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노화 타이머 제어하는 새로운 방법 발견했다

이재혁 / 기사승인 : 2021-02-19 20: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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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준호 교수 연구팀, 포유류 모델 최초 텔로미어 재구성 사례 보고 세포 노화 타이머로 불리는 ‘텔로미어’를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이 규명돼 항암 전략, 노화 지연 등에서 이로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이론적 기반이 마련됐다.

20일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이준호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아주대 생명과학과 박대찬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로 생쥐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포유류 염색체 말단의 텔로미어가 새롭게 재구성되는 구조를 발견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포유류 모델 최초로 일반적인 반복서열이 아닌 다른 구성을 가지는 형태로 텔로미어가 재구성된 사례를 보고했다. 이를 통해 인간 암세포에도 또다른 형태의 텔로미어가 존재할 가능성이 드러났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말단의 보호 구조를 지칭하며,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중요한 유전 정보를 대신해 사라지는 보호막 역할을 수행한다. 텔로미어 길이가 일정 수준 이하로 짧아지면 세포는 분열을 멈추는 세포 노화 상태로 들어가고, 이로 인해 텔로미어는 세포 분열의 타이머로도 불린다.

일반적인 체세포는 텔로미어를 유지할 수 있는 기전이 없지만, 활발히 분열하는 생식 세포나 줄기 세포는 ‘텔로머레이즈’라는 효소를 사용해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한다.

텔로머레이즈는 텔로미어 끝 부분에 단백질을 암호화하지 않는 특정 염기서열(포유류의 경우 TTAGGG)을 반복적으로 붙여 DNA 감소를 억제한다. 암세포 또한 대부분 텔로머레이즈를 이용해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하고 무한한 분열 능력을 가진다.

텔로미어 길이를 적절히 조절해 분열 수를 조절하면서 세포들이 정상적인 기능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세포 노화 및 개체 전체의 노화 과정에서 중요하며, 이 과정이 잘못되면 암이 발생될 수 있다.

한편 텔로머레이즈 효소를 활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세포 타이머를 제어하는 기전을 총칭해 대안적 텔로미어 유지기전(Alternative Lengthening of Telomeres, ALT)이라 부른다. ALT를 이용하는 세포의 경우, 텔로미어의 내용물이 일반적인 반복 서열과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암 세포 중에서도 텔로머레이즈 활성을 지니고 있지 않은 세포의 경우에는 ALT 기전을 이용해 자신의 텔로미어 타이머를 제어한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 ALT를 이용하는 암세포의 텔로미어는 텔로머레이즈를 사용하는 세포와 동일한 TTAGGG의 단순한 서열이 반복된다.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이나 쥐 모델에서는 TTAGGG 기반의 텔로미어만이 관찰돼 다른 생물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이 교수 연구팀은 최초로 포유류에서도 텔로미어가 TTAGGG 단순반복서열이 아닌 다른 서열로 재구성될 수 있음을 보였다.

텔로머레이즈가 불활성화된 생쥐 배아줄기 세포를 계속 배양하다 보면 텔로미어가 점차 짧아지고 분열이 느려지는 시기가 오는데, 아주 일부의 세포에서 ALT가 활성화되어 정상적인 분열 속도를 회복한 것을 관찰했다.

이때의 ALT 세포는 단순반복 서열이 아닌 독특한 서열이 증폭된 구조를 보였다. 생쥐 배아줄기 세포에서 발견된 이 새로운 서열을 ALT 텔로미어에서의 주형이라는 의미에서 mTALT (mouse template for ALT)라고 명명됐다.

연구방법에는 텔로미어 결손 과정, 세포 노화, ALT 활성, ALT 안정화 과정을 시간 순으로 프로파일링하기 위해 최신의 다양한 오믹스 기법(유전체, 전사체, 단일세포 전사체, 단백질체 분석)을 활용하였으며, 이 과정은 서울대학교 김종서 교수팀 및 아주대학교 박대찬 교수 팀과의 협업으로 진행됐다.

핵심적인 발견으로 HMGN1이라는 단백질이 ALT 세포의 안정적인 텔로미어 유지를 위해 기능하고 있음을 밝혔다. HMGN1은 ALT 텔로미어에 결합하여 텔로미어의 3차원적인 구조를 느슨하게 하고 텔로미어로부터 RNA가 생산되도록 유도했다. 텔로미어에서 생산된 RNA는 자신의 주형인 텔로미어 DNA와 상호작용함으로써 RNA-DNA 루프(R-loop)를 형성하는데, 이 루프는 텔로미어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한 신호가 됐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로 선형염색체의 끝 부분을 보호할 수 있는 기전이 텔로미어 반복 서열과 텔로머레이즈 효소라는 단순 공식이 아닐 수 있음을 규명했다” 며 “텔로미어라는 개념을 끝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기전으로 확장 정의하는데 기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2월 17일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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