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경색 노인의 119신고…발음 어눌해 두 차례 외면한 119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09-17 07: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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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간 이후 가족의 신고로 이송…골든타임 놓쳐 ‘편마비’
▲ 80대 노인이 뇌경색으로 쓰러지며 119에 구조 요청을 했지만, 접수처리 및 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DB)

80대 노인이 뇌경색으로 쓰러지며 119에 구조 요청을 했지만, 접수처리 및 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충주시에 홀로 거주하는 A(82)씨는 지난 6일 오후 11시 경 자택에서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A씨는 두 차례에 걸쳐 자신의 휴대전화로 119에 신고를 했으나 구조대는 출동하지 않았고 결국 A씨는 다음날 오전 7시 경 가족의 신고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A씨는 골든타임을 놓쳐 뇌경색 진단을 받았고, 우측 운동신경손상으로 편마비 증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A씨의 가족 측은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충북 소방본부 119 종합상황실 직무유기’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자신을 A씨의 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건강했던 아버지가 하루아침에 병원에 누워 기저귀를 차고 식사도 코에 넣은 줄로 유동식을 드시는 모습을 보니 억장이 무너진다”며 “아버지가 신고한 그날 (소방당국이) 출동만 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상태는 분명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지난 7일 오전 6시45분 ‘몸이 이상하다’는 아버지의 연락을 받고 아버지의 집에 방문해 119에 신고한 뒤 아버지를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입원 후 A씨의 핸드폰을 발견한 청원인은 119로 신고한 통화목록을 발견했고 119에 전화해 물어보니 전날(6일) 해당 번호로 2번의 신고가 왔었고 무응답으로 신고처리가 안됐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A씨 가족들이 신고 당시 녹음된 녹취본을 공개 요구한 결과 A씨는 두 차례에 걸쳐 주소를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

청원인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2차 신고 당시 A씨는 “예, 여이OO동 여하이에 시비일에 시비”라고 말했고 재차 “에 OO동 에 시비일에 시비 에에 여런 아 아이 죽겠다 애 아이 자가만 오실래여”라고 말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청원인은 “일반인인 내가 봐도 응급구조 신호인데 전문적으로 이 일만 하시는 119 대원분들은 이 전화를 왜 오인신고로 판단을 한 걸까”라며 이해가 안 간다고 전했다.

이어 청원인은 “119신고 접수 매뉴얼에 준수하지 않은 점은 내부 자체조사를 한다고 하지만 이건 중대사안이고 직무 유기”라며 “가족들에게 처음엔 무응답신고라며 거짓으로 일관한 충청북도 소방본부 119 종합상황실을 더는 믿을 수도 없고 내부 자체조사를 한다는 그 말도 믿지를 못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충북소방본부는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당시 신고를 받은 직원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해당 직원은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며 “감사가 진행 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 직원에 대한 징계 여부 및 수위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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