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처벌은 자동차처럼'…자전거 정책은 '걸음마'

김범규 / 기사승인 : 2008-08-14 07: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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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정책의 판단실수로 자전거 이용자 '불평불만' 고유가 시대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정작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자전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도로환경 및 제반시설의 미비로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성이 보장돼 있지 않아 자전거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자전거이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 법, 보험 등의 제도적인 개선과 자전거전용도로 및 주차시설 등 시설개선, 문화적인 개선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말로만 자전거 장려, '자전거 인프라 절실'

우리나라는 자전거정책의 일환으로 1995년 1월 '자전거이용활성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 공포해 자전거문화의 제도적 기틀을 마련했으나 그 실효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점차 늘어나는 자전거 인구를 고려해 시설확충을 비롯, 교통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과 안전대책 마련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13일 국회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우리나라에서는 말로만 고유가 시대에 자전거 이용률을 높이자 주장만 하지 실질적인 도로환경 및 제반시설의 미비로 자전거 이용의 주행성과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2007년까지 자전거이용시설 확충에 1조2432억원을 투자했지만 자전거전용도로는 775km에 불과하고 자전거도로 9065km의 대부분(89%)이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인 것으로 밝혀졌다.

자전거전용도로 부재뿐만 아니라 자전거도로의 연계성도 결여돼 있어 가다가 길이 끊긴다거나 중간에 말뚝이 박아져 있어 여전히 자전거전용 도로이기보다는 사람중심의 도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자전거 횡단도 또한 안전표지의 사용이 부적절했다. 외국의 경우 도로교통안전판에 자전거 이용자들에 대한 표시가 상세히 돼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안전표지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것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우선 많은 전문가들은 도로교통법상 자전거에 대한 정의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만장일치했다.

자전거는 현재 도로교통법 제2조 16.에서 '차마'에 속해 있어 자동차와 자전거사이에 발생한 사고나 자전거와 보행자사이에 발생한 사고에서 자전거 운전자는 매우 불리한 위치에 놓여져 있다.

따라서 자전거에 대한 정의를 구체적으로 규정해 자전거와 차를 분리, 독립적인 법적 지위의 확보가 필요하다.

자전거가 '차마'로 규정돼 있을 경우 보도와 차도가 구분되고 버스전용차선제가 실시되고 있는 도로에서 우측가장자리를 통행해야 하는 자전거로서는 사실상 통행할 공간조차 없는 것.

뿐만 아니라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는 보행자 및 인라인 스케이터에 대해 자전거는 차로 분류돼 가해자로 처리돼 법적인 피해를 받고 있어 자전거의 사고처리와 피해보상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는 '자전거손해보상보험법'이 필요하다.

◇대운하 비용만 있으면 자전거전용도로 '194배 확충'

현재 국내 실정은 자전거 이용 시 보행자와의 충돌위험이 가장 높은 점을 감안해 전국적으로 775km에 불과한 자전거전용도로의 확충이 시급한 상태.

백재현 의원은 "자전거도로 1km 건설에 드는 비용이 1~2억원으로 자동차도로 건설비 100억원의 1~2%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사비가 최소 14~16조에 소요되는 '대운하’ 추진을 중단하면 자전거도로(겸용, 전용포함) 9065km의 17배, 현재 전국적으로 775km에 불과한 자전거전용도로의 194배에 해당하는 15만km의 자전거도로 건설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한강변, 양재천, 안양천처럼 모든 지자체들이 희망하는 자전거도로를 전국적으로 충분히 활성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서해안, 남해안, 동해안의 해안선을 활용한 자전거도로나 제주도, 강화도, 울릉도 등 ‘섬지역’ 해안 자전거도로까지도 건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에는 일반도로에서 자전거전용도로를 확보하는 경우에는 자전거전용도로 표지를 설치해 차도와의 경계를 명확히 하도록 했으나 관련에산 및 인식 부족으로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구나 도시관리계획 차원에서 자전거전용도로를 도시계획시설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지만, 예산편성으로 인해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대전시의 경우, 서울을 제외한 광역 도시권에서 2.8%로 가장 높은 자전거 교통 분담율을 보이고 있지만 작년의 경우 도로건설에 2550억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된데 비해 자전거 예산은 도로건설과 각종 시설 설치 등까지 합쳐 5억원여밖에 안된다.

이에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정부는 고유가 대책으로 자전거 정책만 내놓지 말고 실질적인 인프라 구축을 위해 선진국 수준의 예산을 편성할 것"을 주장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향후 정부정책으로 시도 및 시군구의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대한 평가를 통해 우수 지자체에 대해 재정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와함께 이 관계자는 "앞으로 자전거 정책 협의회를 구성해 행안부장관을 위원장으로, 관계부처 차관급 공무원으로 구성, 자전거 보급 및 이용 활성화를 위한 관계부처간 정책조율, 공동시책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자전거정책 '다각도로 이뤄져야'

한편 국내에서는 '자전거 정책 13년'이라고 해서 1995년부터 2008년에 이르는 자전거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1998년부터 2002년까지 국책사업으로 진행하고 2003년 이후 지자체 고유사업으로 전환시켜 도로, 주차장 등 이용시설 정비에 약 8000억원을 투자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최진석박사는 "자전거 정책 13년으로 점차 시설투자에 따른 자전거 이용여건은 마련돼 자전거 이용자는 증가했지만 그 이용률은 답보상태다"라고 말했다.

자전거정책이 지자체 정책으로 전환되면서 중앙의 예산지원이 낮아져 지자체의 의지가 부족해진 원인이 가장 큰 요건으로 꼽혔다. 최 박사에 의하면 현재 담당부서도 없으면서 자전거 정책을 논하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또한 우리나라 자전거 정책은 너무 자전거 도로에만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결과는 오히려 자전거 도로도 확충못하고 이용자들은 감소시키는 경향만 불러온다.

최 박사는 "자전거 정책은 고유가, 환경, 건강을 모두 아우르는 교통수단으로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 자전거를 이용하지 않는 원인의 70%가 자전거 도로 부재를 꼽고 있는데 자전거 정책은 이 70%의 인구보다는 자전거를 현재 이용하고 있고 탈까말까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을 위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를 위해 자전거정책에 대한 홍보를 과감히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유럽에서는 1년동안 자전거를 타면 210유로(구입비, 보관비 포함)가 들고 자동차를 타면 2070유로(연료비, 보험료 포함)가 든다. 결국 자전거를 타면 1859유로를 절약하는 셈에다 1.3톤의 co2저감 효과도 가져온다는 점을 내세워 자전거 이용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이에 정부부처 관련 업무 간 조정 및 협력이 긴밀히 이어져 교통, 환경, 도시 및 건강, 관광. 자전거 시설설치, 운영, 관리 등에 대한 공통지침 작성이 시급하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메디컬투데이 김범규 (bgk11@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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