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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국민병원' 서울대 장애인에겐 '낙제'…세브란스 '최우수'
메디컬투데이 정혜원 기자
입력일 : 2008-09-01 08: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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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200만시대, 갇혀있는 장애인①] 병원·의대 4곳 장애인 편의시설 평가

[메디컬투데이 정혜원 기자]


◇ 장애인 진료하는 병원, 의사 키우는 의대 대부분 '낙제'
◇ 사고 우려 점자블록, 에스컬레이터로 안내하기도
◇ 서울대병원·의대 모두 '낙제', 세브란스·울산의대 '최고'


우리나라 총 장애인 수는 215만명(2005 장애인 실태조사)으로, 인구 1만명당 459명꼴이다. 그러나 여전히 각종 보조기구를 이용해 어딘가를 '이동'하려면 여간 어렵지 않다.

버스와 지하철, 택시, 자가용 등 각종 이동수단이 불편한 것은 물론이고 일단 '이동'했더라도 바로 그 목적지부터가 시작이기 때문이다. 비장애인에게 친숙한 일상 속 생활공간들이 장애인들에게는 걸림돌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장애인을 진료하는 '병원',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를 양성하는 '의대', 한국인들의 여가활동 1순위 장소인 '영화관', 가장 보편적인 생활쇼핑공간으로 자리잡은 '대형마트', 대표 거주 공간인 '아파트', 서비스 산업의 대표주자 '호텔' 등은 과연 장애인들이 이동하고 이용하는데 몇 점짜리 편의시설을 갖췄을까.

메디컬투데이와 장애인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 건국대 장애물없는생활환경만들기연구소는 공동으로 지난 8월16일부터 26일까지 이 공간들을 직접 장애인과 함께 돌아보며 점수를 매겨봤다.

그 첫번째로 대학병원 4곳(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과 의과대학 4곳(서울대의대, 연세대의대, 울산대의대, 이화여대의대)의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점수를 공개한다.


◇ 서울대병원 ‘낙제’ vs 세브란스병원 ‘최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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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명 대학병원 4곳에 대한 장애인 편의시설은 한마디로 '극 과 극'이었다. 병원 평가는 장애인의 자립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시설과의 접근성부터 출발, 병원 내 이동 및 시설 이용까지 점검대상으로 선정됐다.

타인의 도움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병원을 찾고, 혼자 접수를 하고, 진료·검사 등의 과정을 거쳐 처방전 발행까지 모두 조사과정에 포함한 것.

결론적으로 연간 입원환자 100만명, 외래환자가 300만명에 이르는 '국민병원'인 서울대병원의 장애인 편의시설은 '낙제'점을 받았다.

지하철 접근성과 치료검사실 동선 등 2개 항목을 빼고는 주차부터 본관안내, 접수창구, 홈페이지, 안내판, 처방전 발행기 등 5개 항목에서 별 하나를 겨우 받았기 때문.

반면 국제적인 병원평가인 JCI인증을 받은 세브란스병원은 ‘최우수’ 등급으로 평가됐다.

특히 서울대병원의 경우 전체 접수·수납 창구를 휠체어 전용으로 설치한 세브란스병원과 달리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접수·수납 창구가 단 한곳도 마련되지 않아 ‘낙제’를 면치 못했다.

또한 본관 입구에 입점한 커피전문점과 편의점은 병원을 찾는 사람들과 휴식을 원하는 사람들로 섞여 혼잡함을 가중시켰다. 대부분의 병원들이 이같은 시설을 병원 건물 지하에 두는 것과 대조를 이뤘다.

이와 달리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주출입구를 양쪽으로 넓게 마련해 통행에 혼잡이 없었으며, 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재활의학과는 별도의 병동으로 마련돼 있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가장 눈에 띈 점은 병원 내 접수·수납창구 전체가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도록 낮게 설치된 점이었다.

뿐만 아니라 주출입구 내·외부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지도식 안내판을 설치한 유일한 병원이었다.

‘장애인 천국’이라 불리는 4곳의 병원 모두 장애인 화장실 설치 및 엘리베이터 설치, 휠체어 보행통로, 유도블록 설치, 장애인 전용 주차공간 등은 완벽하게 마련돼 있었다.

다만 병원 내 유도블록이 주출입구가 아닌 곳으로 안내된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에스컬레이터로 유도블록이 연결된 병원도 있었다. 유도블록만 따라갔다간 사고 당하기 십상인 셈이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주차장에서 본관까지 이동안전성, 치료검사실 동선 등에서 비교적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유도블록과 장애인전용 처방전발급기, 홈페이지 등에서 낙제 점수를 받았다.


◇ 울산대의대 '장애인 천국'…나머진 모두 '낙제' 수준



병원이 장애인을 진료하는 곳이라면 이를 직접 맡아 수행하는 몫은 의료진, 그 중에서도 의사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과연 예비의사들을 키우는 의대의 교육환경은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어느만큼 갖춰져 있을까.

결과는 실망과 놀라운 발견 사이에서 냉온탕을 오갔다. 조사대상 중 유일의 국립인 서울대 의대는 병원과 마찬가지로 낙제점을 받아 실망감을 안겨준 반면 서울아산병원의 울산대 의대는 우리나라에 이런 시설을 갖춘 의대가 있다는 '발견'이 놀라울 만큼 뛰어났다.

의대 평가는 기본적으로 학생이 누려야 하는 것들에 대한 제공사항들을 점검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도서관, 강의실, 화장실, 장애인용 주차공간 등 휠체어로 이동하는 장애인의 원활한 이용이 가능한 지를 주로 점검했다.

서울대의대, 연세대의대, 이화여대의대, 울산대의대 4곳을 점검한 결과, 울산대의대는 전부분 ‘만점’을 받아 전문가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울산대의대의 경우 도서관 내 안내데스크에도 별도의 휠체어 전용석이 마련돼 있었으며, 도서관 내 대부분의 서고 높이가 비장애인의 허리 높이 정도에 딱 맞춰 휠체어에 앉은 채로도 이용이 가능했다.

특히 도서관 및 강의실 내부 모두 휠체어 보행통로가 마련돼 있었으며, 책상들도 하부 공간을 충분히 마련해 휠체어에 앉은 채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대부분의 의대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장애인 전용 남·녀 화장실 별도 설치는 물론 화장실 안내판에 점자 표시까지 기재돼 있었다.

특히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바로 건물과 건물을 잇는 지하통로. 울산대의대는 의과대학부터 기숙사, 병원, 지하주차장까지 모두 지하에서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고도 이동이 가능하도록 지하통로가 마련돼 있었다.

반면 서울대의대의 경우 주출입구부터 계단이 설치돼 휠체어로 접근하려면 반드시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휠체어를 들고 이동해야 했다. 또한 단과대 내부에 휠체어 이동이 가능한 보행통로의 폭이 지나치게 좁았으며, 엘리베이터가 단 한 대도 설치되지 않아 휠체어로 단과대 내부를 이동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화여대의대나 연세대의대의 경우 단과내로 진입할 때 별도의 단차(계단)으로 인한 어려움은 없었지만 엘리베이터 설치가 1~2대에 불과, 많은 사람이 한번에 이동할 때 혼잡함을 경험할 우려가 있었다.

울산대의대를 제외한 나머지 3곳 모두 도서관 내 보행통로가 지나치게 좁아 휠체어 접근이 불가능했으며, 서고 높이도 약 2m에 가까워 장애인의 이용에 어려움이 컸다.



※ 장애인 편의시설 조사개요

① 조사기간 : 8월18일~26일
② 자문 및 현지조사, 평가 : 윤석용 의원실, 건국대 장애물없는생활환경만들기연구소,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③조사대상 : 울산대의대, 서울대의대, 연세대의대, 이화여대의대(이상 의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아산병원(이상 병원)  
메디컬투데이 정혜원 기자(wonny0131@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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