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의료대응 전략, 국민과 환자 중심으로 재편돼야"

김민준 / 기사승인 : 2021-09-27 09: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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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국민인식 조사 결과' 발표 코로나19와 불안한 동거 피할 수 없다면 일상회복의 구체적 전망과 정책 비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코로나19 토착화 전망에 따른 의료대응 전략 수립의 근거를 마련하고, 공공보건의료 서비스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추적하기 위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1550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8월 18일부터 23일까지 6일간 진행됐다.

우선 개인 및 가족의 건강차원에서 코로나19 감염 우려 정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1.0%(매우걱정 34.7%, 어느정도걱정 56.2%)가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된다’고 하였고, 이는 계층과 연령별로도 큰 차이가 없었다.

이는 이미 2년 가까운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코로나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사회 전 부문에 만연해 있고 ‘코로나19와 같은 신종감염병이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91.5%) 이라는 전망과 함께 국민들에게 신종감염병은 지속적인 사회적 부담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국민들은 ‘코로나19는 백신을 맞으면 어느 정도 이겨낼 수 있는 또 다른 독감이다’는 문항에 과반수(54.2%)가 동의를 표시, 불안한 동거를 위한 적극적인 해법 또한 모색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피해에 있어 63.7%의 국민은 ‘중증으로 치닫는 등 건강상 우려’를 최우선으로 꼽았고, 다음으로 ‘생계 중단 등 경제적 피해’(22.6%) ‘사회적 낙인과 고립’(13.6%) 순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농/임/어업과 자영업, 학생 군이 가진 경제적 피해에 대한 우려 정도가 일반작업/사무기술/가정주부 등 타 직업군에 비해 크게 높았다.

특히 설문 참가자 중 코로나19 확진을 직접 경험한 29명 응답자의 경우 건강상 우려(64.8%) 경제적 피해(10.6%)보다 사회적 낙인과 고립에 따른 피해(24.6%) 호소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더해 육체적·정신적으로 고립된 치료과정, 가족·지인에 대한 추적조사와 격리조치 등 확진과 치료과정에서 직접 경험한 심리적 충격과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년째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정신적 불안과 우울의 경험 여부에 대해서는 전 국민 세가자제 명 중 2명이 ‘경험있다’(67.1%)고 응답했고, 성별로는 여성의 경험 비율(74.8%)이 남성(59.7%)보다 크게 높았다.

또한 우울과 불안의 이유에 대한 설문에서 ‘감염확산’이나 ‘신체적 활동의 제한’보다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막연함’(42.8%)으로부터 오는 정신적 고통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공중보건위기 상황에서의 국민소통이 확진자 발생 규모 등 단순한 상황 중계에 그치거나 경각심을 자극하기 위한 공포감 조성으로 이어져서는 안 되며, 국민 정신건강 차원에서 투명한 정보 공개, 명확한 대응 일정과 로드맵 제시 등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험 조사 결과 이례적으로 ‘가짜뉴스와 정보 만연으로 인한 불안’ 경험이 55.0%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가짜뉴스와 정보과잉에 따른 불안 경험은 20대 젊은층에서 62.9%로 타 연령대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만연한 사회적 불안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최근 ‘위드코로나-바이러스와의 공존’의 맥락에서 ‘코로나19의 종식은 불가능하고 독감처럼 계속 백신을 맞고 관리해야 한다’에 89.6% 절대 다수가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19와의 ‘불안한 동거’상황을 주체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방역전략의 단계적 전환에 있어 핵심적인 재택치료(증세가 심할 경우 병원치료)(73.3%), 고위험군 중심의 방역과 의료대응(62.6%), 등교교육 필요성(60.6%) 등에도 적극적인 동의를 표시했는데, 그 비중은 실제 코로나19 확진을 경험한 그룹에서 더욱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방역단계 완화에 대한 동의 비율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42.5%)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하고 과격한 전환이 아닌 과학적 근거에 따른 충분한 사전조치와 준비의 선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응답자들은 분명히 했다.

코로나19 대응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국가적 위상 변화 정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들은 부정적 평가(21.9%)의 두 배가 넘는 수치로 ‘긍정적으로 변화했다’(53.3%)고 응답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백신관련 정책평가에서 백신확보에는 다소 부정적 입장(잘못하고 있다 46.0%)을 표시했지만 접종사업(잘하고 있다 38.9%)을 통해 일정 부분 만회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환자치료(65.9%) 등 의료대응에서는 비교적 후한 점수를 주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코로나 치료경험자들(29명) 만의 의료대응 평가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58.6%(17명)만 잘 치료받고 있다고 평가하여 일반 응답자의 기대와 실제 치료경험 간 간극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국립중앙의료원은 확진 및 진료 경험 환자들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연구를 통해 실제 의료대응에 대한 구체적이고 엄정한 평가를 진행하여 감염병 의료 대응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더욱 높여갈 예정이다.

코로나19로부터 일상의 회복과 ‘정상화’에 대한 인식은 마스크 벗기(30.6%)에서부터 문화생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준이 제시됐지만, 이 모든 항목에서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상화라 할 수 없다는 비율도 상당(27.8%)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해야 할 코로나19 이후 정책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서는 ‘감염병 대응 의료기관의 인력과 자원 확충, 체계 강화’에 대한 필요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94.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자영업자 등 방역정책에 따른 손실평가, 보상의 현실화’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도 86.1%에 달해, 부족한 사회 의료안전망을 강화해 개인에게 전가된 코로나19 사회적 비용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는 의견을 표시했다.

코로나19 이후 국민들의 의료인에 대한 인식이나 의료공공성 강화에 대한 인식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염병 대응에 있어 공공의료기관이 총동원되는 과정에서 국공립의료기관에 대한 인식 향상(77.6%)은 물론이고 공공의료기관 확충에 대한 필요(82.3%)에 대한 인식도 높아졌지만, 코로나 대응과정에서 전체 보건의료인에 대한 인식향상(84.1%) 및 국민건강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책임에 대한 인식이 획기적으로 향상(87.1%)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공공성 강화에 대한 인식 확산과 함께 국립중앙의료원의 국가 보건의료체계 운용의 역할에 대한 기대도 확대돼 국가중앙병원-국가책임의료체계의 중심기관(59.9%)으로 응답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삼성의 7000억 기부와 함께 세계최고 수준의 감염병 전문병원을 목표로 건립 추진 중에 있는 중앙감염병병원에 대해서도 절대 다수(90.9%)의 응답자가 ‘필요하다’고 답해 감염병 대응 국가 인프라 구축에 대한 기대를 보여주었다.

아울러 중앙감염병병원이 세계 최고의 감염병전문병원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을 중복으로 응답받은 결과, 판데믹에 대응하는 체계를 위해서는 국소적인 병상 규모 확대보다는 ‘감염병 전문인력 교육기능’(56.7%)이나 ‘국가 감염병 의료대응 체계의 지휘’(40.5%) 기능, ‘백신・치료제 개발 등 연구 역량’(36.5%) 확충 순으로 힘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인식조사 결과는 코로나 판데믹 2년동안 감염병 대응에 있어 국민들의 인식과 기대가 임기응변식의 단기적 대응 수준을 넘어 장기적이고 수준 높은 국가대응 체제를 어떻게 갖출 것인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국립중앙의료원 정기현 원장은 “이번 인식조사 결과를 토대로 바이러스와 공존하며 살아가는 국가 의료대응 전략은 국민과 환자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kmj633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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