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홍조·흥분·우울…갱년기의 징후

김준수 / 기사승인 : 2021-09-24 10: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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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어느 해보다 힘들었다. 더위를 참을 수 없었고 땀도 너무 많이 흘렸다. 여느 때와 달리 짜증과 우울 등 감정 변화도 심했거니와 손 하나 까닥하기도 싫었다. 소화도 잘 되지 않아 입맛도 잃었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갱년기증후군은 아닐까? 일상적인 불안, 흥분, 우울 등과 같은 신경성 증세들과 신체 변화들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 것일까?

◇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변화

갱년기는 폐경과 함께 찾아오는 노년기로의 이행이다. 보통 45세에서 55세에 해당하는데, 생식기관인 난소 기능이 저하되면서 여성호르몬의 분비량이 급격히 감소하게 돼 나타날 수 있다. 자율신경의 균형이 깨지면서 불안이나 우울, 무기력 등의 감정 변화가 심해지기도 하고 안면홍조, 식은땀, 심계항진 등과 같은 증세를 겪기도 한다. 노화의 과정으로 여러 신체 변화를 겪기도 한다. 이렇듯 다양한 심리적, 신체적 변화가 찾아오지만 개인차가 많기 때문에 누구는 갱년기를 가볍게, 누구는 매우 힘들게 넘기기도 한다.

원주 좋은마음정신건강의학과 권의정 원장은 “폐경기는 어느 한 순간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월경주기나 기간, 양이 불규칙하다가 서서히 월경주기가 길어지면서 어느새 1년 이상 월경을 하지 않는 시기가 온다. 이때 바로 ‘완경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면서 “갱년기증후군은 완경에 이르는 동안 혹은 완경 이후 나타나는 다양한 신체적, 심리적 변화를 말하는데 이를 건강하고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갱년기에 느낄 수 있는 증상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 우선 피로감을 자주 느끼고 체력이 저하됐음을 실감하게 된다.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안면홍조, 갑자기 화가 치솟아 오르는 발작성 흥분도 잦다. 덥다가 춥다가 어느 순간 땀이 많이 나기도 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심계항진이 나타나기도 한다. 현기증, 이명 같은 증세도 있으며 관절통이나 근육통을 겪기도 한다.

식욕부진이나 소화장애는 물론 불안이나 짜증, 자신감 저하를 동반한 우울감도 찾아올 수 있다. 건망증이 심해지기도 하고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 역시 흔하다. 여성호르몬의 분비 저하로 골량이 급격하게 감소해 나타나는 골다공증, 소변 조절이 자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는 요실금, 질 점막의 세균 감염에 의한 질염 등도 갱년기에 흔히 겪는 신체 증상이다.

권의정 원장은 “이런 증세들 모두 여성호르몬의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불규칙한 생활습관, 스트레스,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흡연, 항암 치료, 가족력 등에 의해서 갱년기의 신체 변화나 정신 변화가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갱년기 우울증,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까

폐경과 함께 갱년기가 찾아오면 당사자는 쉽게 우울 모드에 빠지기 쉽다. 호르몬의 불균형이 큰 이유겠지만, 폐경 이후 여성으로서 느끼는 상실감, 무력감, 가족들의 무관심 역시 큰 이유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가족은 물론 본인 스스로도 ‘갱년기 탓이겠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등으로 무시해버리곤 한다.

▲권의정 원장 (사진=좋은마음정신건강의학과 제공)

권 원장은 “갱년기 우울증은 갱년기라는 특정 시기를 벗어나면 언제든 벗어날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갱년기 우울증 역시 여느 우울증 증세와 다르지 않다. 연구학자들은 갱년기 우울증이 대개 9~18개월 정도 지속되며 저절로 없어지는 경향이 있지만, 이 기간 동안 당사자를 충분히 비참하고 암울한 상태로 몰아갈 수 있다고 본다. 초조감, 강한 불안감, 건강 염려증이 동반되며 자살 위험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지 않으며 좀 더 건강한 여생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안면홍조, 가슴 두근거림, 잦은 흥분, 식은땀, 불면, 식욕저하, 무기력 등과 같은 다양한 갱년기증후군을 겪고 있다면 우선 일상생활에서 활력을 찾기 위해 노력해 보는 것이 좋다. 적절한 운동이나 취미 활동, 지인 만남, 건강한 식생활로 갱년기 증상을 완화해본다. 간혹 여성호르몬 성분이 많다는 건강기능식품을 임의로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제품의 안정성이나 효능에 대한 검증이 확실치 않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문제는 갱년기 우울증이다. 갱년기에는 노부모님의 죽음이나 지인들의 투병생활, 자녀들의 독립, 가족 내에서의 소외, 사회적 성취에서의 상실감 등이 겹쳐질 수 있는 시기이다. 갱년기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자신을 우울하게 하고 무기력하게 하며,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많을 수 있다.

권 원장은 “만약 생활의 변화만으로 역부족인데다 불면, 무기력, 우울, 불안감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가 심각하다면 늦기 전에 병원을 찾아 상담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전문의의 평가에 따라 호르몬 요법을 사용할 수도 있고, 우울증 정도에 따라 항우울증, 항불안제와 같은 약물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다행히 치료 예후가 좋으며, 다른 우울증에 비해 재발이 드물기 때문에 좀 더 안정적인 갱년기를 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중년 이후 여성들이 흔히 겪는 증상이기 때문에 갱년기증후군을 무조건 참으며 넘겨서는 안 된다. 갱년기를 보낸 이후에도 우리는 30~40년 이상 남은 삶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보내야 한다. 갱년기는 인생의 과정일 뿐이며 이 시기를 현명하게 지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메디컬투데이 김준수 (junsoo@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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