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업무 지방이관, 각종 우려 속 "일단 옮기고 보자"?

김범규 / 기사승인 : 2008-08-09 1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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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이관 시 문제점 곳곳 발생 불구, 여태 '큰 틀' 협의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는 중앙업무를 지방에 분권해 각 지역별 특성에 맞는 지역발전정책을 효율적으로 펼치고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내년 초 현지성 높은 집행기능을 지방으로 이관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그러나 계획된 시일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처인 국토해양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과 세부적인 논의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막판 시간에 쫓겨 지방으로 이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지방 이관 시 각종 잡음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여건에 있어서도 제대로 가닥을 못 잡고 있어 정말 지역발전의 효율화를 꾀한다는 기본 취지가 잘 수행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 행안부 "내년 초 지방이관"

행안부는 지자체의 활성화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각 지자체에 집행부문에 있어 모든 권한을 위임하겠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이에 올해 정기법률안을 제출해 내년초에는 계획대로 국도, 해양, 항만, 하천, 식의약품 등이 1차로 지방으로 업무가 이관된다. 그리고 중소기업, 노동, 환경, 산림, 보훈 등 5개 분야는 내년에 지방이관을 추진할 예정이다.

행안부 조직기획과 관계자는 "중앙정부는 정책적·광역적 기능을 수행하고 현지성 높은 집행기능은 지방으로 이관해 각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사업개발에 열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이관이 4개월여 남겨진 이 시점에서 해당부처인 국토해양부와 식약청과의 협의가 채 끝나지 않아 구체적인 계획이 잡히지 않고 있어 일각에서는 지방이관시점 직전에 시급하게 일이 진행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큰 틀은 잡혔지만 세부적으로 어떤 부분을 지방이 맡게 될지는 법률조정을 하고 있는 상태다"고 전했다.

우선 큰 틀에서는 국도 중 간선기능이 적은 국도(약 30%)는 지자체가 관리, 공사, 운영하고 하천은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 섬진강 등 5대 국가하천을 제외한 나머지는 지자체가 개발, 운영하게 된다.

항만 역시 부산항 등 중요항을 제외하고 개발, 관리기능을 수행하고 식의약품 분야는 불량식품유통, 식당에서 인허가와 다른 식품을 파는 것 등 업소에 대한 지도·단속기능 등 집행 기능을 자치단체로 일원화 한다.

행안부에 따르면 위의 기능들이 지방으로 이관됨에 따라 지자체가 현지 지역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발, 운영하고 이와함께 환경보존에까지 힘쓸 수 있어 더욱 업무의 내실화를 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행안부 관계자는 "인력과 예산을 함께 이관해 지방이 업무수행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울 것이며 추후 지방으로 이관되는 것이 바람직하거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지자체를 강화할 수 있는 기관들은 이관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 지방이관, 논란·마찰 '시끌시끌'

정부 일각에서는 '식약청 인력을 100명 감축시키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워졌다', '이관 대상 조직 공무원들이 신분변동을 우려해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는 등의 소문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물론 중앙부처에 위치한 국가공무원과 지자체에 소속된 지방공무원이 처음 공무원으로 뽑히는 기준과 시험도 달라서 지방직으로 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두 공무원의 차이점은 크게 없다는 것을 행안부의 설명이다. 이와함께 지방으로 가고싶어하는 공무원도 간혹 있을 수 있기에 희망자를 우선적으로 뽑을 계획이다. 만약 희망자가 없으면 지자체에서 새로 인력을 뽑겠다고 밝혔다.

이 뿐만 아니라 중앙의 업무를 지방으로 돌려 좀 더 효율적이고 원활한 업무를 꾀하기 위해 지방이관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작 중요 업무는 이관대상에서 빠져 있어 애초의 이관 취지와 동떨어진 것 아니냐,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이관 대상에 간선국도와 부산항 등 정작 지방에서 필요로 하는 중요 기능과 업무가 상당부분 제외돼 있어 사실상 지자체에서는 불만이 없지 않다.

대구시청 법무통계담당관실 관계자는 "총괄적으로 이관되는 것도 아니고 중요부분은 빠져 있어 불만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행안부 관계자는 "업무에 있어 중요하다, 안중요하다 이런 것은 없다"며 "구체적인 범위는 이번달부터 논의해야 할 사항이다"는 말만 남겼다.

그리고 세부적인 인력이나 예산은 아직 구체적으로 틀마저 잡힌 것이 없어 지자체 입장에서는 '무조건적인 이양이 아닌가'라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방으로 이관시 인력, 예산 등 제반환경이 따라준 상황에서 와야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 지자체-지역주민 '손에 손잡고' 봐주기식 행정 우려

행안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지자체에 업무 이관에 따라 결과적으로 국민 입장에서는 더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예를 들면 식의약품의 경우 중앙에서 기획단속을 나가고 지방에서는 지방대로 또 단속을 나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주민 입장에서는 '똑같은 걸 왜 두번하는지 모르겠다'며 불편해 했다는 것.

이에 업무가 중복됨에 따라 예산낭비, 일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끊임없이 지적돼 왔다.

따라서 지역주민과 가까운 지자체에서 하기 때문에 인·허가 문제, 지도단속을 좀 더 실질적인 면에서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예산절감, 중복단속의 해소문제에도 기여돼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각 구역내에서 밑그림을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어 좀 더 효과적으로 지역 개발을 할 수 있어 지역별 특성을 지금보다는 더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있다. 지역주민과 가까운 지자체에서 개발, 지도단속을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이 생각보다 심각하기 때문.

이미 2003년도에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 단속분야에 있어 인원 등 지방조직이 지방으로 이관됐던 환경부의 예만 봐도 그렇다.

지방이관 전 중앙에서 단속을 했을 때와 지방이관후의 지도점검 횟수를 살펴보면 점차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

환경부 창의혁신과 관계자는 "점검률이나 적발률이 중앙에서 지도단속할 때보다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이관 전 적발율이 10%대라면 이관 후 적발율은 5%내외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물론 이같은 현상에 대해 시설투자를 했거나 관리수준이 이전과 비교했을 때 더 향상됐다고도 볼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지자체 공무원의 구조적인 문제에 원인이 있다.

환경부에서 단속 할때는 공무원이 한자리에 오래 있지 않고 순환하기 때문에 윗사람과 아래사람과의 단계가 절대적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지자체는 순환보직이 아니고 한자리에서 평생 일하기 때문에 상사와 부하직원과의 관계는 절대적일 수 밖에 없는 것.

따라서 단속을 할 때도 상사의 입김이 작용을 하기도 하고 지역주민들과도 다 아는 사이니까 은근히 봐주기식 단속을 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경우는 지자체장이 선출직인 만큼 선거시 경제개발위주로 공약을 내거는 경우가 많다. 즉 환경을 살리자라는 공약이 아닌 개발이 목표이기 때문에 단속이나 지도분야에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다.

2008년 1~3월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소 지도·단속 결과를 살펴보면 단속업소 수는 2007년 1~3월 2만239개소에서 2008년 1~3월 2만178개소로 61개소가 감소해 0.3%의 단속 감소율을 보였다.

위반업소 수 역시 2007년 1~3월 941개소에서 2008년 1~3월 744개소로 197개소가 감소해 20.9%의 위반 감소율을 보였다.

이관 전 2002년도와 비교해 보면 적발율 6.2%에서 현재 4.2%로 지속적으로 수치가 떨어지고 있다.

환경부 환경감시팀 관계자는 "이관전에는 100개 점검하면 6~7개 적발되던 것이 현재는 4~5개 밖에 안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와함께 "규제업무를 지자체에서 계속하게 될 경우 원칙대로 잘 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감마저 든다"며 "내년에 지정폐기물 단속권이 지자체로 이관될 예정인데 이것 역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 행안부 역시 잘 알고 있었다.

행안부에서는 현재 지도·감독 분야가 이관될 예정인 식약청 본부에 광역감시대를 처음 설치하려고 계획중에 있다. 광역감시대는 지방에서 관리감독을 미온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감시하고 규정에 맞게 제대로 지도감시 했는지를 감사를 통해 시정 조치하는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따라서 행안부 관계자는 "기존의 업무가 지방으로 이관되면 해당 부처에서 알아서 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해당부처를 마냥 믿고 있는 눈치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관절차 및 구체적인 로드맵 조자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 운영되는 광역감시대가 처음의 취지대로 효율성 있게 감사기능을 수행할지 미지수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메디컬투데이 김범규 (bgk11@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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