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우울증ㆍPTSD 진료받은 소방공무원 80% 증가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09-26 13: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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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코드 정신과 상담 4배 증가…56명은 극단적 선택
병원 진료로 이어지지 않은 ‘숨겨진 환자’도 많아
▲ 2016~2020년 소방공무원 특정상병코드별 진료 인원 현황 (자료= 이은주 의원실 제공)

최근 5년 새 우울증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병원 진료를 받은 소방공무원이 79% 증가했다. 또한 약물 처방은 받지 않고 정신건강의학과 외래상담을 받은 소방공무원은 4배 가까이 늘었으며 이 사이 56명의 소방관이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등졌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 의뢰해 2016~2020년 소방청과 소속기관(중앙소방학교, 중앙119구조본부, 국립소방연구원), 시도소방본부 및 소방서에서 근무하는 소방공무원들의 특정상병코드별 진료 인원을 분석한 결과를 26일 공개했다.

소방공무원들의 마음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우울증(F32·F33), PTSD(F431), 보건일반상담(Z719) 등 3개 특정상병코드로 최근 5년간 병원을 찾은 인원을 추출했다. Z코드는 정신과에서 약물 처방을 받지 않지 않고 상담이나 건강관리 등 보건서비스를 받을 때 쓰는 코드다.

분석 결과 5년 새 우울증을 앓고 있는 소방공무원은 2배 가까이 늘었다. 2016년 364명에서 2017년 415명, 2018년 509명, 2019년 658명, 2020년 650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PTSD 증세로 병원을 찾은 소방공무원도 2016년 37명에서 2017년 43명, 2018년 49명, 2019년 53명, 2020년 67명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보건일반상담을 받은 소방공무원은 2016년 54명에서 2017년 136명으로 2배 이상 껑충 뛴 이후 지난해까지 계속 백여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은주 의원실에서 특정상병코드별 진료 인원을 분석한 결과와 소방청이 실시한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설문조사 결과 간 간극이 상당히 크다는 것.

소방청이 제출한 ‘2016~2020년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5년간 우울증과 PTSD를 호소한 소방공무원은 각각 1만527명, 1만744명이다.

하지만 이들이 실제 진료로 이어진 경우는 5년간 우울증 2596명, PTSD 249명으로 그 수가 매우 적다. 우울증이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 소방공무원이 75%가 넘고 PTSD 증세가 있어도 진료를 받지 않는 소방공무원이 98%에 육박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 ‘숨겨진 환자’가 많다는 것은 매우 우려되는 지점이다.

소방공무원들의 정신건강이 취약해지는 동안 자살을 선택한 이들도 꾸준히 늘어났다. 소방청이 제출한 ‘자살 소방공무원 현황’에 따르면 2016년 6명, 2017년 15명, 2018년 9명, 2019년 14명, 2020년 12명의 소방공무원이 세상을 등졌다. 올해 들어서는 불과 9개월 만에 12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소방청이 추정한 자살 원인은 신변비관이 18명으로 가장 많았고 가정불화(14명), 직무스트레스(6명), 우울증(5명), 채무(5명), PTSD(1명) 순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19명이나 됐다.

이은주 의원은 “충격적인 현장 노출 등 각종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소방공무원들은 우울증이나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에 노출되기 쉽지만 아직까지 ‘정신력이 약하다’는 식의 낙인효과로 인해 병을 드러내고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은 채 홀로 고통을 견디는 소방공무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소방청도 이들이 두려움이 없이 전문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소방공무원들의 마음건강 증진을 위해 보다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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