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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과잉처방 약값 소송, 서울대병원 ‘한판 승’…메머드급 파장 예고
메디컬투데이 정혜원 기자
입력일 : 2008-08-29 08: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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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처방이라도 환수 권한 없어” vs "의사 과잉처방 제재해야"
[메디컬투데이 정혜원 기자]

서울대병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을 상대로 낸 과잉처방 약제비 반환 소송에서 병원측이 승리하면서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처방할 때 건보공단이 정한 기준(요양급여기준)을 벗어나 '과잉처방'한 것에 대해 공단이 그 약값을 병원에 물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기 때문이다.

이는 41억671만원의 부당 삭감된 약제비를 반환해달라는 소송이지만, 서울대병원이 1심에서 승소함에 따라 건보공단을 상대로 영동세브란스 등 51개 의료기관의 무더기 추가 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이번 소송의 직·간접적인 규모는 공단이 반환해야 할 약제비와 그에 대한 이자까지 더해져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까지 건보공단이 과잉처방을 이유로 삭감한 요양급여는 993만건 총 850억원으로, 이번 판결이 자칫 적자투성이 건보재정 악화를 부채질하는 것은 물론 과잉처방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해 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과잉처방 약제비 환수, 건보공단 권한 박탈로 파장 예고

28일 서울서부지법 재판부는 서울대병원이 건보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41억원의 보험급여비용 청구 소송에 대해 “의료기관이 요양급여기준에 위배되는 처방전을 발급한 것이 건보공단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에 규정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부당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에 이를 징수할 수 있다’는 규정이 진료와 조제가 구분된 의약분업 이후에는 의료기관에 이를 청구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것.

재판부는 “최선의 진료를 위한 의료기관의 과잉처방을 심사·감독하기 위해서는 입법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재판부는 “설령 의료기관의 과잉처방이라 해도 국민건강보험법 상 건보공단은 이를 환수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손해배상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선고가 의료기관의 과잉처방에 대한 실질적 보험자인 건보공단의 통제권을 인정하지 않아, 의약분업 실시 이후 건보공단으로부터 과잉처방을 이유로 삭감당한 약제비를 돌려받기 위한 소송이 잇따를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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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재판부는 건보공단에 대해 삭감된 약제비를 해당 년도에 따라 연 5%에서 20%까지의 이자를 보상하라고 주문해 이번 패소에 따른 줄소송이 건강보험재정에 치명타를 날릴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줄소송땐 1000억원 돌려줘야, "재정 적자 가속화 될 수도"

이번 소송에서 ‘패소’를 받아 든 건보공단은 다가오는 줄소송 우려에 답답함을 내비쳤다.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청구에 대한 심사가 한층 강화된 이후 2001년 17억원의 약제비 삭감이 이뤄졌으며, 2002년 162억원, 2003년 207억원으로 매년 증가해 최근까지 총 850억원에 달하고 있다.

또한 영동세브란스를 비롯 51개 의료기관이 152억원의 약제비 반환청구소송을 준비 중에 있어, 의약분업 이후 과잉처방을 이유로 약제비를 삭감당한 전체 요양기관이 줄소송을 할 경우 1000억원대의 싸움이 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최근 본지가 단독 입수한 복지부가 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한 의약분업 성과평가 보고서 중 ‘약제비 변화’에 따르면, 2002년 의원급 외래 기준으로 고가의약품 처방이 3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항소를 고려하고 있지만 이번 패소는 그동안 삭감했던 1000억원가량의 약제비 반환 줄소송으로 건보재정 악화를 불러올 수 있어 문제”라고 우려했다.

건보공단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권광중 변호사는 “요양급여기준을 벗어난 처방이 건강보험 재정에는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건보공단이 이를 환수할 권한이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관계자 역시 “이번 소송은 명백하게 법원이 행위의 중요성을 판단하기보다 법조문에만 집중한 오판”이라며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41억원의 소송에 연차별 5%에서 20%까지의 고금리 이자를 부담케 한 것이 과연 국민건강보험이라는 제도의 성격을 이해한 것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줄소송이 이어질 경우 삭감된 약제비 850억원에 이자까지 더해 가입자가 부담하는 건강보험재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

권 변호사는 “건보공단과 논의를 해야겠지만 이번 판결은 납득하기 어려운 만큼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제권한 없어진 공단, "과잉처방 피해는 가입자 몫"

아울러 이번 소송은 의료인의 처방에 대한 보험자의 통제권한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인은 “이번 서울대병원간 소송으로 인해 의사들의 과잉처방이 활개를 칠 수도 있다”며 “건보공단의 처방 통제가 늘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제약사 리베이트 등 부정적 관해이 남아있는 상태에서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수준의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건보공단 법무지원팀 김경수 부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의료인이 최선의 진료를 위해 과잉처방을 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지만 이를 요양급여로 청구하는 것은 명백하게 잘못된 행위”라고 일축했다.

과잉처방에 따른 최대 수혜자가 약국이라 해도 애초 병원의 처방에 따라 요양급여가 지급된 만큼 처방 당사자인 의료기관이 이를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

김 부장은 “민법 750조에 따르면 공익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로 사회적 손해를 가할 경우 배상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건보공단은 이를 환수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 역시 “건보공단에 법적 권한이 없다면 어디에서 의료인의 과잉·부당처방을 통제할 수 있겠냐”며 “의사의 처방권한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만에 하나 있을 수 있는 부당·허위·과잉 청구로 인한 손실을 예방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와 유사한 건강보험제도를 가진 일본이나 대만은 약제비가 요양급여기준 또는 약전의 효능·효과에 따라 승인범위를 벗어난 범위에서 처방·투여할 경우 보험자에게 약제비를 청구할 수 없다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다.

김경수 부장은 “입원환자에 과잉처방된 약제비 환수는 가능하면서 원외처방된 약제비 상계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며 “내부 논의 후 항소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건보공단의 환수 권한을 규정하지 않고 있는 국민건강보험법 52조를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건보공단은 재판부가 권고한 ‘과잉처방으로 인한 약제비 환수 권한은 입법적 절차를 통해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복지부와 꾸준히 법 개정을 위해 논의하고 있는 만큼 최대한 빨리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디컬투데이 정혜원 기자(wonny0131@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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