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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양압기' 건보 축소 8개월…재정 효율성 제고에 불편함은 환자 몫
처방기간 축소로 인한 불편함 호소 목소리 커져
“순응도 높은 환자에까지 3개월 일괄 적용이 문제”
목록보기 프린트 확대축소 입력일 : 2021-08-05 07:12:47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

수면 양압기 건강보험 급여기준 강화가 이뤄진 지 8개월이 지났다. 특히 처방기간이 기존 6개월에서 3개월로 축소됨에 따라 병원을 자주 찾아야 하는 환자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양압기의 3개월 건강보험 적용기간을 종전 6개월로 늘려주시기를 청원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2019년 5월부터 양압기를 처방받아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 청원인은 “보건복지부는 2020년 12월 요양비 보험지급 및 방법을 개정해 처방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면서 생업으로 인해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람에게도 일괄 3개월을 적용해 사용을 포기하는 환자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양압기 처방을 받은 환자는 평생을 사용해야 하는데 잘 사용하고 있는 환자가 단순 사용량을 확인하기 위해 3개월에 한 번씩 매번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양압기 보험급여 관련 재개정을 촉구했다.

양압기는 수면무호흡증 치료에 쓰이는 의료기기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잘 때 일시적으로 호흡이 멎는 증상으로 몸에 산소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만들며 고혈압, 당뇨병, 부정맥, 뇌졸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2018년 7월 1일부터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화가 되면서 수면다원검사비용 57~72만원 중 환자 본인 부담은 11~15만원 정도로 낮아졌고 양압기 구입비는 200~250만원에서 월임대료 1만8000원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같은 건강보험 적용 이후 수면다원검사 후 양압기 처방을 받는 환자가 대폭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급여 인정기준과 본인부담률(20%)이 낮아 양압기 사용 필요성은 낮으나 순응 실패율이 높은 경증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유입으로 급여의 실효성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판단해 급여 제한에 나섰다.

일부 증상에 대해 무호흡·저호흡지수(AHI) 최저 기준을 5에서 10으로 상향했으며 기존 20%의 본인부담금을 순응기간 중 50%, 순응기간 후 20%로 변경했다.

또한 치료 대상에 직전 처방기간 동안의 하루 평균 기기 사용시간이 2시간 이상인 경우로 한정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특히 처방전으로 요양비를 받을 수 있는 처방기간을 기존 180일에서 90일로 줄였다. 이번 청원에 따르면 환자들은 바로 이 축소된 처방기간에 재처방을 위해 의료기관을 자주 찾아야 하는 부분에서 불편함을 느낀 것.

이러한 지적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나왔다. 지난 6월 대한신경과학회는 “6개월에 한 번씩 병원을 방문하던 환자들은 ‘왜 갑자기 병원을 두 배 자주 방문하고 진료비를 두 배 지불해야 하느냐’는 불만과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을 줄여야 하는 시기에 더욱 이해를 못 하겠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현장의 상황을 전했다.

학회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처방기간 단축과 관련해 당시 전문 학회 교수들은 건강보험공단과 전문 학회들의 사전 회의에서 “처방기간이 산소 발생기·인공호흡기는 1년인 것과 달리 양압기는 3개월로 너무 짧아 환자들의 불편과 비현실적인 조건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시 공단도 1년 동안 양압기를 잘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게는 6개월 처방을 가능하게 하겠다고 답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실상은 건보공단이 프로그램이 복잡해진다는 것을 이유로 전문 학회와 상의 없이 양압기 처방기간을 3개월로 줄여버린 것이라며 학회는 “전문가와 의료소비자의 입장을 무시하는 행정 편의적인 처사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학회는 “수면무호흡증은 고혈압, 당뇨, 뇌졸중, 치매, 심장질환의 발생 위험률을 크게 높이고, 수면 중 돌연사의 흔한 원인인 만큼 더 많은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이 양압기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오히려 국민 건강을 수호하고 장기적으로 보험 재정을 절약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현장의 불편과 불만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대한이비인후과학회 수면위원회 이승훈 위원장은(고대 안산병원) 급여기준 강화 개정이 시행 반년이 넘어가는 현 시점이 개선점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기라고 제언했다.

이승훈 위원장은 “분명 양압기 치료에 있어 밀접한 의사의 처방 아래 기기 사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중요하다”면서도 “다만 일괄적으로 3개월로 단축되다 보니 잘 쓰던 환자들 입장에서 편의에 대한 불만이 생기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양압기는 안경과 같이 평생 지속적으로 사용해야한다”며 “일괄적으로 적용하기 보다는 1년 이상 순응도가 좋은 환자들에 한해 의사 재량에 따라 3개월에서 보다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순응도가 좋은 분들에 한해서 순응기간 중 3개월, 순응기간 후 6개월의 개정 이전의 틀로 적용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2년에 걸친 보험급여 기간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문제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정부는 지난해 12월 일부 개선을 한 것으로 순응도 등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개정 반년이 지난 시점에서 단계적으로 보완점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또한 양압기 처방기간 조정뿐만 아니라 학회 차원에서 제안한 바 있는 양압기 치료 교육‧상담료 및 처방료 신설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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