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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화장품전성분제도' 시행 6개월...'갈 길 멀어'
메디컬투데이 김지효 기자
입력일 : 2009-04-17 0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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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알권리 보장? ··· 결과는 보이기 위함일 뿐
[메디컬투데이 김지효 기자]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작년 10월18일자부터 시작한 '화장품전성분제도'가 6개월째로 접어들면서 제도시행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메디컬투데이가 3사의 백화점, 약 10여개의 로드샵을 둘러보며 화장품전성분제도를 조사한 결과 50ml이상 기초제품은 비교적 전성분제도가 잘 시행되고 있는 반면 50ml이하의 콤팩트, 파우더 등 분말 및 색조화장품은 잘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3사 백화점의 경우 소비자들의 알 권리 보호하기 위함이 아닌 예쁘고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보이기 위함의 제도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 또한 들리고 있다.

◇ 화장품전성분제도, 진정 소비자를 위함인가?

화려한 백화점 1층의 화장품 코너에서 화장품전성분제를 보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진열돼 있는 고가의 화장품임에도 불구하고 50ml이상의 화장품 용기에는 제품명과 제조원, 용량뿐 그 어떠한 성분도 기재돼있지 않다. 뿐만 아니라 케이스에도 성분에 대한 어떤 내용도 볼 수 없다.

케이스 안의 제품설명서에는 전성분제에 대한 내용이 기재돼 있지만 백화점의 점원들은 성분에 대해 문의하면 좋은 성분만 이야기 할 뿐 케이스 안의 제품설명서를 보여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바쁜 시간 성분에 대해 문의를 할 때면 짜증 섞인 말투와 표정으로 퉁명스런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직장인 김모(30)씨는 "피부가 민감해 레티놀 성분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이 있어 제품의 성분에 대해 문의했더니 포장돼 있는 걸 뜯어야 한다"며 "성분에 대해 구체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면 구매 후 다시 환불하세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로드샵이나 뷰티샵에서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O샵에서는 기초 화장품을 모두 포장해 놓은 채 진열해 놓고 있다. 케이스에는 어떤 것도 명기돼 있지 않고 케이스 안의 제품설명서를 봐야 하지만 그것을 보기 위해서는 포장을 뜯어야 하고 점원들에게 이야기 하려고 할 때면 눈치가 보인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직장인 심모(28)씨는 "물건을 사러 왔음에도 불구하고 눈치가 보여요"라며 "기초제품 모두를 포장지로 포장을 해놔서 제품 안의 성분도 볼 수 없고 그걸 보기 위해서는 점원을 부를 수 밖에 없어요"라고 말했다.


분당수
O샵의 점원은 "포장을 해 놓는 이유는 제품에 먼지가 쌓이지 않게 하기 위함일 뿐이다"며 "성분에 대해 문의하는 소비자들은 거의 드물고 우리도 성분에 대해서는 거의 교육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E로드샵 점원은 "화장품 성분에 대해 물어보는 고객들 거의 없어요"라며 "성분 표기를 해야한다고 해서 하는 거지만 사실 저희도 필요성을 잘 못 느끼고 성분명 봐도 기초적인 것 외에는 잘 몰라요"라고 밝혔다.

백화점 및 로드샵에 근무하는 점원들 또한 화장품전성분제도의 기본적인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 필요성 및 성분에 대한 인식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화장품은 이미지 산업이기 때문에 모든 성분이 공개되거나 성분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게 되면 R&D의 노하우가 공개되기 때문에 기초적인 성분에 대해서만 공개하고 있을 뿐이며 성분의 이름 또한 있는 그대로 명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15g이하 적은용량 제품 ··· 기준마련 및 성분표기 시급

화장품법 제 13조 3항에 따르면 내용량이 50ml(g) 이하 제품은 작은 면적 때문에 전 성분을 표시하기 어려워 타르색소, 보존제 등 주요 성분 외 다른 성분 표시가 돼있지 않다.

따라서 나머지 성분은 소비자가 법 제10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모든 성분을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용기 또는 포장에 전화번호나 홈페이지 주소를 적고 모든 성분이 적힌 책자 등의 인쇄물을 판매 업소에 늘 갖춰 둬야한다.

또 화장품전성분제도는 현재 화장품 업계에서 의무사항이며 이와 관련한 규정은 화장품법 제10조와 동시행 규칙 제13조 3항 '용기 등의 기재사항'으로 명시돼 있기도 하다.

하지만 콤팩트, 파우더 등은 색조 화장품 용기에는 용량 등 어떠한 성분도 명기돼 있지 않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15g이하의 제품에 한해서는 상호, 제품명만 기재하면 되고 용량은 생략할 수 있으며 용기가 작기 때문에 성분명 기재를 생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니모리, 에뛰드하우스, 미샤, 잇츠스킨 등 대다수의 로드샵에서는 콤팩트의 용량 자체를 표기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점원들은 콤팩트 및 색조화장품의 경우 필수기재사항이 아니라고 일관했다.

뿐만 아니라 용량이 명기가 돼있지 않다 보니 매장마다 콤팩트를 비롯해 색조화장품의 용량에 대해 모두 다르게 설명한다.

M브랜드의 15g 아이셰도우가 M샵에서는 5g이라고 하는 등 브랜드마다 용량을 설명하는 것이 천차만별이다.

이에 대해 M사 관계자는 "기초화장품에 대해서는 전성분제가 제대로 되고 있지만 적은 용량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기초화장품보다는 신경을 못 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T샵 관계자는 "화장품전성분제 시행된 후 얼마 동안은 신경 썼는데 요즘은 거의 보는 사람도 없고 고객들도 냄새 좋고 저렴하면 구매한다"고 밝혔다.

유기농 화장품 O사의 경우 15g이하의 제품에 대해서는 작은 용기 탓에 점원들이 인터넷에 있는 성분명을 확인 한 후 고객들이 문의하면 알려준다고 했다.

O사의 관계자는 "그리스, 이태리, 프랑스 등 4개국에서 제품이 수입되기 때문에 영어나 외국어를 잘하는 고객들 외에는 성분에 대해 별로 관심 없을 뿐 문의하는 고객도 적다"고 덧붙였다.

◇ 식약청, 언제까지 '화장품전성분제도' 뒷전?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작년 10월18일부터 시행된 화장품전성분제도에 대해 정부는 지시만 해 놓고 있을 뿐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이에 대해 무관심한 반응만 보이고 있다.

사실상 전성분 표시제 시행이 6개월 째 접어들지만 실제 전성분제 위반으로 적발된 사례가 현재까지 전혀 없다는 것은 담당관청인 식약청의 이행의지마저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작년 말 화장품전성분제도 관련해 각 지방청에 점검 지시를 내린 바 있으나 아직 결과보고를 못 하고 있다"며 "탈크 파문 때문에 이외 어떤 것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적은 용량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장품 법을 위반했을 시 판매·업무정지 1개월"이며 "아직 위반해서 행정조치 받은 기업은 아직 없지만 조만간 대대적인 조사를 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화장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장품전성분제를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한 것만큼 효과가 없다"며 "제도를 만들어 놓고 활용을 하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을 뿐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제도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소비자의 알 권리와 제품 안전성 보장을 위해 시행된 '화장품전성분표시제도'가 6개월 째 접어들지만 유명무실한 법이기보다는 정말 소비자에게 필요한 제도 되도록 정부와 업계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메디컬투데이 김지효 기자(bunnygirl@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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