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로 신체 내부 스캔하듯 분자 1개 구석구석 살핀다”

김민준 기자 / 기사승인 : 2021-11-12 12:5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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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단일 분자 전자스핀공명(ESR) 측정 성공
▲ STM으로 실험 중인 시료 표면 (사진=IBS 제공)

 

[메디컬투데이=김민준 기자] 국내 연구진이 분자 1개의 스핀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분자기반 양자현상 연구의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연구팀은 주사터널링현미경(STM)을 이용해 표면 위 분자의 전자스핀공명(ESR)을 측정하는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전자스핀공명은 병원에서 흔히 접하는 자기공명영상(MRI)과 비슷한 원리로 미지의 분자를 확인하기 위해 쓰이는 기술이다. 이번 성과는 분자들의 양자 상태를 제어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며 분자 기반의 양자 현상 연구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정보처리 장치의 소형화로 인해 개별 스핀을 소자에 이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원자나 분자들로 양자 소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 스핀의 상호작용을 완벽히 제어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분자 하나의 스핀부터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앞서 연구진은 2019년에 주사터널링현미경과 전자스핀공명을 결합해 원자 한 개의 자기장을 관찰하는 기술을 개발했지만 단일 분자 내부나 단일 분자 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측정 민감도가 낮아 여러 스핀이 덩어리 채 관찰됐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주사터널링현미경에 주로 쓰이는 단일 철(Fe) 원자의 특성에 착안해 단일 원자 및 분자들의 전자스핀공명과 자기적인 상호작용을 안정적으로 측정했다. 실험 대상인 철프탈로시아닌(FePc)은 철원자가 분자의 중앙에 있는 고리 유기화합물로, 유기물 태양전지, 나노구조물 합성, 화학 촉매물 등으로 폭넓게 사용되는 분자이다.

연구진은 은(Ag) 기판의 산화마그네슘(MgO) 절연막 위에 철프탈로시아닌(FePc) 분자, 철(Fe) 원자, 티타늄(Ti) 원자를 증착하고 전자스핀공명 현상을 이용해 분자와 원자들의 미세한 자기 상호작용을 관찰했다.

이번 연구는 전자스핀공명의 측정 대상을 기존 원자에서 분자로 확대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 분자는 단일 원자 대비 확장성이 매우 크며 화학적인 응용 범위가 무한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분자의 전자스핀공명을 측정한 연구는 시각화가 어려워 어느 분자를 측정 중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 기술은 분자를 눈으로 직접 보고 제어할 할 수 있어 나노구조물을 원하는 대로 만드는 데 응용될 수 있다.

특히 양자-결맞음 상태, 스핀의 양자 성질 등을 제어할 수 있어 양자 센싱 및 양자 정보 과학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번 측정 기술은 화학적 구조가 알려지지 않은 분자 내부에 스핀을 가지는 원자 혹은 분자를 붙여 그 구조를 파악할 수 있기에 물질의 자성연구, 의약학의 분자 구조 연구, 양자 센싱 연구 등에 널리 응용될 수 있다.

수에 장 연구위원은 “원자 규모의 양자 상태를 연구할 때 단일 분자의 성질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번 연구는 분자들의 자기적인 상호작용을 측정하는 의미 있는 기술”이라며 “분자 기반의 스핀 소자나 양자 소자 개발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 IF=24.427)에 12일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kmj633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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