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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페트병 수돗물' 논란…선진국은 퇴출, 한국만 장려?
메디컬투데이 김범규 기자
입력일 : 2008-09-17 07:5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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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한국 수돗물 페트병, 각종 기준도 "지자체 맘대로"
[메디컬투데이 김범규 기자]

수돗물 병입판매(일명 페트병 수돗물) 합법화를 위한 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다음 달 국회에서 관련법이 통과되면 내년부터는 수돗물을 동네 슈퍼에서도 사 마실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수돗물 병입판매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세부 계획안 없이 수돗물 판매 합법화를 위한 개정안이 급하게 진행되고 있어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저감 대책등 환경정책이 중요하게 작용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선진국에서는 페트병이 온실가스의 주범이라 여기고 단계적으로 금지시키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수돗물 병입판매를 앞두고 포장재를 비롯한 세부계획도 없어 환경단체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 수돗물 병입판매, '포장'에 대한 상세계획 없이 OK!

현재 캐나다, 미국, 런던 등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페트병 물의 반환경성에 주목해 페트병 병물 판매를 제한적으로 사용하거나 금지하는 법안들이 하나 둘씩 통과되고 있다.

최근 몇 년사이에 페트병 병물을 애용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쓰레기 발생량이 대폭 늘어났을 뿐 아니라 기업들이 병물 제조에 쓸데없이 에너지 소모와 대기오염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

런던에서는 페트병 물을 생산하는 것이 같은 양의 수돗물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 150배의 온실가스가 더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만은 반대로 가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탄소를 줄이고 온실가스 저감 대책이 최대의 정책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정작 우리나라는 환경에 대한 문제는 뒷전으로 물러나고 있는 듯 보인다.

이를 뒷받침해 주듯 국내 음료수업계에서는 편의성과 재활용성을 들어 페트병이 계속 증가추세에 놓여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나라의 수돗물 병입판매는 빠르면 내년 초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실 병입판매를 합법화하기 위한 법 개정에만 몰두할 뿐 포장문제라든지 페트병 물 관리에 관련된 세부사항들에 대한 계획 없이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환경부 수도정책과 관계자는 "과거 수도법이 수돗물을 병에 담아 파는 행위를 금지했기 때문에 각 지자체에서 수돗물을 병입판매하는데 무리가 없도록 법 개정중에 있다"며 "현재 법제처 심의가 끝나고 차관회의나 국무회의를 거쳐 다음 달 국회만 통과되면 사실상 수돗물 병입판매 금지안은 합법이 된다"고 말했다.


수원수
하지만 이 관계자는 "예전에는 단지 수돗물 병입판매 금지를 푼다는 생각만 했지만 현재는 구체적인 시설규정, 인허가를 추가로 하위규정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며 "하위규정만 정리하는데 3개월이나 걸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어디에도 포장재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이나 대안을 찾아볼 수 없다. 포장용기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각 지자체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

사실상 환경부 자체내에서도 페트병이 석유화학 제품이기 때문에 온실가스가 문제시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는 있다.

환경부 수도정책과 관계자는 "페트병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할 위험성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장 재질같은 구체적인 사항까지 관여를 하고 있지 않다"며 “만약 페트병 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는 다른 음료수, 먹는 샘물과 묶어서 함께 처리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무엇보다 환경을 생각해야 하는 환경부가 산업적인 것에만 관심을 둘 뿐 환경책임 문제는 지자체에 미루고 있다며 비판했다. 더불어 당장 개정 작업에 있는 수돗물 병입수를 포장정책의 대표 사례로 들어 호응을 얻는다면 타 음료업계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지적했다.

문제는 또 있다. 수돗물 병입수를 직접 판매하는 각 지자체에서도 별다른 계획없이 포장재로 페트병이 많기 때문에 페트병에 담아서 시판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상수도사업본부 아리수판매과 관계자 역시 "처음 아리수에 대한 계획을 세울때부터 포장용기에 대한 상세한 계획안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현재 어떤 지자체도 생산시설이 페트병 시설이기 때문에 페트병이 될 가능성이 많다"며 "만약 좋은 용기가 있으면 그쪽으로 가겠지만 현재로서는 페트병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 환경부 수돗물 판매에만 급급, 판매하면 신뢰감 급증?

현재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나 쓰레기 문제 등으로 인해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 페트병에 대한 논란은 국내에서는 전혀 논의조차 되지 않는 '딴나라' 얘기일 뿐이다.

현재 환경부는 페트병으로 인한 2차적인 환경문제보다는 수돗물 병입판매 홍보를 통해 관망 수돗물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는데만 온 신경이 집중돼 있기 때문.

환경부 수도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병입수돗물을 마셔보지 못한 많은 사람들에게 음용기회를 넓혀 수돗물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먹는샘물보다 수돗물을 신뢰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동 시 편리하게 수돗물을 마실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전문가들은 페트병 수돗물 시판 허용을 대통령 공약으로 내걸고 새로 들어선 이명박 정부로 인해 빠르게 수돗물 병입 판매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관망수돗물의 장점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수돗물을 병입판매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강하게 일고 있다.

환경연합 관계자는 "관망수돗물의 환경적인 측면을 더 알리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수돗물 정책이 이렇게 뒤바뀐다면 오히려 수돗물 병입판매하는 것 자체가 수돗물을 불신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 쏟아지는 페트병, 그 뒷감당은 어떻게?

국내에서는 페트병이 값이 저렴하고 활동성이 있으며 가볍다는 장점과 함께 재활용 측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에 많이 제조되고 있는 포장용기다.

환경부 자원재활용과 관계자는 "일단 외국에서 페트병을 단계적으로 금지한다는 말은 못들었다"며 "페트병의 경우 유리, 금속캔과 함께 재활용 가치가 높고 수거율도 높아 여러 형태로 재활용되고 있다"며 페트병 문제를 불식시키려 했다.

사실 페트병은 봉재솜 형태(90.7%), 차량시트(7.3%), 부직포 형태(1.9%)로 재활용되고 있어 스티로폼 88%, 페트병 84%, 유리병 64%, 알루미늄 캔 62%의 순으로 제법 높은 재활용율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독일, 일본의 제도를 토대로 해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제도)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고로 EPR 제도는 제품이나 포장재를 만드는 기업에게 일정량의 재활용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재활용에 소요되는 비용 이상의 재활용 부과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하지만 환경연합 관계자는 "자원재순환이 된다고 해서 면죄부가 될 순 없다"며 "원칙적으로는 쓰레기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타 포장용기로 대체한다 하더라도 최소한의 온실가스는 발생할 것"이라며 "차라리 좀 더 고부가가치의 재활용품을 만들도록 페트병의 첫 생산단계부터 좋은 재질을 사용하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을 해주면 훗날 고급 재활용품으로 재탄생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렇게 재활용을 중히 여기는 환경부에서조차 포장용기에 관해서는 전적으로 제조업체에 맡기고 있다.

포장용기 선택은 각 포장용기에 들어가는 비용적인 측면, 소비자의 기호도를 고려해 제조업체에서 마케팅의 한 수단으로 선택, 판매하고 있는데다 PVC같이 발암물질이 나오는 용기가 아니라면 법적으로 규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많은 환경단체들은 환경문제를 고려해 여러 강경한 정책들을 펴는 외국과 비교해서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기업위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질책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범규 기자(bgk11@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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