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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코로나19에 시달리는 보건의료 노동자들…56% “노동 여건 나빠졌다”
목록보기 프린트 확대축소 입력일 : 2021-08-03 09:49:28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코로나블루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DB)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코로나블루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은 부족하고, 노동조건은 더 나빠졌다.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은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가 수행한 '코로나19에 대한 보건의료노동자들의 평가와 대안' 실태조사를 3일 발표했다.

먼저 코로나19는 전체 국민들의 생활을 뒤흔들어 놓고 있는 만큼 보건의료 노동자 역시 전체 응답자의 78.7%가 자신의 일상생활이 나빠졌다고 답했다. 뒤이어 심리상태 역시 70.6%가 나빠졌다고 응답했다. 감염병 재난에 따른 사회적·정신적 불안은 이들 노동자들에게 더 심각하게 작용되었다고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조사한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상태’에서는 40.7%가 코로나 블루를 경험했다고 응답했고, 올해 3월 경기연구원의 조사에서는 55.5%가 ‘코로나19로 인해 불안·우울하다’고 답한 것에 비해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더 심각한 코로나 블루를 견뎌내야 했다.

특히 매년 정기조사에서 만성적인 인력부족과 직무소진(번아웃)이 높게 관측되고 있는 이들 노동자들은 평소에도 일상적인 육체적 소진과 감정노동을 버티며 의료현장을 지켜왔음에도 장기간 이어진 감염병 재난사태에 극도로 높아진 심리적 긴장 상태가 더욱 심각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코로나19가 개인으로서의 본인(의 업무)에 미치는 유해영향에 대한 인식도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감염성 질환에 대한 우려’는 90%에 가까운 수준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코로나19 이후 ‘사고성 질환’과 ‘정신 질환’에 대한 우려도 60%가 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소음성 질환과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우려는 37%~47%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넘는 55.7%가 코로나로 인한 노동 여건이 나빠졌다고 답하기도 했다. 역시 매년 80%가 넘는 정기조사 참가자들이 평소 고질적인 인력 부족을 느끼고 그로 인해 노동강도가 강해지고 있다고 호소해 온 만큼 코로나로 인한 노동조건이 나빠졌다는 응답은 매우 당연스런 결과이다.

코로나19를 전담한 병원의 노동자가 50.5%가 노동여건이 나빠졌다고 응답한 것에 비해, 일부 병동이나 일반 병원에서 확진자 진료에 참여한 응답자가 약간 더 높은 각 57.7%, 57.8%로 노동여건이 더 나빠졌다고 응답해 약간의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정부·지자체의 코로나19 대응 평가와 소속 기관의 코로나19 대응평가에서도 방역에 해당하는 항목에 비해 지속적인 코로나19 진료역량을 유지하는 인력 등 노동조건 항목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낮게 나타났다.

정부·지자체의 코로나19 대응을 평가에서 방역·백신·진료체계 항목은 평균 60~65%의 긍정비율(매우 잘했음+조금잘했음)을 보였으나 인력지원은 전담병원과 비전담병원 구분 없이 긍정비율이 크게 떨어져 평균 44.5%의 긍정비율에 그쳤다.

이는 소속 기관에 대한 평가에서도 같은 양상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상황에서의 적정인력 운영’ 항목에서 평균 39.2%의 매우 낮은 긍정비율을 보였으며, ‘노동자 건강권 보호’ 항목에서는 평균 47.3%, ‘고용·휴가·휴직 사용 등 노동권 보호’ 항목에서는 평균 50.5%의 긍정비율을 보였다.

전담병원에 비해 비전담병원의 인력 등 노동조건 평가가 모두 떨어지기도 했다. ‘코로나19에 상황에서의 적정인력 운영’ 항목에서 전담병원의 긍정비율은 44.8% 였는데 반해 비전담병원은 약 38%의 긍정비율로 떨어졌다. 역시 ‘노동자 건강권 보호’ 측면에서는 전담병원의 55.3%에 비해 비전담병원은 약 45%로 10%의 차이로 더욱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지자체 코로나19 대응 평가에서는 전담병원과 비전담병원(일반병원의 전담병동운영 또는 확진자 진료참여) 소속의 노동자들이 평가는 갈렸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방역과 백신, 진료체계 평가에서 60% 이상이 긍정 비율을 보였으나, 방역의 경우 전담병원은 70.9%가 긍적적 평가를 한 반면 비전담병원 소속 노동자들은 63%에 그쳤다.

백신에 대한 평가에서도 전담병원 소속 노동자들은 69.6%의 긍정비율이나 비전담병원 소속 노동자들은 60%에 미치지 못하는 긍정 평가를 보였다.

이는 코로나 대응에 모든 체계를 개편해 투입한 전담병원에 비해 보통의 병원 현장이 더 혼란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전담병원의 경우 일반 환자소개와 전담병상 확보, 인력이 긴급히 재배치 되는 과정에서 비교적 초기의 혼란이 있었던 것에 비해, 비전담병원은 원내 확진자 발생과 코호트 격리, 추후 민간병원의 전단병동 참여 등 관련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지속된 체계의 변화와 지침의 변동이 있었다. 그때마다 현장의 노동자들에게도 이슈에 따른 유연성이 강한 대응이 요구되어 지곤했다.

소속기관에 대한 평가에서 ▲보호구 지급 ▲매뉴얼 구비 등 사전 준비 ▲투명한 정보공개와 소통 ▲확진자 관리·조치의 역량에서 전담병원과 비전담병원의 평가에 차이가 있었다.

예방대응 항목인 ‘보호구 지급’에서는 전담병원이 75%의 긍정비율을 보인 반면 비전담병원은 약 66%의 긍정비율을 보인데 그쳤고, ‘매뉴얼 구비 등 사전 준비’에서도 전담병원이 70.2%의 긍정평가였던데 반해 비전담병원은 약 60%의 긍정비율을 보였다.

사후대응 항목인 ‘원내 확진자의 투명한 정보공개와 소통’에서도 전담병원은 67.5%의 긍정비율을 보인데 반해 비전담병원은 약 60%의 긍정비율을 보였고, ‘확진자 발생시 관리·조치 역량’에서도 전담병원은 70.7%, 비전담병원은 약 62%의 긍정비율을 보였다. 이처럼 정부·지자체 평가와 소속기관 평가 결과는 반복적인 감염병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고도로 훈련되고 준비된 감염병전문병원의 설립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또한 보건의료노조는 2021년 보건의료산업 산별중앙교섭에서 ‘감염병·의료재난 발생 시 긴급 대응팀을 구성·가동하며, 노조의 참여를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초기 정부·지자체의 대응 매뉴얼이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각 의료기관의 현장에서도 긴급히 대응팀이 꾸려지면서도 노동조합은 참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

대응 관련 내부 지침에 따른 설명과 정보를 얻지 못한 현장 노동자들은 매우 혼란한 상황이었고 그런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던 노동조합 역시 관련 정보를 얻지 못해 현장 대응력을 더욱 끌어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메르스·사스를 겪으며 쌓인 경험으로 초기 보건의료노조는 현장 실태조사를 긴급히 진행하여 정부 대응 절차를 검토하여 보강을 요구하기도 했다. 재난상황에서 노동조합은 가장 현장에 가까운 유일한 공적 조직이다.

2021년 정기 실태조사 중 코로나19 전담병원 소속 조합원은 8624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20%였다. 그러나 이번 조사를 통해 꼭 코로나19 전담병원이 아니더라도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보통의 사회적 거리두기보다 훨씬 더 높은 개인 생활의 제한과 감염에 대한 높은 압박과 부담을 짊어지고 왔음을 알 수 있었다.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 현장의 턱없이 부족한 인력상황도 나아질 줄 모르고 있다. 다음에도 똑같은 감염병 재난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이들 보건의료 노동자의 육체와 정신을 재물로 삼아 우리 사회공동체를 유지할 수는 없다. 가장 최선의 방역과 진료체계 구축은 충분한 인력의 확보에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kmj633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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