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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환자 의견·요구 반영은 커녕 무시되는 '환자중심 연구사업' 문제 없나?
환자단체 "환자가 제안한 연구 주제 중 선정된 건도 2년간 고작 1건"
목록보기 프린트 확대축소 입력일 : 2021-04-02 07:45:46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

정부가 환자의 요구·관점·가치를 반영해 환자에게 최적의 의료성과를 제공한다는 취지 하에 2019년부터 매년 230억원씩 8년 동안 총 1840억원의 국고를 투입해 의료기술의 효과성을 밝혀내는 공익적 임상연구를 지원하는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환자중심 연구사업’이 정작 사업 취지와 다르게 환자의 요구·의견·관점 등이 반영되지 않고 있으며, 국민과 환자도 무시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최근 “최대 5년간 총 25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연구비가 지원되는 ‘환자중심 연구사업’이 ‘환자중심연구사업단’에 의해 현재 비환자중심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연합회는 “연구와 관련해 비전문가인 국민·환자가 연구주제를 제안할 수 있도록 국민·환자 눈높이에 맞춘 설명 콘텐츠 제작·홍보와 시민단체·소비자단체·환자단체 회원들이 연구주제를 제안하도록 유도하는 노력 모두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예시로 “재난지원금 홈페이지는 영상 1개만 봐도 재난지원금을 어떻게 신청해야 하는지 절차 등을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있는 반면, 사업단은 연구자를 대상으로 하는 영상은 있지만 비전문가들인 국민·환자들을 위한 영상은 없으며, 연구 주제 제안도 일반적인 공고 양식이 전부”라고 현실을 소개했다.

이어 연합회는 “이로 인해 국민·환자들이 연구 주제를 제안·이해를 하지 못해 사업단이 국민·환자들로부터 연구주제를 제안받은 실적이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합회가 공개한 사업단이 국민·환자으로부터 연구주제를 제안받은 실적에 따르면 ▲2019년 9건 ▲2020년 50건이 전부였으며, 이중 최종 선정된 연구주제는 2020년 1건(연구자와 국민·환자 공통 제안 연구주제 포함 시 5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합회는 “2020년에 최종 선정된 1건마저도 환자중심연구사업단이 심의하는 과정에서 해당 연구 주제를 제안한 환우회의 확인도 없이 ‘공동연구를 수행해 온 특정 연구자 그룹이 있음’이라는 내용을 회의자료 등에 기재하는 일도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건은 사업단이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로부터 2020년도 국민·환자 대상 연구주제로 제안 받은 ‘1형 당뇨인들이 수집하고 있는 혈당 관련 데이터에 대한 연구’와 관련해 “공동연구를 수행해 온 특정 연구자 그룹이 있음”이라는 내용을 사실 확인 없이 ▲자문그룹 회의결과 ▲평가위원회 회의자료 ▲운영위원회 회의자료 등에 기재한 사건이다.

연합회는 “이는 사업단 평가·운영위원에게 공동연구를 수행해 온 특정 환자단체·연구자 그룹이최대 2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기 위해 결탁해 ‘이해상충’ 행위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갖도록 하기에 충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사업단은 “2019년도 ‘환자중심연구사업’ RFP(제안요청서)가 좁은 범위로 나간 경우가 많았고, 이로 인해 연구자가 특정된다는 문제점을 지적받았기 때문에 공정성 시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자들 간에 특정화될 수 있다는 의미로 명시했을 뿐 특정 환자단체와 특정 연구자 그룹 간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환우회는 “특정 연구자 그룹에게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협조를 한 적은 있지만, 이를 대가로 금전적 보상을 받은 적도, 공동연구자나 논문의 공동 저자로 등록된 적도 전혀 없다”고 강조하며 “사업단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에 화가 많이 난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 “사업단에 ‘공동연구를 수행해 온 특정 연구자 그룹이 있음’ 문구를 사실 확인 없이 기재한 것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었으나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환우회는 “사업단 사무국장으로부터 해당 사건과 관련된 부분 회의록을 공유받고, 해당 사건에 대해 입장 등을 문자를 주고받으며 확인한 결과, 사업단 사무국장 등은 해당 사건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사업단 사무국장에게 전체 회의록을 요구했더니 사무국장으로부터 ‘어떠한 사유로 전체 회의록 공유는 안 된다’는 등의 안내가 아닌 복지부에 문의조차 하지 않고 ‘전체 회의록을 공유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황당한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환우회는 사업단 사무국장으로부터 환우회가 “어떤 과정을 거치든 연구 주제가 선정되기만 하는 것 아니냐”는 고성과 막말을 들었으며, “환자를 무시하는 것 같아 ‘올해 사업단에 제안한 연구 제안서 3건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니 ‘워크숍 참석비 15만원 못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와 사업단에 ‘참석비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라고 말했다.

환우회는 사업단이 국민·환자가 제안한 연구 주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등 선정된 연구 주제 진행 과정에도 문제가 많다고 꼬집었다.

환우회는 “사업단이 최종 선정한 연구 주제는 우리가 최초로 제시했던 안과 전혀 다르게 나갔으며, 연구 제안·계획서를 만드는 1년 동안 의료진의 의견만 듣고 정하는 바람에 해당 연구 주제를 수행할 연구팀이 연구 자체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실정”이라고 한탄했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이 사업단으로부터 ‘환우회와 같이 연구를 진행하라’는 언질을 받았으나 정작 환우회에서 모은 데이터에 대해 사업단이 ‘해당 데이터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지 않은 의료기기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이므로 효과성을 입증하는 연구 데이터로 사용할 수 없다’는 가이드라인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우회는 “환자들이 모은 ▲혈당 ▲인슐린 주입 ▲운동 ▲식이 등에 대한 자료 대비 혈당에 대해서만 분석됐으며 연구 대상자 등도 적지만, 연구 진행을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 자료라도 이용하려 했으나 건보공단으로부터 ‘연구용으로 수집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공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즉, 연구팀이 사업단에서 통과된 연구 주제를 가지고 연구를 하려 했으나 연구에 활용할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길이 모두 막혀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환우회는 “우리가 제안한 연구 주제가 1년간 전문가들의 자문과 해당 연구 주제가 실제로 연구로 이어질 수 있는지 대해 타당성 분석을 거쳐 선정된 것으로 믿고 있었으나 선정된 연구팀과 회의를 해보니 실제로는 연구 자체가 진행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팀 내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 담당 교수가 연구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센을 환우회에 요청했던 것과 달리 사업단은 해당 데이터센에 대한 문의조차 없었던 사실에 ‘환자중심 연구사업’이 얼마나 엉터리로 진행되는지 대해 알 수 있었다”고 성토했다.

더불어 환우회는 “사업단이 공유해 준 회의록을 확인한 결과, 사업단이 연구 주제를 ‘헬스케어 어플리케이션 개발’로 인식해 ‘사업단의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언급이 발견되는 등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구제안서를 구체적으로 만드는 그룹회의도 우리 환우회가 항의를 해서야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사업단의 입장과 사실 등을 확인하기 위해 사업단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환자단체 RFP를 고도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워크숍과 과제개혁자문위원회를 신설해 진행 중이며, 국민·환자들의 연구 주제 제안 접근성 향상 및 눈높이에 맞는 컨텐츠 등을 제공하는 사이트가 이달 내로 개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업단으로부터 연구팀이 선정된 연구 주제를 진행하기에 활용 가능한 자료를 수집할 수 없다는 요청을 듣고, 건보공단 쪽으로 협조 요청을 보낸 상황”이라고 전했으며, “회의록 을 비롯해 사업 관련은 사업단에 문의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kmj633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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