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못내는 '백신 이상반응 보상요건 완화 및 우선지원' 감염병예방법 개정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08-10 07:4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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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관련 법안 8개 계류 중
복지위 전문위원ㆍ질병청 “신중 검토 필요”
▲ 현재 국회에는 백신 접종에 따른 피해 보상요건 완화 및 인과성 인정 이전 우선지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8개의 감염병예방법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사진= DB)

최근 국회에서 백신 예방접종에 따른 피해의 보상요건 완화 및 인과성 인정 이전 우선지원을 골자로 하는 관련 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지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과 질병관리청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속도감 있는 개정 추진이 어려울 전망이다.

예방접종으로 인한 피해보상 청구시 보상 여부 결정까지 최대 120일이 소요돼 해당기간 동안 경제적 어려움이 야기되고, 심의결과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을 경우 전문적인 해당 분야의 특성상 개인이 예방접종과 이상반응 사이의 인과성을 증명하는 것이 어렵다는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4일과 5일,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은 두 개의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발의했다.

조 의원이 4일 발의한 개정안은 예방접종에 따른 질병의 인과성 여부 결정 전이라도 국가가 우선적으로 진료비 지원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어 5일 발의한 개정안은 예방접종 후 사망 및 중증장애가 발생해 법원의 분쟁해결이 필요한 경우 예방접종과 질병 등과의 인과성 여부 입증 책임을 질병관리청장이 부담하도록 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예방접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다.

앞서 지난 5월에도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2건), 서정숙 의원, 성일종 의원, 정희용 의원 및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등이 이와 유사한 감염병예방법개정안을 각각 발의한 바 있다.

이에 현재 국회에는 앞서 언급된 조명희 의원안까지 포함해 총 8개의 유사한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개정안의 세부내용은 다르지만 주로 백신 예방접종 등에 따른 피해의 ▲보상요건 완화와 ▲인과성 인정 이전 우선지원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각각의 의원안을 살펴보면 먼저 보상요건 완화와 관련해서 질병관리청장이 예방접종등과 이상반응 사이에 인과성이 없음을 증명할 수 없는 경우 보상을 실시하도록 하거나(김미애 의원안·서정숙 의원안·정희용 의원안), 인과성이 불명확한 경우에는 신고대상자에게 유리하게 조사·보상하도록 해(성일종 의원안) 보상요건을 완화하고자 했다.

그러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은 검토보고서에서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발생 시 보다 폭넓은 보상을 실시해 예방접종을 독려하고 국민을 두텁게 보호하려는 취지는 긍정적이다”라면서도 “그러나 입증책임은 그 사실증명을 통해 법률효과를 주장하려는 자가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인 바, 인과성 유무의 입증책임 전환 여부는 예방접종 등에 따른 피해보상의 성격, 입증책임을 전환한 입법례의 도입배경 등을 고려해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개정안들은 예방접종과 피해반응의 인과성 인정 이전 우선 지원책으로 진료비 지원 또는 보상비용 선지급 근거를 마련(김미애 의원안·신현영 의원안)하거나 보상청구가 있으면 즉시 이행(성일종 의원안)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복지위 전문위원실은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인한 의료비 지출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보호하려는 취지는 긍정적이나 생계비 또는 의료비 부담 경감을 위한 현행 지원제도를 우선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는 ‘긴급복지지원제도’ 및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어 두 제도를 적극 활용한다면 개정안의 취지를 일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다.

이어 전문위원실은 “또한 보상금을 선지급하고 추후 지급액을 반환하도록 할 경우 오히려 보상청구인의 혼란과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될 수 있으며 청구인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실제 반환이 어려운 사례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 역시 개정안에 대한 신중검토 의견을 내비췄다.

질병청은 “진료비 부담 경감을 위해 우선적으로 진료비를 지원하거나 보상금을 선지급하려는 취지에 일부 공감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는 대상에게 진료비 선지원의 필요성이 낮고,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는 긴급복지제도, 재난적 의료비 지원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어 현행 제도의 적극 활용이 타당하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 한시 사업으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은 후 중증 이상반응이 나타났으나 인과성 인정을 위한 근거자료가 불충분해 피해보상에서 제외된 자에 대해 최대 1000만원의 진료비를 지원하고 있어 해당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질병청은 “또한 예방접종피해보상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심의기준에 따라 의·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백신과 이상반응의 인과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보상금을 선지급하는 경우 기본 원칙과 전제에 혼선을 야기할 수 있고 향후 명확한 불인정 사유 확보 시 선지급된 보상금 회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질병청은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한 경우 이를 환자측이 입증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공감하면서도 “입증책임은 그 사실증명을 통해 법적 효과를 부여받고자 하는 자가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인과성 입증에 대한 입증책임 자체를 변경하는 것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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