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ㆍ성묘시 쓰쓰가무시 등 가을철 감염병 주의하세요

이대현 / 기사승인 : 2021-09-10 12:3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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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여름을 뒤로 하고 추석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해마다 이맘때는 추석을 맞아 조상님의 묘를 찾아 벌초를 하고 성묘를 한다. 여름 내내 웃자란 잔디를 정리하고, 잡초를 뽑으며, 묘 주위에 뜬금없이 삐져나온 잡목도 정리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뜻 발걸음을 옮기기 어렵다. 설사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한다고 해도 일가친척이 모두 모이는 건 부담이 따름에 따라 그동안 일가친척이 함께 모여 하던 벌초를 가족 단위로 줄이거나 대행업체에 맡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꼭 벌초나 성묘가 아니더라도 이맘때 야외활동을 하게 되면 조심해야 할 질환이 있다. 쓰쓰가무시병, 유행성 출혈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렙토스피라증 등 가을철 감염병이다.

김시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매년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9~11월에는 진드기나 설치류 등을 통한 감염병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면서 “이 시기 야외에서 벌초나 등산, 작업을 할 때는 긴소매나 긴 바지, 작업화 등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야외활동 후 2주 이내에 고열이나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쓰쓰가무시병은 얕은 풀밭에 서식하는 털진드기에 기생하는 오리엔티아 쓰쓰가무시(Orientia tsutsugamushi)균이 원인이다.

쓰쓰가무시병의 잠복기는 보통 1~3주다. 외부 활동 1~3주 후 갑자기 오한이나 40℃ 가까운 고열, 두통 등이 나타나고, 이어 기침, 구토, 근육통, 복통, 인후염이 동반되며 발진과 진드기에 물린 부위에 까만 괴사 딱지(eschar)가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진드기에 물린지도 모른 채 생활하다가 증상 발생 뒤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쓰쓰가무시병은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하고 대부분 2주 이내에 호전된다. 하지만 진단이 지연되거나 일부의 경우 폐렴, 급성 신부전, 뇌수막염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사망률이 30~60%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은 2009년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감염병으로 SFTS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일본에서만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

아직까지 특별한 치료제나 예방백신은 없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병이다. 치사율이 10~30%로 높은 편이다.

SFTS는 참진드기의 일종인 작은소피참진드기가 매개체로 추정되는데, 제한적이지만 환자의 체액과 혈액에 노출되는 과정에서 2차 감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2013년 36명의 환자가 처음 보고된 이후 2016년 165명, 2019년 223명이 발생했다.

증상은 보통 4~15일의 잠복기를 거쳐 38~40℃에 이르는 고열, 혈소판 감소, 구토, 백혈구 감소 등이 동반된다. 중증의 경우 근육 떨림, 혼동, 혼수 등 신경계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건강한 사람은 가볍게 앓거나 자연 치유되는 경우도 많다.

김시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진드기 흡혈 시 무리하게 떼어내면 진드기의 일부가 피부에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며 “야외활동 후 발열 등 증상이 있는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시현 교수 (사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제공)


유행성 출혈열은 신장의 염증과 급성 출혈을 유발해 ‘신증후군 출혈열’로 불리기도 한다. 원인은 한타바이러스다. 들쥐의 72~90%를 차지하는 등줄쥐 등 설치류의 타액, 소변, 분변 등이 건조되면서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증상은 평균 2~3주의 잠복기를 거친 후 몸살이나 장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일반적인 몸살이나 장염과 달리 피부 홍조, 점상 출혈, 결막 충혈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서 발열기, 저혈압기, 핍뇨기(소변량 감소), 이뇨기(소변량 증가), 회복기 등 5단계의 임상 경과를 보인다.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치사율은 2~7%로 알려진다.

다행히 유행성 출혈열은 백신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1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면 95% 이상 항체가 생성된다.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된 쥐 등 설치류나 소, 돼지, 개 등의 소변 등에 노출돼 발생하는 렙토스피라증도 주의해야 한다. 렙토스피라증은 주로 9~11월에 발생하고 고열, 근육통, 두통, 설사, 발진, 결막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을철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진드기나 들쥐 등이 있는 풀숲 등에서의 야외활동을 최소화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야외활동을 하게 된다면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야외 작업을 할 경우에는 일상복이 아닌 작업복을 구분해 입는 것이 좋다.

소매와 바지 끝은 단단히 여미고 토시와 장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풀밭에 앉을 때는 돗자리를 사용하고 사용한 돗자리는 씻어 햇볕에 말린다. 풀밭에 옷을 벗어놓거나 눕지 않도록 하고 용변을 보는 일도 삼가야 한다.

아울러 야외활동 후에는 입었던 옷을 즉시 털고 반드시 세탁한다. 집에 돌아온 후에는 바로 샤워나 목욕을 하고 머리카락이나 귀 주변, 팔 아래, 허리,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에 진드기가 붙어 있지 않은지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김시현 교수는 “풀밭이나 밭 등에서 야외활동 후 일정 기간 지난 뒤 갑작스러운 고열과 함께 구토, 설사, 복통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가을철 감염병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고려해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와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며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의 경우 감염 시 사망률이 높아지는 만큼 야외활동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이대현 (dleogus101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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