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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요양병원 '환자분류' 논란…충돌하는 암환자 치료권 vs 진료비 적정 청구
10월 건강보험 기획 현지조사…요양병원 입원환자 청구실태 조사
政 “진료비 적정 청구를 위한 환자분류군 청구 등 실태파악 필요”
암환자권익협의회 “암환자 특성 맞는 환자분류체계 제정 필요”
목록보기 프린트 확대축소 입력일 : 2021-07-30 07:36:14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

올해 10월 정부는 요양병원 입원환자 청구실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요양병원의 진료비 적정 청구 유도를 위해 실태파악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그러나 지난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행한 입원 적정성평가를 통해 수많은 암환자들은 요양병원에서 쫓겨나는 경험을 했다. 그날의 악몽을 지울 수 없는 암 환자들은 코앞으로 다가온 올해 하반기 건강보험 기획 현지조사를 앞두고 똑같은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0일 올해 하반기 건강보험 기획 현지조사 항목으로 ‘요양병원 입원환자 청구실태 조사’를 10월경 실시한다고 밝혔다. 기획 현지조사는 건강보험 제도 운영상 개선이 필요한 분야 또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분야에 대해 실시하는 현지조사다.

앞서 복지부는 2019년 인구 고령화 추세에 발맞춰 요양병원과 병상 수, 진료비가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입원 필요성이 낮은 환자들의 장기입원과 같은 문제점을 개선한다는 취지에서 요양병원 수가체계 개편을 시행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요양병원이 본래의 중장기 입원 의료기관으로서 기능을 적절히 수행하게 한다는 방침이었다.

구체적으로 기존 ▲의료최고도 ▲의료고도 ▲의료중도 ▲문제행동군 ▲인지장애군 ▲의료경도 ▲신체기능저하군 등 기존 7개 분류체계에서 가장 밑 단계인 3개 군을 입원이 필요없는 ‘선택입원군’으로 통합했다.

이에 개편된 5단계는 ▲의료최고도 ▲의료고도 ▲의료중도 ▲의료경도 ▲선택입원군이 됐다.

이와 관련해 복지부는 “2019년 수가체계 개편 이후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요양병원 진료비 적정 청구 유도를 위해 요양병원 현황 및 환자분류군 상향 청구 여부 등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고 이번 기획 현지조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복지부의 이번 기획 현지조사 발표에 앞서 지난달 15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는 ‘요양병원 환자분류표에 대한 암 환자의 요구’라는 입장문을 통해 암 환자 특성에 맞는 환자분류표를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먼저 2018년 심평원이 요양병원에 있던 암 환자들의 입원 적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요양급여를 통삭감해 하루아침에 많은 암 환자들이 병원 밖으로 내몰리는 상황이 발생했었음을 환기했다.

협의회는 “당시 보건당국에 노인 요양병원의 환자분류표로 암 환자를 평가해 입원의 적정성을 논의하는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이미 암 환자 특성에 맞는 적절한 요양기관을 만들거나 여의치 않다면 적어도 암 환자 특성에 따른 환자분류표를 별도로 요구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복지부는 2019년 요양병원의 치료적 병원 기능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기존 7단계의 가장 밑 단계인 3개 군을 묶어 입원이 필요 없는 ‘선택입원군’하나로 통합했다는 설명이다.

협의회는 “당시 복지부는 기존 ‘신체저하군’ 중 암성 통증을 겪는 환자들은 통증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 ‘의료중도’에 해당되게 해 암 환자가 요양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줬다고 발표했다”며 이에 대해 “어떻게 암성 통증을 동반한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한 암 환자만이 의학적 의미의 입원이 가능한 환자인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입원의 적정성에 대한 전문가나 관련 당사자인 요양병원 의사와 암 환자들과 함께 논의하고 합의하는 과정은 생략됐다는 주장이다.

이어 협의회는 “복지부는 한발 더 나아가 지난해 8월 심평원을 통해 ‘매일 암성 통증을 동반한 마약성 진통제인 ‘주사제’를 투여받는 경우에 한하며 경구제나 패치제로 조절이 가능한 경우는 외래 통원치료가 가능하므로 입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침내용을 구체화했다”고 토로했다.

또한 협의회는 “암 환자는 대부분 대학병원에서 마약성 진통제 처방 시 경구용이나 패치용으로 처방을 받고 있다”며 “어떤 근거로 암 환자들에게 매일 암성 통증을 동반한 마약성 진통제를 정맥 주사로 맞아야만 입원이 가능하다고 하는 환자의 치료권을 박탈하는 제도와 지침을 만들었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협의회는 정부를 향해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암 환자 특성에 맞는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요양병원에 노인들만 입원하는 것이 아니라 만성질환자와 암환자가 입원하고 있는 현실을 인지하고 있다면 당연히 암환자 특성에 맞는 환자분류표를 만들어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보건당국의 당면과제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 나아가 현재의 요양병원의 의료 시스템으로는 암환자의 의료서비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면 적절한 치료가 보장되고 그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암 재활병원의 시범사업을 추진해 줄 것을 보건당국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암 환자들의 목소리는 끝내 제대로 전해지지 못한 듯하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김성주 대표는 “복지부에서는 전혀 연락이 없었다”며 “또한 수차례 입장을 물어보려고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안 되고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8년도에 복지부 관계자와 만나 설명하고 이야기를 전달했음에도 이런 결론을 내린 복지부의 태도를 우리는 결코 수용할 수도 없고 납득할 수도 없다”며 “협의회는 이 문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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