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불면증에는 이유가 있다

김준수 / 기사승인 : 2021-08-20 16: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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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탓만 하기엔 불면증이 꽤 오래 지속되고 있다. 열대야(熱帶夜)란 무더운 여름, 최저 기온이 25℃ 이하로 떨어지지 않아 잠들기 어려운 밤을 말한다. 만약 열대야가 지속될 때 불면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수면 환경부터 개선해본다. 쾌적한 환경에서도 불면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만성 불면증에 또 다른 이유는 없는지 점검해보자.

◇ 삶의 질 저하시키는 수면장애 ‘불면증’

불면증은 평소 잠자는 시간이나 습관이 불규칙한 사람에게 생기며, 환경 변화와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증상이 악화된다. 불면증을 지나치게 걱정해도 신경계가 긴장해 불면증이 지속되고 심해질 수 있다. 여행으로 인한 시차, 새로운 직장(일), 이사, 입원 등으로 규칙적인 생활 리듬이 바뀌어도 일시적인 불면증을 겪는데, 이런 불면증은 며칠이 지나 적응 되면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만성화된 오래된 불면증이다.

원주 좋은마음정신건강의학과 권의정 원장은 “불면증은 수면장애 중 하나로 잠들기가 어려운 입면장애와 자는 도중 자꾸 깨거나 너무 일찍 잠에서 깨는 수면유지장애가 있다. 불면증으로 충분한 수면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낮 동안 졸음, 피로, 의욕 상실 등이 생길 수 있고, 이런 상태가 더 오래 지속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게 된다. 만약 1개월 이상 불면증을 겪고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불안감·우울 등이 만성 불면증의 숨은 원인?

불면증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대표적으로 환경 변화나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꼽을 수 있는데, 환경 변화는 시간이 흐르면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지만 심리적 스트레스는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더 큰 정신적, 정서적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만성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면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경우, 불안장애 또는 우울증이 있는 경우, 신체적 질환이나 통증이 있는 경우, 특정 약물을 오래 복용하는 경우 등이 많다.

권의정 원장은 “우울증은 만성 불면증을 불러오기도 하지만, 불면증 때문에 우울증이 오기도 한다. 오랜 불면증은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강박증 등 정신적 문제와도 관련이 깊기 때문에 불면증을 자신이 예민한 탓으로 여겨 방치해서는 안된다. 또 실제로는 불면이 아닌데 불면으로 생각하는 신경증으로서의 불면증도 있다. 이런 경우 늘 수면 부족을 호소한다. 자율신경이나 내분비 이상으로 만성 불면증을 겪기도 한다. 반드시 전문의의 상담과 검사를 통해 그 원인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노년기 불면증, 노화 과정으로 떠넘겨서는 곤란

특히 노년기에 접어들면 오랜 불면증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나이 들면 잠이 없어진다’는 말로 만성 불면증을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만 65세 이상의 노인 3명 중 1명은 노인 불면증을 겪고 있다. 우선 노년기가 되면 하루 생활주기의 생체 리듬이 달라진다. 수면과 각성 리듬이 크게 변하기 때문에 수면 효율도 크게 떨어진다. 예전에는 깊은 잠을 100만큼 잤다면 노년기에는 80~85 정도밖에 못 잔다. 자는 도중 깨거나 너무 일찍 깨는 일도 많다. 게다가 사회적 활동이 줄어들다 보니 낮잠을 자는 횟수가 늘어나 밤에는 수면장애를 겪을 수 있다.

▲권의정 원장 (사진=좋은마음정신건강의학과 제공)

권 원장은 “노년기에는 배우자 사별, 자녀와의 불화, 경제적 곤란, 지병 악화, 노화로 인한 무력감, 고독감 등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거나 우울증을 앓기도 한다. 또 퇴행성 질환, 만성질환으로 잦은 통증을 겪거나 약물을 복용하는 일이 많다. 이런 상황은 불면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데 노인들은 오랜 불면증을 노화 탓으로 여겨 방치하거나 임의로 수면제 등을 과다 복용하는 등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오기도 한다”면서 “특히 수면 부족으로 낮 동안 낙상 등의 안전사고, 잦은 졸음, 인지 장애, 섬망 등 2차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원인 진단과 치료가 더욱 신중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오랜 불면증 치료, 원인 질환 해결이 중요

지속적이고 오래 가는 만성 불면증은 또 다른 정신 질환을 불러오거나 신체적 손상,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삶의 질도 떨어진다.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잦은 업무 실수, 빈번한 사고 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고, 면역이 떨어져 만성 질환을 악화시킨다. 넘어지고 부딪히고 떨어지는 등 각종 안전사고로 신체 손상이 이어질 수도 있다. 불면증을 겪고 있을 때 반드시 전문의의 상담과 진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다.

권의정 원장은 “불면증 진단을 위한 여러 검사 중 불안장애, 우울증 등 이면의 정신적 문제가 원인으로 지목된다면 우선적으로 항불안제, 항우울제를 복용, 불면증을 개선할 수 있다. 불면증의 원인을 면밀히 따져 원인 질환부터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며, 별다른 정신적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인지행동 치료 후 수면제 복용을 점차적으로 시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지행동 치료에는 수면제한요법, 자극조절기법, 이완훈련 등 다양한 치료적 접근이 있으며, 이러한 시도 후에도 불면증이 개선되지 않을 때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수면제와 같은 약물을 소량, 단기적으로 복용할 수 있다. 수면제는 약물 종류에 따라 어지럼증, 낮 졸음, 섬망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알코올이나 다른 약물 등에 의해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신중하게, 원칙대로 복용해야 한다.

메디컬투데이 김준수 (junsoo@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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