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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가천대 길병원, 국내 최초 최대 8개과 폐동맥고혈압 다학제 진료 개시
목록보기 프린트 확대축소 입력일 : 2020-12-29 16:33:09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의료진 중 좌측에서 3번째) (사진=가천대길병원 제공)

[메디컬투데이 손수경 기자]

가천대 길병원 1층 폐동맥고혈압 다학제진료실에서 지난 17일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를 비롯해 각기 다른 진료과 교수 7명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를 시작, 30분정도 사전 회의가 끝나자 코디네이터의 도움으로 30대 여성이 폐동맥고혈압 다학제진료실에 들어왔다.

이 여성은 항상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서 지난 달 병원을 방문한 39살 김지나 씨(가명). 지난 진료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심장에 과부하가 걸려 숨이 차고, 이로 인해 ‘폐동맥고혈압’이 발생한 것으로 진단된 환자였다.

김 씨의 심장은 어렸을 때 막혔어야 할 혈관인 동맥관이 커져서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였다. 혈액이 심장 안의 동맥관을 거쳐 한 번 더 돌기 때문에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고, 혈전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상태였다.

심장이 갑자기 멈추는 심장 돌연사나 우심부전이라는 치명적인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태. 김 씨는 지난 방문에서 입원 후 우심도자검사를 통해 확진을 받자마자 곧바로 폐동맥고혈압 표적 치료제를 주사와 경구 2제 병용 요법으로 약물 치료를 받았다.

이번 다학제 진료는 기존 선천성 심장질환뿐 아니라 ‘폐동맥고혈압’에 대한 장기 치료 일정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의료진들은 김 씨에게 여전히 남아있는 동맥관을 막는 게 우선이지만, 한 번에 완전히 막을 때 자칫 우심실에 피로도가 가중돼 역효과가 우려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우선 동맥관 일부를 묶어 심장 부하를 서서히 줄이며 경과를 살펴보기로 했다.

동시에 의료진들은 폐동맥의 혈압을 낮추는 기구를 넣어 동맥관을 막는 2차 시술을 시행키로 했다.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의 원인이 된 선천성 심혈관질환을 1차적으로 외과적 밴드 수술 그리고 이후 2차 기구 시술을 통해 완치를 목표로 하고 있고, 각 단계 별 평가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두 어린아이의 엄마가 생명은 물론 건강한 삶과 행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를 포함한 다학제 진료를 통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 사라지지 않고 남은 동맥관을 세심하게 다루기 위해 소아심장학과 안경진 교수가 함께했다. 1차적 외과적 수술과 2차 기구 시술을 위해 흉부외과 최창휴 교수와 안 교수는 4일 후로 수술 일정을 잡았다. 김 씨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기에 한시도 지체할 수 없었다.

또 심한 불안감과 스트레스로 불면증을 호소하던 김 씨의 심신안정을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가 신경안정제를 처방했다.

국내 최초로 심장내과, 심장소아과, 호흡기내과, 류마티스내과, 흉부외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와 영상의학과 등 최대 8개 교수가 한자리에서 환자의 장기 치료 계획을 점검하고 진료하는 폐고혈압센터 다학제진료가 이렇게 이뤄졌다.

폐동맥고혈압은 온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폐에 혈액을 공급하는 수송로인 혈관이 막혀 발생한다. 폐동맥의 압력이 증가해 생기는 병이다. 폐동맥고혈압은 치료하지 않으면 생존기간이 2~3년 정도로 짧다. 하지만,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서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이 상당수이다.

폐동맥고혈압으로 진단된 환자들도 상당히 병이 진행된 후 발견돼 생존율이 낮다. 환자 대다수가 대부분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겪는다. 주로 40대 중반의 여성 환자에게 많이 발병한다.

이번 폐고혈압센터의 8개과 다학제 진료를 주도한 것은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이다.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가 많은 폐동맥고혈압 치료를 위해서는 반드시 다학제 진료가 필요하다는 결론에서였다. 폐동맥고혈압의 대표증상은 호흡곤란, 만성피로, 어지럼증 등 일반적인 증상이라 조기발견이 어렵다. 절반은 돌연사, 절반은 우심부전으로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인지도가 낮아 환자들은 선천성 심장기형, 류마티스질환 등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발견된다. 따라서 고연령, 성별 등은 따져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정욱진 교수는 “환자에게 완벽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임상과 전문의의 다학제 진료가 최선”이라며 “원인이 있는 경우 기저질환 혹은 폐동맥고혈압만 단독으로 치료할 수는 없고 동시에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폐동맥고혈압은 조기진단과 제대로 된 약물 병행요법 치료 시 생존율이 약 3~5배 정도 향상된다. 초기 스크리닝은 비교적 간단한 심장초음파로 가능하다.

흉부외과 최창휴 교수는 “기존 폐동맥고혈압 환자는 수일에 걸쳐 각기 다른 진료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했다. 이에 따라 치료 일정이 실시간으로 각 의료진에 공유되지 않아 치료에 혼선이 생기기도 했다”며 “앞으로 환자는 다학제 진료로 진료 편의와 생존율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과거 불치병으로 불리던 폐동맥고혈압은 강력한 병용 표적치료요법 등으로 생존율이 조금씩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환자 인식 개선 등은 풀어야할 과제이다.

정욱진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은 유전성이 강하다.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본인 스스로 혹은 가족들이 주의 깊게 살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고위험군인 40대 여성이 이유 없이 숨이 찬다면 심장초음파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교수는 대한폐고혈압연구회 차기 회장으로 선정돼 내년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정 교수는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위한 폐미리(폐동맥고혈압 미리 찾아 가족의 행복찾기)캠페인, 폐고혈압 환자의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를 위한 심층표현형 등록연구(PHOENIKS)를 질병관리청과 2018년부터 장기적으로 진행하는 등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생존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 교수는 미국, 유럽, 일본과 중국 등 해외에서 심부전과 폐동맥고혈압 관련 강의와 많은 연구를 발표했고, 126편의 논문, 7권의 저서와 5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손수경 기자(010tnrud@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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