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10명 중 6명 "의사업무까지 요구 받아"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10-07 05: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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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협, 중소병원 간호사 1만4280명 대상 실태조사
연장근무ㆍ휴일근무 수당 미지급
10명 중 7명은 법정 휴식시간 보장 못 받아
▲ 간호사가 의사 업무 대체 유무 (사진= 대한간호협회 제공)

500병상 미만 의료기관인 중소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10명 가운데 6명은 의사 업무를 대체하도록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간호사들은 연장근무에 대한 수당도 지급받지 못하며 휴식을 보장 받지 못하는 등 열악한 근무환경에 놓여 있었다.

6일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협회가 지난 5월 17일부터 24일까지 8일간 ‘중소병원 교대근무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을 위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사에 참여한 1만4280명 가운데 66.2%가 일부 의사 업무까지 하도록 요구받는다고 답변했다.

의료기관 종별로는 종합병원이 70.9%로 가장 많았고, 병원(66.5%), 전문병원(66.6%), 요양병원(58.9%) 순이었다.

간협은 “환자 수술 부위의 소독과 관리 등 침습적 의료시술 등은 의사의 업무지만 간호사가 부족한 의사를 대신해 일하는 경우, 요양병원 등에서는 처방전을 의사가 발부해야 함에도 간호사가 의사 ID를 이용해 처방을 내는 경우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간호사가 부족을 이유로 간호조무사 및 응급구조사가 간호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도 50.9%에 달했다.

또한 중소병원 간호사 10명 중 7명은 인수인계 후 하루 평균 최대 2시간의 연장 근무를 하는데 이들 중 절반은 연장근무 수당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8시간을 넘게 일하면 연장 근무 수당을 받아야 한다.

휴일에 근무하면 받아야 할 휴일근무수당 역시 3교대 근무 특성상 외면당하고 있다.

A 간호사는 “업무 인수인계 후 남은 일을 처리하는 것에 대해 업무량 과다가 아니라 본인의 업무역량 부족으로 폄하시켜 연장근무를 인정해주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휴식 시간 부족은 물론 휴게장소도 별도 설치돼 있지 않았으며 남녀 탈의실조차 구분 없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 등 근무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간호사 10명 중 4명(41.6%)은 근무 중 식사시간을 포함한 휴식시간이 15분∼30분 미만이었고, 15분 미만도 33.1%로 나타났다. 결국 간호사 10명 중 7명(74.7%)은 법정 휴식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다.

휴게 장소가 없다는 응답은 61.2%에 달했고, 12.1%는 남녀간호사 탈의실이 구분돼 있지 않아 남녀가 돌아가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소병원은 임신과 출산 등 모성보호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간호사(12주 이내와 36주 이상)들은 병원 내 근무시간 조정(야근 금지, 하루 2시간 단축 근무)이 되지 않고 있다는 답변이 24.3%나 됐다. 육아휴직을 신청하기 힘들다는 답변이 23%, 육아휴직 기간을 1년 모두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도 30%나 됐다.

간호사들이 마음놓고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육아휴직 시 대체간호사 투입이 안 되는 경우가 절반(54%)을 넘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신규간호사의 병원생활과 간호업무 적응을 돕기 위한 멘토인 프리셉터(preceptor, 임상실무 지도간호사)운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요양병원 82.9%, 병원 68.3%, 전문병원 62.2% 등 대다수 병원들은 프리셉터 제도 자체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중소병원 일반병동에서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는 평균 25~3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간호사가 담당하는 환자 수 과다로 업무부담이 가중돼 중소병원 간호사 ・퇴직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간협은 “간호사 배치기준이 연평균 1일 입원환자 수, 허가병상 수로 규정돼 있는데, 일본이나 미국처럼 간호사 1인이 실제 담당하는 환자 수로 개정해야 한다”며 “법정 간호사 기준를 지키지 않는 의료기관에 대해 시정명령과 행정처분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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