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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올 여름에도 '찜통지하철' 재현될까
메디컬투데이 김범규 기자
입력일 : 2008-04-25 1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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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환기시설 ‘틀었다, 껐다’ 반복, 승객들 숨통도 ‘트였다, 꺼졌다’ 반복?
여름철 냉난방 가동으로 인해 높아지는 전략소모량을 좀 더 줄여보고자 일부 지하철에서는 ‘피크전력제’라 해서 달리는 전철안의 에어컨안의 냉동기나 지하환기시설을 몇 분 가량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시민들과 전문의들이 우려하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김범규 기자]


일부 지하철에서는 벌써 시행하고 있는 곳이 있어 가뜩이나 지하철 실내 공기질 수준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하철 실내가 더워 시민들이 불편을 초래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에 앞서 ‘피크전력제’ 도입으로 인해 지하 공기질이 더 악화되지 않을까 불안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과연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건강을 담보로 하는 피크전력제를 모든 지하철이 도입하게 될 경우 승객들의 ‘숨통’ 권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

◇ 환기시설 제어 ‘1년 평균 전기료’ 낮춘다

‘피크전력제’란 한국전력에서 1년간 산업용 전력 기본요금을 산정할 때 전체 평균치를 측정해서 전기세를 산정하지 않고 최고 수치로 올라간 시점을 기점으로 해서 1년간 기본요금을 산정하기 때문에 가장 높은 전기료를 쓸 수 밖에 없는 여름철의 전기료를 줄여 기본요금을 절감해 보자는 취지에서 도입하게 된 제도다.

기본요금을 전체적으로 낮추는 방안은 총 2가지 시스템을 가동시키는 방법이 있는데 첫 번째는 5~6분마다 움직이는 전철이 어느 순간 동시에 움직이게 되는 시점을 막아서 차례차례 나눠서 움직이게 하는 방법과 또 하나는 에어컨의 냉동기를 몇분씩 돌아가면서 끄거나 지하환기시설을 몇분씩 돌아가면서 끄는 방안이 있다.

문제는 두 번째 방안. 최근 환경부와 국토해양부가 대중교통수단 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지하철 오염도가 버스, 열차의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나 ‘석면지하철’, ‘저질 공기철’이라는 수식어가 난무하는 가운데 이런 제도까지 시행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지하철 공기 수준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

서울도시철도 홍보팀 관계자는 “남한산성같이 자연풍에 의해 좋은 공기환경일때는 환풍기를 돌릴 이유가 없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집에서도 바깥공기가 좋은데 누가 인공적인 환풍기를 돌리겠는가”라며 오히려 반문한다.

사실 지하철은 외부 공기가 좋든 안좋든 외부와 단절된 채로 계속 달리고 있고 때에 따라서는 창문조차 열리지 않는 지하철도 많다. 그리고 지하철을 가정과 비교하며 외부공기에 따라서 환풍기를 제어한다면 마음놓고 숨을 쉴 권리가 박탈당하는 쪽은 승객이며 그 승객중에 호흡기쪽으로 민감한 사람이 있을 경우는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농후하는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 서울도시철도, ‘객실 환경기준 없다’

게다가 같은 지하철 공사내에서도 각 부서별로 피크전략제 시행과정이나 특성이 저마다 다르고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이 없어 지하철 특성상 ‘알아서’ 운행이 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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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철도 기술총괄팀 관계자에 따르면 환기시설을 종일 꺼두는게 아니라 한전약관에서 15분단위로 시간단위를 규정해 놓았기 때문에 15분을 기점으로 몇분간은 틀고 몇분간은 꺼둔다는 설명이다.

반면 환경관리팀 관계자는 환기시설은 계속 켜두고 에어컨의 냉동기쪽만 두 대중에 한 대를 덜 돌린다고 말한다. 차가운 공기를 만드는 냉동기는 한시적으로 꺼두면 그동안 차가워져 있는 공기는 훈풍기를 통해서 공급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하철의 특성상 냉동기를 끄면 돌아가는 팬까지 연동이 돼서 함께 꺼지는 경우가 있고 개별적으로 냉동기와 팬을 제어할 수 있는 곳도 있어 차의 특성에 따라서 그 환경이 달라진다.

무엇보다 지하철의 특성에 따라서 환기시설이 꺼지는 차가 있고 냉동기가 꺼지는 차가 있는 등 객차마다 엇갈린 의견을 보이고 있고 실제로 환경관리팀 관계자도 “사실 객실쪽은 환경기준이 따로 마련된 것이 없다”며 “객차의 특성에 맞게 운행되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만약 안내방송이 나간 후 승객들이 불편함을 문자메시지로 호소하면 곧바로 다시 환기시설이나 에어컨을 가동한다고는 하지만 도시철도노동조합 사례조사 발표를 보면 환기시설의 재가동 시간은 10~100초의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각 변전소에 담당하는 환풍기는 15개뿐이라서 순차적으로 복귀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승객들이 붐비는 시간에는 10분단위로 수시로 ‘피크전력제’가 발령되기 때문에 이것은 곧 환풍기가 멈춘거나 마찬가지라는 게 조합 측의 설명이다.

냉방기도 재가동이 가능한 시간은 40분으로 이것 역시 재가동할 시간도 없이 계속 발령되는 ‘피크전력제’로 인해 거의 멈춰있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서울도시철도는 민원사항을 문자메시지로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는데 접수된 민원 40건 중 승차환경이 24건으로 50% 이상이 출·퇴근 시간대 불쾌함이나 답답함을 호소한 사례가 가장 많다.

물론 지하철은 실내 온도를 18~28도로 잡고 있어 18도 아래면 온풍기를, 28도 이상이면 냉방기를 가동시킨다. 그러나 사람들마다 체감온도가 다 다를뿐 아니라 실내 온도 기준치 외에 전기료 절감을 목적으로 에어컨을 인위적으로 제어하고 더 나아가서는 실내환기시설까지 제어하고 나서는 것은 승객들의 숨 쉴 권리를 박탈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

◇ 시민들 ‘숨통권리’ 이용해 대통령 표창상 받은 지하철?

서울도시철도는 지난해 ‘피크전력제’ 사용으로 에너지 절감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상과 전 직원에게 성과급이 돌아가는 ‘쾌거’를 이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메트로도 올해 안으로 ‘피크전력제’를 사용할 예정에 있고 현재 노사간에 합의점을 찾고 있는 상태다.

서울메트로 노조측에 의하면 작년에 이미 노사합의를 통해서 석면이나 라돈, 지하오염을 경감시키기 위해 지하환기시설은 24시간 가동한다는 합의를 맺었는데도 불구하고 ‘피크전력제’를 도입하는 것은 엄연한 노사합의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서울메트로 홍보팀 관계자는 “승객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시행할 계획”이라며 “지하철은 시민의 안전을 무시하면 존재가치가 없다”는 말로 시민들의 불안을 불식시키고 있다.

사실 서울도시철도가 지난해 대통령표창상까지 받으면서 ‘피크전력제’를 시행하다 보니 무리가 가는 경향이 있는데다 서울메트로는 그 승객수가 서울도시철도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많기 때문에 조합과 환기시설에 대한 내용은 꼭 합의를 하고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노사간의 합의내용은 환기시설을 승객들이 미치지 않는 범위안에서만 시행할 경우 겨우 전력소모량의 1/10밖에 효과를 못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범위안쪽이라도 합의를 하자는 사측과 근로자의 건강과 시민의 건강을 위해 ‘피크전력제’를 전면 백지화 하라는 조합측의 의견이 맞서고 있는 상태다.

◇ 환기시설 꺼두면 지하철 공기수준은 어디까지?

현재 시행되고 있는 ‘피크전력제’를 보면 총 공기순환도에 비해 2/3 수준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에 시민건강상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창원대 환경공학과 김태형 교수는 “현재 수준이 1이면 피크전략제를 시행할 경우 2/3수준으로 공기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략 1.5배 공기수준이 나빠진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전기료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은 환기시스템 제어말고도 분명 있다”며 “지하철은 시민의 건강을 챙길 의무가 있다”고 반박한다.

을지대병원 산업의학과 김수영 교수에 따르면 인위적으로 실내환기시설을 제어하면 실내에 남아있는 먼지들이 동차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많고 꺼졌다, 켜졌다 하는 흐름에 의해 먼지가 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고 계속 가라앉을 가능성이 많다고 의견을 제시한다.

이에 순천향대학교 가정의학과 홍성호 교수는 “흐르지 않는 공기로 인해 지하철내에 있는 미세먼지나 중금속 등의 여러 물질들로 인해 천식과 호흡기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노약자나 어린이에게는 치명적이다”라고 우려한다.  
메디컬투데이 김범규 기자(bgk11@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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