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증 환자의 인지기능, 눈 움직임으로 평가한다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09-29 15:34:54
  • -
  • +
  • 인쇄
서울대병원 권준수‧김민아 교수팀, 안구운동 검사로 인지기능 측정
“간편한 바이오마커 기반 인지기능 평가도구 개발의 발판 마련할 것”
▲ (왼쪽부터) 서울대학교병원 권준수, 김민아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제공)

강박증 환자는 일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데 중요한 고위 인지기능인 집행기능의 손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평가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검사자의 주관이 개입될 가능성도 높다.

이에 국내 연구진이 강박증 환자의 인지기능을 쉽고 빠르게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서울대병원은 권준수·김민아 교수팀이 안구운동 검사로 강박증 환자의 인지기능을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대상은 104명의 강박증 환자와 114명의 일반인이었다. 이들에게 복잡한 도형을 기억한 후 회상하는 레이복합도형 검사를 시행했다.

일반인과는 달리 강박증 환자는 도형을 회상해 재현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3분 동안 도형을 보고 외우는 동안 안구 운동검사로 눈동자 움직임을 측정했다.

그 결과, 집행기능이 손상된 강박증 환자는 상대적으로 더 좁은 범위의 도형 내 구조에만 눈동자가 오래 머물렀다. 반면 집행기능이 비교적 덜 손상된 강박증 환자는 더 넓은 범위의 도형을 보면서 계획적인 암기를 하는 양상을 보였다.

즉 강박증 환자들 중에서도 집행기능 손상의 정도에 따라 도형을 외우는 동안 눈동자의 움직임에 차이가 있음이 나타났다.

문을 안 잠가 도둑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반복되면서 계속 확인하는 행동이 강박증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강박증 환자는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도 어떤 생각이 반복해서 떠오르고 이에 따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특정 행동을 반복한다.

사소하고 세부적인 내용에 집착해 전체를 보기 어렵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에만 집착하기 때문에 숲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것과 같다.

연구팀은 집행기능이 손상된 강박증 환자가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세부에 집착해 더 좁은 범위의 도형 내 구조에 눈동자가 오래 머무는 것을 확인했다.

집행기능이 손상된 특성이 레이복합도형을 외우는 동안 눈동자의 움직임에서 나타난 것이다. 단 3분 동안의 안구운동검사 시행으로 강박증 환자의 집행기능을 측정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의생명연구원 김민아 교수는 “인지기능 손상은 강박증의 원인이자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중요한 요인이다. 쉽고 빠르게 강박증 환자의 인지기능을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 검사 도구 개발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는 “이 연구결과가 강박증뿐만 아니라 인지기능 손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에도 확대 적용되고 실제 임상에서 활용 가능한 간편한 바이오마커 기반 인지기능 평가도구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SCI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보고됐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dlwogur93@mdtoday.co.kr)

[저작권자ⓒ 메디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남대병원 정명호 교수, 한국중재의료기기학회 초대 이사장 취임2021.09.29
KAIST, 욕창예방 ‘무선ㆍ배터리-프리ㆍ소프트 압력 센서 시스템’ 개발2021.09.29
고대 안암병원, 생리식염수 단점 보완한 ‘내시경 점막하 주사제’ 개발2021.09.29
국제백신연구소, 텍사스어린이병원ㆍ베일러의대와 백신 공동연구2021.09.29
인천국제성모병원, 류마티스 환자의 암 발병률ㆍ위험인자 분석2021.09.29
뉴스댓글 >
  • 비브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