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해고, 산재의료원 등 병원도 '초비상'

김록환 / 기사승인 : 2009-07-02 23:51:19
  • -
  • +
  • 인쇄
환자 의료서비스 저하 우려, 비정규직 무더기해고 현실화 비정규직 법개정이 결국 결렬되며 근로자들의 대량 실직 사태가 불가피해졌다. 사용기간 2년을 채운 근로자들의 문제가 현실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병원계도 향후 비정규직 고용불안 문제에 대해서 자유로워질 수 없게 됐을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의 대량 해고가 자칫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보훈병원과 산재의료원 등의 병원에서도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계약해지통보를 내려 노조 측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

실제 보훈병원에서 근무하던 최모(38)씨는 해고 통보를 받고 막막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근무했지만 계약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일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국회에서 희망적인 방향으로 법 개선이 이뤄질까 해서 30일엔 하루종일 뉴스만 시청했다"며 "몸 아픈 것 참아가며 일했지만 정규직이라는 현실의 벽이 높은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인천중앙병원에서 설비사로 3년간 일했던 김모(28)씨도 마찬가지다.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되버린 것이다.

이처럼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노조 측과 병원 간의 교섭이 결렬되자 보건의료노조는 일제히 파업을 선포했다. 우려하던 사태가 현실로 일어나며 병원 측도 긴장의 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주요 병원들이 파업에 참가함에 따라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의 불편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비록 환자의 불편을 고려해 노조 측에서 각 사업장 별로 10%에 해당하는 인원만 파업에 응하게 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입원 당사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고대의료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박모(51)씨는 "각자의 입장이 있으니 파업이라는 불가피한 사태는 어쩔 수 없겠지만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병원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상황에 맞는 유연한 자세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당 병원 노조도 파업의 이유 중 하나로 환자의 안전을 강조했다. 비정규직 해고를 통한 금전적 성과보다 병원의 궁극적인 목표인 환자의 치료와 퇴원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선 직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해 업무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 중앙노동위원회는 임금 2% 인상과 비정규직 문제 등을 병원 측과 협의했으나 병원 사용자협의회 측에서 동결과 삭감을 주장했기 때문에 파업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병원 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병원 측도 상황이 매우 어렵다"며 "노조 측에서 사정을 잘 헤아려 협상이 원활하게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의 입장은 다소 애매하다. 1일부로 사용제한기간 규정이 시행됨에 따라 실직을 구제할 수는 없겠지만 향후 지원책 등을 통해 피해를 최대한으로 줄이겠다는 결론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전직지원 프로그램의 강화와 비정규직 실직 근로자 상담창구를 전국 고용지원센터에 설치하겠다"며 "이미 늦었지만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추가 실직을 막기 위한 정치권의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병원을 운영하는 사업주 입장도 난처하겠지만 현재 근무하고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안정에 힘써달라"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록환 (cihura@mdtoday.co.kr)

[저작권자ⓒ 메디컬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50인 이상 제조업 추락‧끼임 사망사고 40%↑2021.10.27
육아휴직 지원금, 내년부터 400만원↓…"육아휴직자 불이익 우려"2021.10.26
'노동자 임금 비용 지급시 타 비용과 구분 및 전용 계좌 통한 이체' 추진2021.10.22
치료기간 보장‧긴급상황 면책 규정 마련…’경찰관 적극 직무수행 독려 법안’ 추진2021.10.21
부과기간 제한 없애는 ‘부당해고 구제명령 이행강제금 악용 방지법’ 추진2021.10.21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