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6배, 화장품 가격은 거품?

김지효 / 기사승인 : 2009-05-19 06: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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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광고모델 보다는 나에게 맞는 화장품 사용이 중요 직장인 양모(32)씨는 화장품을 구매할 때 제일 중요한 요소가 광고모델이라고 한다. 그녀는 "왠지 김희애씨가 광고하는 제품을 사용하면 나도 그녀처럼 고운 피부를 가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게되요"라고 말했다.

또 여드름이 유독많은 주부 오모(46)씨는 "김태희씨 너무 예뻐요"라며 "저도 이 제품을 사용하면 김태희씨처럼 예뻐질 수 있을까요"라며 오히려 반문했다.

수많은 화장품들이 고가격, 고기능성, 차별화된 마케팅 등으로 소비자를 현혹해 비싼 화장품일수록 좋다는 생각을 하지만 실제 화장품의 가격에 거품이 심하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외산 수입 화장품의 경우 항상 화장품 가격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실제로 국회에서 4월 초 2008년 화장품, 향수 표준통관예정 보고가 발표되면서 화장품 가격 논란에 불을 붙인 사례도 있다.

표준통관 예정 보고는 특정 물품을 수입 판매하기 위해 작성해야만 하는 서류로 가격의 생산지, 원가, 제조업자, 성분 등의 항목을 신고하도록 돼 있다. 문제는 통관예정보고에서 밝힌 화장품의 현지 원가 및 판매가다.

화장품·향수 표준통관예정보고 자료에 따르면 일본산 화장품인 SK-Ⅱ 화이트닝 소스 덤 데피니션(50㎖)은 개당 2만9000원으로 국내에 수입된 후 시중에서는 5.6배인 16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탈리아산 '돌체엔가바나 라이트 블루 오드 뜨왈렛'(50㎖) 향수는 1만3000여원에 수입돼 6배가량인 7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환율 인상을 이유로 가격을 올린 유명 수입 화장품들이 실제는 수입원가의 3∼6배나 되는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며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SK-II는 국내 론칭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SK-II는 지난 3월부터 백화점에서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에스테로더는 지난해 10월 제품가격을 5∼6% 올렸으며 랑콤 역시 지난해 11월 들어 4% 내외의 가격인상을 단행한 이후 올들어서도 가격을 3%안팎 인상했다.

시세이도도 1만∼2만원대 제품들을 중심으로 7∼8% 내외의 가격인상을 단행했으며 부르조아도 지난해 11월 제품가격을 10∼15% 인상했다. 샤넬은 지난 2월 메이크업 주요 제품과 스킨케어 제품 가격을 10%가량 인상했다.

이렇게 화장품 업계의 폭리 속에 결과적으로 경제위기 가운데서도 화장품 수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태에서 화장품 수입실적은 지난 2006년 3억400만달러에서 지난해 7억1900만달러로 3년새 140%가 늘었다.

화장품 원가 문제는 비단 외산 수입화장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제품 역시 만만치 않다.

최근 발간된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이란 서적에 따르면 우리나라 화장품의 경우 최종 가격의 약 20% 정도가 실제 화장품 원가이고 나머지 70%는 마케팅 혹은 유통 마진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소비자는 실제 화장품 가격에 대해 약 3배 이상의 돈을 지불해야만 화장품을 살 수 있다는 계산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원료가격에서도 용기, 라벨 등 부자재 가격 비율이 약 10%에 달해 나머지 약 10%만이 실제 화장품 가격이라는 점이다.

국내 화장품 10만원 어치를 사면 약 1만원 만이 실제 화장품가격이라는 이야기다.

책의 저자는 실제 이렇게 왜곡된 국내 화장품 유통구조에 대한 대항해 여러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가격 파괴 및 유통 구조 혁신등의 시도가 있었으나 무위로 돌아갔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한국 콜마가 시도한 기능성 화장품의 경우 실제 성능보다는 마케팅에 밀려 승부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

이어 그는 국내 기능성화장품에서 실제 기능성 원료의 함량은 0.5% 수준에 지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기능성 원료의 원가 역시 전체 화장품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예를들면 요즘 인기리에 판매중인 레티놀 성분 화장품의 경우 실제 레티놀 성분의 함량이 0.4%만 되도 레티놀 인증이 가능하며 가격으로 따졌을 때 최종가격이 얼마가 됐든 약 0.4%정도의 레티놀을 쓰기 위해 나머지 99.6%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업계는 원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 업계는 화장품 홍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구체적으로 화장품 성분 및 광고·홍보 등에 대한 세부적인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

실제로 A 국내 화장품 업체 마케팅 담당자는 "화장품 원가를 공개 할 순 없지만 이렇게라도 안하면 화장품에서 이윤을 남기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업계의 원가 비공개 이유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화장품 가격의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화장품 업계 자체의 자성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이미지화 되어 있는 화장품 소비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다.

즉 소비자들이 변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화장품 모델을 누가 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성분의 화장품이며 함량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구입하려는 화장품이 자신의 피부에 맞는지 등을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외산 화장품의 경우 무조건 좋다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실제 현지 가격의 최대 16배까지 거품이 형성되는 외산 화장품이기에 성분이나 기능성에 더욱 엄중한 관심과 판단이 요구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소비자 스스로의 자각과 현명한 화장품 구매 자세이다.

메디컬투데이 김지효 (bunnygirl@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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