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사회 "배아줄기세포 연구 인정, 사용은 제한"

조고은 / 기사승인 : 2008-10-19 18: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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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사회 폐막, 서울선언 등 수확 세계 50여개국 400여명의 의사들이 한 자리에 모인 2008 세계의사회(WMA) 서울 총회가 풍성한 결실을 거두며 18일 폐막했다.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WMA 서울 총회는 ‘의사의 직업적 자율과 임상적 독립성에 관한 선언’(Declaration on Professional Autonomy and Clinical Independence, 일명 '서울선언')을 비롯해 의사들의 윤리지침으로 유명한 ‘헬싱키 선언’이 개정되는 등 다양한 선언과 결의, 성명들이 공식 발표됐다.

◇ 헬싱키 선언 개정, '위약' 사용 개정

헬싱키 선언은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에 대한 윤리지침을 일컫는 것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자행된 인체 실험을 겪으면서 이같은 비극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뉘른베르크 장전(1947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의학연구 뿐만 아니라 생명공학 등 인간과 관련한 연구를 수행하는 전 분야에서 폭넓게 인정 및 준수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특히 2006년 황우석 박사의 연구 논란을 계기로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게 됐다.

이번 WMA 서울 총회에서 헬싱키 선언은 피실험자에 대한 플라시보(Placebo, 僞藥) 사용의 윤리적 정당성 등 논란이 되는 조항들에 대한 개정작업이 이뤄졌다. 개정안 통과에 따라 선언문에 '2008. 서울 총회에서 개정'이라는 문구가 삽입됐다.

헬싱키 선언은 앞으로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실험과 각종 생명공학기술의 발달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울 총회에서는 ‘서울 선언’이라는 명칭의 ‘의사의 자율성과 임상적 독립성에 관한 선언’이 채택됐다. 이 선언의 핵심내용은 의사가 환자를 치료함에 있어서 제3자로부터 어떠한 불필요한 영향도 받아서는 안 되며, 정부나 행정가들에 의한 부당한 규제는 환자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 배아줄기세포 연구, "대안없는 경우만"

이번 총회에서는 2007년 아이슬랜드의사회가 제안하고 코펜하겐 총회 전에 각국 의사회에 회람해 의견수렴을 거쳤으나 통과가 보류됐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관한 결의문도 채택됐다.

이 결의는 난치병, 희귀병 치료에 있어 줄기세포 적용의 유효성은 임상학적으로 완전히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그 잠재력은 의료계에서 인정받고 있으므로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연구 자체를 부정하고 있진 않다.

그러나 다만 배아줄기세포 사용을 다른 대안이 없는 경우로만 국한할 것과 인공수정의 목적으로 생성됐으나 그러한 목적으로 사용되지 못한 여분의 배아만을 연구에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연구를 위한 배아의 사용을 배아 발달 후 첫 14일 이내 또는 원시선(primary streak)이 형성되기 전 기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 수은으로 인한 피해 절감에 대한 성명 채택

세계적으로 의료계에서 수은 온도계, 혈압계, 위장 튜브 등을 비수은제품으로 대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각국의 정부에도 점차적으로 수은 사용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장기적인 전략을 마련하도록 촉구하는 '수은으로 인한 피해 절감에 대한 성명'도 함께 채택됐다.

수은과 관련한 문제를 의료계 내부에서만이라도 해결하는 데 있어 관건이 되는 것은 바로 개발도상국에서의 캠페인 확산이라고 할 수 있으며, 본 성명에서는 이를 위해 의사 개개인, 전문학회, 의사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염분섭취 절감에 대한 WMA 성명도 채택됐다.

전 세계적으로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약 25%는 고혈압에 의한 것이며, 과도한 염분섭취가 고혈압 발생 및 악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제시되고 있다.

WMA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염분섭취 절감은 고혈압을 통제하고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예방책이라고 말한다.

이 성명은 각국 의사회들이 과도한 염분섭취가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일반인들의 인식을 제고하는 데 노력하고, 염분섭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염분을 섭취하게 되는 주요 경로가 가공식품이나 외식 등인만큼 식료품업계 및 정부와 공동으로 염분함량이 높은 식품에 대해서는 경고문구를 부착하도록 하고 향후 10년간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음식 등의 염분함량을 단계적으로 50% 절감하는 전략을 수립, 실천하는데 의사회가 적극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다.

◇ 여성 보건의료 접근제한 '인권침해'

여성의 보건의료 접근 제한에 대한 WMA 결의문 수정안도 확정했다.

1996년 아프가니스탄 정권이 내린 여성 보건의료인의 진료 참가 금지로 인해 아프가니스탄 여성 환자들이 사실상 보건의료 케어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심각한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각국 의사회가 보건의료에 있어 성차별 개선 등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보건의료인간 권한이양(Task shifting)에 대한 실무활동 활성화도 결의했다.

Task shifting이란, 높은 수준의 보건의료 교육을 받고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가진 보건의료 인력 개개인 혹은 한 직업군이 그보다 낮은 수준의 교육 배경과 지식을 갖고 있는 보건의료 인력에게 자신의 임무 중 일부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이양하는 것을 의미한다.

WHO에서는 개발도상국,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보건의료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Task shifting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현재 의사가 부족하지 않은 곳에서도 무분별하게 추진되고 있어 WMA는 합리적인 Task shifting을 정의하고 기본 원칙들을 정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극심한 보건의료 인력난을 겪고 있는 지역에서는 일시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모르나 궁극적으로 보건의료체계를 붕괴시킬 수 있는 위험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 미국, 이스라엘 등이 참여하는 실무그룹에서는 Task shifting이 비용 절감의 차원에서 추진돼서는 절대 안 되며, 의료인력이 부족한 곳에서 임시적으로만 시행돼야 하고, Task shifting 전 과정에 의사와 의사 단체가 관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 차기 개최지 인도 뭄바이

WMA 서울 총회 본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8개 국가에 대한 회원가입 신청이 승인돼 WMA 회원국 수는 총 94개국으로 늘어났다.

요람 블라샤(Yoram Blachar, 전 WMA 의장, 소아과 및 응급의학 전문) 이스라엘의사회 회장이 신임취임에 취임한 데 이어, 차기회장에 캐나다의사회 다나 핸슨(Dana Hanson)이 선출됐다.

차기 WMA 총회 개최국은 인도 뭄바이(Mumbai)며 이후로 2010년 캐나다, 2011년 우루과이, 2012년 태국이 개최국으로 선정됐다.

메디컬투데이 조고은 (eunise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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