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중 변호사의 의료법 톡톡] 억울한 형사처벌과 행정처분

신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1-1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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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 종사하는 의료인들이 예측하지 못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앞으로 윤태중 변호사를 통해 의료계에서 실제 발생한 사례 및 그와 관련한 법률 문제들에 대해 알아봅니다. <편집자주>

 

▲ 윤태중 변호사
2003년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대학을 다닐 때는 많은 친구들이 대학병원에 남아 교수를 하는 것을 원했다. 아마 지금 의대를 다니는 많은 학생들 또한 대학에 남아 진료를 하는 것을 원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대학병원의 교수 자리는 많이 없기에 결국 많은 의사들이 자의든 타의든 대학병원을 벗어나 개원가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 개원가는 생각만큼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다. 개원가에 나와 사람들을 믿고 일을 하다 형사처벌은 물론 면허 자격정지 등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실제 김모씨는 치과의사 수련을 마치고 막 전문의가 된 후 개원가에서 직장을 찾았다. 김씨는 꽤 큰 병원의 대표원장과 면접을 보았고 그 병원에서 일을 하기로 결정했고 그 후 약 1년가량을 근무했다. 그런데 이 병원을 그만둘 무렵 병원이 어려워져 마지막에는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결국 병원을 그만두게 됐다. 그 후 김씨는 개원을 준비했고 그러던 중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게 됐다. 이전에 근무했던 병원이 사무장병원이었고 김씨는 사무장병원에서 근무를 했으니 조사를 받으라는 것이었다.

의료법 제33조에 의하면 의료기관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또는 조산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 등 법에 정한 자만이 개설할 수 있다. 그런데 법에서 정한 자가 아니면서 의사 등을 고용해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가 있는데 보통 이러한 병원을 사무장병원이라고 한다. 비의료인에게 명의를 빌려주거나 동업해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 의료법상 처벌을 받게 된다. 또 의료기관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돼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단지 월급만 받고 일을 했어도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김씨가 일했던 병원은 여러 명의 치과의사가 동업하는 형태의 병원이었는데 대표원장이라고 알고 면접을 보았던 사람이 사실은 치과의사 면허가 없는 것이었다. 병원에 취직하려는 사람이 대표원장에게 의사 면허증을 보자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에서는 그 병원에서 일했던 봉직의사들에게 대표원장의 면허증을 확인했는지 묻고 대표원장이 면허가 없는 비의료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병원에서 일한 게 아니냐는 취지로 추궁을 했다. 결국 비의료인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병원에서 일한 것으로 인정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무혐의가 아니라 억울했지만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시키기 위해서는 헌법 소원 절차를 거쳐 다시 처분을 받아야 했기 때문에 김씨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들였다. 기소유예 처분은 불기소 처분의 일종으로 죄는 인정되나 여러 사정을 감안해 검사가 기소를 하지 않고 용서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즉, 어차피 형사처벌을 받지 않으니 다소 억울했으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형사처벌이 끝이 아니었다. 형사사건을 잊고 새로 개원한 병원에서 진료를 하며 자리를 잡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보건복지부에서 면허정지 처분을 하겠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행정소송을 했지만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 이의를 하지 않은 것이 발목을 잡아 결국 면허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이 사건에서 김모씨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의사 면허정지 행정처분의 불이익을 받게 됐다. 월급을 보내주는 사람이 대표원장이 아니었음에도 이를 무심히 넘긴 것, 대표원장이 진료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음에도 이를 간과한 것 같은 사소한 부분들이 김씨가 사무장병원인 것을 알면서도 거기서 근무한 사람으로 만든 것이다.

많은 의료인들이 자신에게 잘못이 없으면 다른 사람들 역시 그러한 부분을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의료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에게는 당연한 일, 상황들이 의료계에서 종사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있다. 특히 법률적인 문제가 발생한 경우 예상치 못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위 사례 역시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만약 김모씨가 이러한 사례를 알고 있었다면 피해를 피할 수 있었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억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평소에 의료인으로서 겪을 수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아두시는 것이 필요하다.

 

 

< 윤태중 변호사 약력 >

- 서울대학교 의학과 졸업
- 사법연수원 40기 수료
- 전 검사
- 현 법무법인 태신 대표변호사
- 대한의사협회 정회원
- 대한변호사협회 의료전문변호사
- 메디컬투데이 자문변호사
- 아임닥터 자문변호사

메디컬투데이 신현정 기자(choice051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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