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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환경질환 잡자’ 친환경차 경쟁, 한국만 역주행?
메디컬투데이 김태형 기자
입력일 : 2008-01-28 08: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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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만 '대형·고급', 친환경차 기술력도 뒤져
[메디컬투데이 김태형 기자]

세계 자동차 회사들은 일명 ‘악마의 눈물’로 불리는 석유와의 작별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27일 끝난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모터쇼) 기간 동안 ‘석유 의존에서 석유 프리로(Go from gas-friendly to gas-free)’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여전히 전세계 교통에너지의 96%가 석유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를 벗어나기 위한 자동차회사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당장은 날로 엄격해지고 있는 각국의 환경규제 때문이지만 장기적으로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데다 자동차가 내뿜는 각종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등으로 확산되는 환경질환을 막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실제로 아토피나 천식 등 환경성질환 발생률이 교통량이나 도로면적, 주차장 비율 등 자동차 이용이 높은 지역일수록 높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환경정의 부설 환경정의연구소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토피·천식 발병률은 1위 중구(아토피 31.8%, 천식 36.1%)와 2위 종로구(아토피 13.8%, 천식 15.8%), 3위 강남구(아토피 11.0%, 천식 12.0%) 등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간선도로에서 300m 이내의 초등학교 비율과 거의 일치했다.

환경정의 다음지킴이본부 김미선 국장은 “교통량의 경우 아토피와 천식 발생률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처럼 환경질환과 자동차 배기가스와의 관계가 속속 밝혀지고,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동차 회사들의 친환경차 개발 속도는 턱없이 더디다는 점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수송팀장은 “환경과 에너지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세계 자동차업체들도 하이브리드카, 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상대적으로 현대 기아 등 국산차의 경우 세계적 기술수준에는 아직 못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 거세지는 환경규제, 대응책 고심 차업계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움직임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13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발리 로드맵’이 채택됐다. 2012년 이후부터는 선진국뿐 아니라 개도국까지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해야 한다는 선언으로 한국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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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강력한 환경정책을 펴 온 EU는 2012년부터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을 ㎞당 130g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기준을 한국차가 맞추려면 지금보다 30~40%는 줄여야 한다. 우리 정부도 2012년부터 지금보다 15%가량 강화된 연비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한 자동차 회사들의 움직임은 크게 두 갈래다. 새로운 방식의 친환경차를 개발하는 방법과 기존 가솔린·디젤 방식을 업그레이드 해 각종 배기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이고 연비를 높이는 것이다. 당연히 세간의 주목은 친환경차에 쏠린다.

자동차 회사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일명 ‘물로 가는 차’, 즉 수소연료전지차다. 물에서 수소를 분해해 이를 원료로 쓰는 방식이다. 하지만 워낙 수소를 얻는 기술이 까다롭고 아직까지 상용화되기에는 너무 비싼데다 별도의 수소주유소를 설치해야 하는 등 갈 길이 멀다. 상용화까지는 최소 10~15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당장 눈 앞에 잡히는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카다. 가솔린 또는 디젤엔진에다 별도로 전기모터를 달아 저속에서는 전기로, 고속에서는 기름(가솔린·디젤)으로 가는 방식이다. 이미 일본 도요타가 1997년에 세계 최초로 ‘프리우스’를 상용화했다. 벌써 100만대 이상 팔렸다.

국내에도 도요타 렉서스의 ‘RX400h’와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가 판매 중이다. 하이브리드카 시장 규모는 2010년쯤 100만~15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친환경차의 또다른 모델은 ‘플렉스 퓨얼’(가솔린과 에탄올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차량)이다. 미국 부시 대통령이 전폭적인 지지를 하고 있는 분야로 전세계적으로 600만대의 플렉스 퓨얼 차량 중 250만대가 미국 GM 브랜드다.

현재는 사탕수수와 옥수수에서 추출한 에탄올과 석유를 일정비율(예를 들면 에탄올 80%+휘발유 20%)로 섞은 연료를 쓰는 자동차를 말한다. 지금은 천연 사탕수수와 옥수수에서 에탄올을 추출해 세계 곡물가격을 올린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GM은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옥수수 대신 폐타이어와 나뭇조각 같은 폐기물에서 에탄올을 추출하는 기술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휴대폰처럼 전기로 충전한 뒤 가는 ‘플로그 인 하이브리드카’도 주목받고 있다.

◇ 역주행 현대차? "친환경차 기술력 35% 수준"

이처럼 유럽과 미국, 그리고 일본을 중심으로 강화되고 있는 친환경차 개발 전쟁은 자동차업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친환경차 개발로 얻어지는 환경질환의 장기적인 감소 외에도 상대적으로 뒤쳐진 국내 자동차들의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다는 것.

전광민 연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앞으로 세계 자동차 업계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등 친환경차 경쟁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가 진정한 글로벌 톱 브랜드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이같은 규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산차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차의 경우 세계적인 자동차업체들에 비해 친환경차 기술은 꽤 뒤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산업자원부가 인수위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친환경차 기술력은 세계 1위와 비교했을 때 35% 가까이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해외와 달리 고급차·대형차 경쟁에 한창이다. 현대차가 4년간 5000억원을 투입했다는 고급 세단 ‘제네시스’(배기량 국내 3.8L, 수출 4.6L)를 비롯해 전 세계 동급(배기량 3L) SUV 디젤엔진 중 최고 수준의 250마력을 자랑하는 기아차 ‘모하비’ 등이 대표적이다. 르노삼성차의 ‘SM7 뉴 아트’, 쌍용차 ‘체어맨W’, GM대우의 ‘L4X’ 등도 가세할 태세다.

특히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의 신차 경쟁과 달리 제네시스 등 대형·고급차 전시에 주력해 엇박자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각 모터쇼마다 테마를 두는데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경우 현대차가 북미시장에 프리미엄급 차를 첫 선보이는 자리였던 만큼 제네시스를 메인에 배치했을 뿐 친환경차 경쟁에서 현대차가 후진하고 있다거나 뒤졌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기술 수준은 현재 연료전지차(SUV, 버스), 하이브리드 전기차는 실용화에 비교적 가까이 다가섰다는 평가다.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자체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차량 ‘아이블루’를 선보이기도 했다. 2004년 클릭 50대를 시작으로 베르나,프라이드 등의 하이브리드카를 환경부 등 정부 기관에 3000대 이상 공급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아반떼 LPG 하이브리드카’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일본이나 미국 업체들이 가솔린이나 디젤을 접목한 하이브리드카를 개발한데 비해 액화석유가스(LPG)를 이용해 특화전략을 펴겠다는 것.

하지만 가격경쟁력과 기술 국산화는 풀어야 할 숙제다. 양산체제를 갖추지 못해 소량생산에 머물고 있는데다, 상당수의 핵심부품을 일본 등 외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항구 팀장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미국에선 작년부터 6기통 엔진이 안팔리고 4기통이 잘 팔리고 있다”면서 “현대차의 고급화 전략이 얼마나 세계적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쯤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김태형 기자(kth@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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