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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내비게이션, 길 찾으려다 ‘황천길’ 간다
메디컬투데이 김보라 기자
입력일 : 2008-07-05 08: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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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과 판단력 등 교통사고 위험…제도 역시 사각지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단, 내비게이션은 갖고~"란 우스갯소리가 생길 만큼 운전자들에게 내비게이션(길도우미)은 필수품목이 된 지 오래다.
[메디컬투데이 김보라 기자]


국내 자가용 운전자 10명 중 1명이 내비게이션을 사용하고 있을 만큼 내비게이션에 대한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의존도는 상당히 높다. 이들은 주행 중 내비게이션의 지령을 따르기 위해 화면을 주기적으로 쳐다보거나 새로운 검색어를 입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운전 중 내비게이션에 신경을 쓰다보면 이에 집중한 나머지 운전자들이 각종 도로 상황을 판단하지 못하고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도 늦어져 교통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더욱이 이미 대중화 된 내비게이션 임에도 불구, 사용 현황 통계 등 기초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관계 당국이 ‘내비게이션 사용이 운전자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안이한 안전의식을 갖고 있어 관련 제도도 전무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운전자 집중력·판단력 '흔들'…교통사고 주범?

매일 다니는 귀갓길도 헷갈려 할 만큼 심각한 길치인 직장인 노성희씨(가명·27). 내비게이션을 구입한 후 길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어디든 떠날 수 있을 것처럼 마음이 가벼워졌다.

그러나 이 같은 안도감은 잠시, 복잡한 지형에서 내비게이션의 지령을 알아들을 수 없어 한참을 쳐다보다가 중앙선을 넘는 아찔한 상황을 경험한 후 노씨는 내비게이션 사용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

이처럼 운전 중 내비게이션에 의존해 길을 찾는 행위는 운전자의 시력을 빼앗고 한 손을 사용하게 하므로 주행 중 TV시청이나 휴대전화 사용보다 더욱 위험하다.

교통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주행 중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행위는 시·청각으로 정보를 인식해야 하기 때문에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운전자들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리고 주변 도로나 교통상황 등에 대한 정보 해석이 이뤄지지 않게 만들어 전반적인 운전자의 감각 오류 발생의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마다 최소 20만 건 이상씩 발생하고 있는 교통사고 가운데 49% 정도는 ▲주의력 저하 ▲불충분한 집중력 ▲주의교통상황의 해석오류 ▲무성의한 관찰 ▲거리와 속도 판단 오류 등에 따른 운전자의 감각오류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의 실험결과 운전 중 시각 분산은 ▲핸들각의 편차 ▲가속 페달 각도 ▲주행속도 등에서 정상 운전 때보다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실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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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업그레이드를 받지 않아 발생되는 소프트웨어의 이상으로 지도 정보가 엉망인 경우도 있어 더욱 위험하다.

내비게이션의 경우 최소 2~3개월에 한번씩 업그레이드를 통해 지도에 대한 정보 정정과 프로그램 패치 등을 거쳐야 하지만 소비자들은 복잡한 절차 탓에 업그레이드를 적극적으로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업그레이드를 소홀히 할 경우 내비게이션은 가끔 바다로 들어가라거나 막힌 길로 계속 가라는 둥의 황당한 지령을 내리기도 해 운전자들을 위험천만한 상황에 처하게 만들기도 한다.

◇내비게이션 관련 제도 없다?

이미 대중화된 내비게이션, 위에서 말한 것처럼 주행 중 사용시 교통사고를 유발할 위험이 크지만 현재 내비게이션 사용과 관련한 데이터 작성이나 제도 마련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교통안전연구원 관계자는 “운전자의 안전을 크게 위협할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이에 대한 기초조사가 없어 다른 비슷한 상황에 대한 조사를 통해 위험성을 유추해 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내비게이션의 안전성을 알리는 정보는 많지만 위험성을 알리는 정보는 없어 데이터 개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내비게이션은 속도감지카메라 위치를 알려주는 경고음 기능이나 TV기능을 포함 할 수 없다는 규제 조항만 있을 뿐, 내비게이션과 관련한 제도는 별도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

경찰청 관계자은 “내비게이션 하나하나 제한하다보면 자동차 안에서 움직이는 것 자체를 제한시켜야 한다”며 “휴대전화는 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운전에 영향을 미치지만 내비게이션은 정보를 들어 판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속이 필요없을 것”이라고 말해 안이한 안전의식을 드러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행 중 휴대전화 사용과 TV시청은 규제하면서 그 둘의 기능을 모두 가진 내비게이션 사용에 대한 지침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주장.

전문가들은 “‘반드시 정지한 상태에서 내비게이션을 작동할 것’ 등의 사용 시 주의사항에 대해 사용자들에게 권고해야 하며 소비자들이 필수적으로 업그레이드 작업을 거칠 수 있도록 보다 편리한 방법을 강구하는 등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함께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업체 측에 책임을 묻는 방안을 만들어 업체 스스로가 운전자 안전을 먼저 생각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업체 측은 “현재 내비게이션을 켤 때 ‘운전 참고용’으로만 사용하라는 경고 문구를 내보내고 있으며 업그레이드 문제에 있어서도 주유소나 타이어 교체소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하고 있다”며 “안전성에 대한 문제는 업체와 정부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보라 기자(rememberbor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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