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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건보료 경감 7개월만 시행, 태안주민 "분통 터진다"
메디컬투데이 김범규 기자
입력일 : 2008-07-09 08: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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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사고에만 국한된 건보료 경감, 주민 반발로 7개월만에 '시행'
[메디컬투데이 김범규 기자]

지난해말 대규모 기름유출 사고로 인해 피해를 당한 태안 일대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보험료 경감조치를 해주겠다던 정부의 약속이 7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집행돼 논란이 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이하 복지부)는 지난 12월 유류유출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건강보험료(이하 건보료)를 경감조치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7개월이 지나서야 경감조치의 일부가 시행되는 등 정부의 늑장 대처로 인해 주민들의 반발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태안주민들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규정을 가지고 아무런 계획없이 건보료 경감 약속을 해 태안주민을 기대하게 해놓고선 몇 개월이 지나서야 "태안사고는 법규정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정부가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고 항의했다.

◇건보료 경감조치, 왜 지연됐나

사고나 질병은 예고 없이 찾아오고 치료에 많은 비용이 소모되므로 필요에 따라 정부는 재난주민에 한해 건보료 인하를 결정한다.

복지부의 보험료 경감 계획(안) 취지를 살펴보면 '특별재난지역의 피해 주민에 대해 일정기간 보험료 경감 및 가산금 면제 등을 실시해 조속한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해'라고 나와있다.

경감대상은 보험료 경감대상으로 고시된 지역에서 집중호우 및 강풍·풍랑피해로 인적·물적 피해를 입은 지역가입자 세대에 한해 피해조사 또는 확인자료를 각 시·군·구로부터 재공받아 피해정도에 따라 보험료의 30~50%를 경감해주는 방법이다.

기간은 물적·인적 피해 중 한가지 피해만 있는 경우 3개월이며 동시에 피해가 발생하면 최대 6개월까지 보험료 경감조치가 들어간다.

지난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원유 유출 사고로 주민들의 생계에 피해가 막대할 것을 예상한 정부는 ‘특별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다.

따라서 태안군의 주민들은 국가가 정한 법령에 따라 건강보험료 경감조치를 함께 받을 수 있게 됐지만 문제는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실제 혜택을 받은 주민은 아무도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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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감조치가 이토록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주관부처인 복지부 보험정책과 관계자는 "태안사고는 삼성과 주민들 사이의 민사소송이 걸려있기 때문에 행정기관에서도 관여하기 어려워 피해규모에 대한 조사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피해조사의 결과는 보상규모와 직결된 사항이기 때문에 확실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확정되기 어렵다는 말이다.

또한 이 관계자는 "재난지역같은 경우 몇 개월 지연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재난이 지나간 후에 세부사항을 건강보험공단에 알려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대책없던 정부, 주민반발로 7개월만에 시행

하지만 태안군의 주민과 군청 관계자들의 말은 달랐다. 복지부의 건보료 경감 고시내용이 자연재해로만 국한돼 있어 태안사고는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태안군청 유류피해대책지원과 관계자는 "사람이 직접 다치거나 배의 파손, 어장의 파손을 기준으로 경감조치가 들어가기 때문에 경감조치를 받을 수 없었다"며 "지자체와의 업무 협조가 힘들어 늦어졌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고 실효성이 없는 고시를 가지고 피해국민을 구제해 주겠다고 나선 정부가 문제였다"고 비난했다.

결국 태안주민과 군청 직원이 직접 나서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에 고시 개정 건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권익위 관계자가 직접 태안군을 방문해 이를 받아들여 복지부에 개정하라고 시정권고한 것이 4~5월경. 복지부는 두세달 소요 된 6월 중순경에 고시개정을 내렸다.

태안군청 유류피해대책지원과 관계자는 "태안주민이 건보료 경감조치가 안됐다고 찾아오지 않았으면 이렇게 시정권고 들어가지도 못했을 거다"며 "현실적으로 아무런 대책도 없이 경감조치를 약속했던 정부에 놀랐다"고 비판했다.

주민들의 노력 덕에 이뤄진 건보료 경감조치는 이달 7월분에 지난 12~2월달 3개월분에 한해 소급적용되며 대상자는 생계안전자금지원을 받았던 수산, 관광업에 종사하는 주민들 위주로 행해진다.

복지부 관계자는 "태안은 물적 피해만 있기 때문에 3개월 경감이 최대"라며 "생계비지원을 받았던 주민들에 한해 경감조치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어렵게 얻은 건보료 경감조치, 실효성 떨어져

현재 태안주민들을 상대로 이뤄지고 있는 건강영향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주민들은 고위험 스트레스군에 포함돼 있으며 코, 목, 피부자극, 피로, 요통 등 증상호소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주민들의 85%가 생계곤란 등으로 자살 충동까지 느끼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절실하다.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 이희열 이장에 따르면 "주민들은 태안을 빨리 회복시키겠다는 욕심만 가지고 방재작업에 나섰지만 지금 감염증을 비롯해 후유증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태안군 만리포 이장은 "솔직히 사고가 난 직후 한달동안 통신회사에서 핸드폰 요금을 2만~5만원 정도 지원이 나온 것 빼고는 다른 특별한 지원조차 없었다"고 말해 홍보성 지원대책만 많았을 뿐 실제 태안주민에게 돌아간 것은 없었던 걸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피해주민들의 건강상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해 앞으로 더욱 병원 이용률이 늘것으로 예상, 장기적인 국가의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희열 이장은 "몸이 가려워서 병원에 가면 병명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벌레에 물리면 약처방이 정확하게 나타나지만 기름으로 인한 병명은 시내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을 먹어도 낫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병원에서도 병명을 알지 못하는 각종 질환이 태안주민들을 상대로 늘고 있어 앞으로 병원이용률이 더 늘어날 것이 뻔한데도, 정부는 최소한의 배려라 할 수 있는 건보료 경감조차 뒤늦게 시행해자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릴 수밖에 없는 상황.

단국대의대 예방학교실 하미나 교수는 "스페인의 경우 재난당한 주민들에게 미리 돈을 주고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와 맞서 좀 더 합리적인 보상금을 위해 싸우는데 우리나라는 최소한의 배려조차 없다"며 질책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범규 기자(bgk11@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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