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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제약협회 어준선 이사장號, 약값 전쟁 '표류'
메디컬투데이 곽도흔 기자
입력일 : 2008-09-23 08: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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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제약사협회 의제설정과 자료집에 '들러리'
[메디컬투데이 곽도흔 기자]

어준선 한국제약협회 이사장의 임기가 반년 정도 남은 가운데 정부와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애초의 취지는 못 살린 채 의제설정마저도 다국적제약사들에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시범평가 토론회를 앞두고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가 기자설명회를 마련해 적극적으로 의제설정에 나선 것과 달리 제약협회는 토론회 당일 부랴부랴 자료를 배포하는 등 국내 제약사를 대표하는 협회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제약산업의 위기를 건강보험재정 안정화만을 추구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복지가족부를 상대로 할 것이 아니라 청와대, 국회 등 정치적 이해관계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터져 나오고 있다.

◇ 어준선 이사장, 대정부 로비 언제?

지난해 2월23일 취임한 어준선(71) 제약협회 이사장은 중앙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2006년 모교에서 명예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69년 안국약품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대한약품공업협동조합 이사장, 1996년~2000년까지 제15대 국회의원 등으로 활동했다.

당시 어 이사장은 취임일성으로 “대정부 관계설정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그동안 제약업계가 정부로부터 도움을 받은 일이 별로 없어 이사장으로서 제약업계가 정부로부터 받아낼 수 있도록 이끌고 제약산업의 중요성을 인정받도록 이끌겠다”며 “임기동안 그 일을 중점적으로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어 이사장이 취임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정부와의 관계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제약협회가 하는 일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어 이사장은 당시 당면현안이었던 ‘한미FTA’와 관련 정책당국과 진지한 대화를 통해 BT의 중심산업인 제약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이끌어내는데 노력할 방침"이라며 "정부 관계자들도 '절대 그런일 없다'고 확답했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정부는 이런 제약협회의 바람을 모르쇠한 채 한미FTA 과정에서 농축산업과 함께 제약시장의 개방 폭을 가장 키웠다.

◇ 대언론활동 KRPIA 적극, 제약협회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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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통한 약가인하 등의 대규모 공세에 청와대 탄원서를 제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요구사항에 대한 피드백이 없었다는 점에서 다분히 ‘쇼’적인 측면이 강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다국적제약사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 관계자들을 만나면 제약협회가 하는 일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제약협회의 경우 자체적으로 홍보실이 있지만 그렇게 절실하게 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다국적제약사와 다국적협회의 경우 홍보대행사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회사, 협회 홍보에 나서고 자기들의 입장을 기자들에게 적극 알리고 있지만 제약협회는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제약업계의 당면현안에 대해 의제설정이 전혀 안 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 17일 KRPIA 이규황 부회장은 1, 2차로 나눠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심평원의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시범평가 관련해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정부 비판의 칼날을 높이 세웠다.

이에 대해 심평원이 반박자료를 내는 등 심평원과 KRPIA이 논쟁을 벌였지만 정작 국내 제약사들을 대표한다는 제약협회는 이런 분위기에서 아무 입장표명이 없었다.

19일 정부와 제약업계의 끝장토론이 벌어졌던 시범평가 토론회에서도 KRPIA의 자료집에 뒤늦게 몇 장의 자료를 추가하고 일정에도 끼지 못해 사회자에게 양해를 구해 발표를 하는 등 어설픈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제약업계, 어준선 하나로는 어렵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약협회는 1990년대 후반 외부인사 영입을 통한 이사장제를 도입해 제약사 대표가 회장을 맡고 외부인사가 이사장을 맡는 형태의 집행부를 꾸렸다.

그러다 점차 2000년 김정수 현 회장이 영입되면서 오히려 회장을 외부인사가 이사장을 제약기업 대표가 맡는 체제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런 체제에 대해 업계에서는 협회의 추진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사장단 명단에 주요 제약기업의 오너들이 없어 최고 의사결정기관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고 이에 따라 중요 정책 결정과정에서 실효성이 의문시 된다는 것이다.

상위 10대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국회의원 출신이긴 하지만 이사장 혼자 대정부 로비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정치적 파급력이 없더라도 제약사 대표가 부이사장으로 있다면 제약협회의 힘도 지금보다는 훨신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도 “최근 정부가 약가인하를 비롯해 제네릭 생동성시험 의무화 등 국내 제약사를 옥죄는 분위기에서 강력한 집행부 구성으로 제약사들의 의견을 정치권에 개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국내 처방의약품의 상위를 차지하는 다국적제약사들이 KRPIA로 뭉치는 상황에서 중소제약사 중심의 제약협회가 할 수 있는 일이 점차 없어지고 있다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메디컬투데이 곽도흔 기자(kwakdo9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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