23개社)은 전체 또는 일부 제조번호 제품이 1일 섭취 허용량 이내인 것으로 확인돼 사용 가능하며, 12월 1일부터는 로사르탄 아지도 불순물이 허용량 이하인 제품만 출하되고 있다.

해당 로사르탄 의약품 복용 환자들은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의·약사 상담 후 복용 지속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하며, 필요 시 다른 제조번호로 교환하거나 다른 제품으로 재처방·재조제가 가능하다.

결국 ‘로사르탄’의 대규모 회수 사태가 현실화됐다. 99개사 306개 품목 중 96.4%가 회수 대상에 포함된 것.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로사르탄 제제 의약품의 외래 처방액은 총 320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대규모 회수로 인해 어느 정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욱이 잇단 불순물 검출로 인한 의약품 회수 사태로 인해 제약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18년 ‘발사르탄 사태’ 이후 제약업계는 매년 불순물 검출로 홍역을 앓았다. 2019년 ‘라니티딘’, ‘니자티딘’, 2020년 ‘메트포르민’, 올해는 ‘바레니클린’, ‘로사르탄’, ‘발사르탄’, ‘이르베사르탄’ 등에서 불순물이 검출된 바 있다.

다만, 판매중단 조치가 됐던 ‘발사르탄’이나 아예 시장에서 퇴출됐던 ‘라니티딘’에 비해 이번 ‘로사르탄’의 경우, 회수 외에 별다른 조치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에 우려했던 것보다는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전망도 존재한다.

그러나 거듭되는 불순물 검출 문제에 대해 제약사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불순물이 검출돼 문제가 생겼을 경우, 재처방과 재조제에 따른 비용 청구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대한약사회,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은 ‘로사르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관련 단체들은 불순물 검출 수준에 따른 의무회수 등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의 필요성과 함께 이번 ‘로사르탄’ 사태로 의료기관·약국 재처방·재조제 비용 보상 등과 관련한 부담금을 제약사에 부과·징수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관련 협회와 부처 및 제약사들과도 모두 협의가 진행된 내용”이라며 “의료기관이나 약국 등에서 아무래도 행정업무 부담이 생기다 보니 보상을 해주는 쪽으로 이야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제약업계는 다소 억울하다는 분위기다.

의약품에 제조 및 관리 주체인 제약사가 어느 정도 도의적인 부분에서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나,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불순물이 검출됐고 의약품을 최종적으로 허가하는 주무부처는 식약처임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책임을 온전히 제약사가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비슷한 사례인 ‘발사르탄 불순물’ 소송에 대해 제약업계의 관심이 쏠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난 2019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사르탄 원료에서 발암물질 가능 성분인 NDMA가 검출됨에 따라 69개 제약사를 상대로 20억300만원에 구상금을 청구했고 대원제약 등 36개사는 공단을 상대로 구상금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최근 진행된 1심 재판에서 법원은 건보공단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불복한 제약사 36개 중 넥스팜코리아·이든파마 등 2곳이 빠진 나머지 34개 제약사가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만약 제약사들의 패소로 끝나는 경우 앞으로 불순물이 검출될 때마다 그 책임을 제약사가 진다는 판례로 남을 수 있다.

특히 ‘발사르탄’을 시작으로 ‘라니티딘’, ‘니자티딘’, ‘메트포르민’, ‘로사르탄’ 그리고 최근에는 발암물질 검출 논란에 휩싸인 금연치료제 ‘바레니클린’ 등도 모두 구상금 청구 소송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사실 의약품에 대한 신뢰도는 제약사 보다는 품목 허가를 내준 식약처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되는 것인데 문제가 발생하자 모든 책임을 제약사에게 묻는 것은 다소 과중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검사 기술 등에 발전에 따라서 불순물 검출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의도하지 않았고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모두 제약사가 책임을 지고 행정적인 제반 비용 전부를 업계가 부담하게 하는 관행은 재고에 여지가 있는 거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식약처는 로사르탄 아지도 불순물 1일 섭취 허용량이 초과 검출된 로사르탄 의약품을 복용한 대다수 환자의 건강상 영향을 평가한 결과, 추가적인 암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은 수준인 10만명 중 0.54명이며 이는 무시 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로사르탄 아지도 불순물 1일 섭취 허용량을 초과한 로사르탄 의약품을 복용했더라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으므로 해당 제품을 처방받은 환자분들이 의약품의 복용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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