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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간경변증 환자, 간암 발생률 1000배 높다
메디컬투데이 박수현 기자
입력일 : 2020-10-16 12: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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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투데이 박수현 기자]

간은 신체의 ‘에너지 관리 센터’로 불린다. 우리 몸의 기본 기능을 유지하고 외부의 해로운 물질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에서 흡수된 음식물을 적절히 변형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 여러 가지 영양소로 만들어 보관하는가 하면, 포도당이나 아미노산, 글리세린, 유산 등을 글리코겐이라는 다당류로 저장했다가 몸이 필요로 하는 물질로 가공해 온몸의 세포로 운반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또한 간은 우리 몸에서 필요한 많은 양의 단백질, 효소, 비타민이 장에서 합성될 수 있도록 담즙산을 만들고, 몸의 부종을 막아주는 알부민이나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프로트롬빈을 생성해 몸을 해독한다.

항체인 감마 글로불린을 만들어 혈액의 살균 작용을 통해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이 원활해지도록 돕는 것도 간의 역할이다.

하지만 간은 ‘침묵의 장기’다. 바이러스, 술, 지방, 약물 등의 공격을 받아 70~80%가 파괴돼도 위험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특히 B형 간염 환자와 술 소비량이 많은 우리나라는 간 질환 위험 국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간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렇게 중요한 장기인 간에 악성종양이 발생하는 것이 바로 ‘간암’이다. 간에 생기는 악성종양은 간세포암, 담관암, 전이성 간암 및 혈관육종 등이 있다. 보통 간암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간세포암을 지칭한다.

더욱이 간암은 국내에서 4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며, 사망률은 폐암 다음으로 국내 암 사망률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간암 환자는 2015년 6만6995명에서 지난해(2019년) 7만6487명으로 4년간 14.2% 증가했다.

국내 간 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은 B형 간염 바이러스다. 그 밖에 과도한 음주로 인한 간염과 C형 간염 바이러스, 심한 지방간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만성적인 간 손상이 발생하고 염증반응과 동반된 면역반응이 반복돼 간 섬유화가 진행되고 심한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 상태가 되면 간암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간암의 국내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대부분 B형 간염 바이러스 때문이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 비해 아직 국내 B형 간염 유병률이 높은 편에 속한다.

물론 1990년대 중반 이후 백신 접종으로 지금 젊은 층에서는 보유자 비율이 매우 낮지만 아직 40대 이후 중장년층과 노년층에서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음주에 관대한 사회 통념상 자주 그리고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분들이 많아 알코올성 간경변증도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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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간암 발생률이 높은 이유도 이렇듯 바이러스와 술 때문에 심한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을 앓는 국내 환자들이 많은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남순우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A형 간염은 그 자체만으로 간암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힘든데, 이는 보통 급성으로 발병해서 대부분 호전되고 만성으로 진행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존에 B형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거나 알코올성 간경변 환자는 간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간경변증 유무는 간암 발생률에 큰 영향을 준다. 간암 환자의 80%에서 간경변증이 선행하고 간경변증을 앓는 경우 간암 발생률은 1000배 이상 증가한다.

간경변증 환자에서 파괴되고 경화된 간세포는 다양한 요인에 의한 면역반응과 발암 기전으로 인해 간암이 발생할 확률이 크게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일반적인 보유자나 경증의 만성간염 환자에 비해 더 자주 진료를 받고 검사도 주기적으로 실시해 초기에 간암 발생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크기가 작은 초기 간암은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단 크기가 커지고 임파선이나 혈관 등을 침범한 경우에는 복부 통증이나 불쾌감, 심한 피로감과 쇠약감, 간 기능 악화, 황달과 복수 등의 증세를 보일 수 있다.

이렇게 어느 정도 지난 후에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간이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이유다.

남순우 교수는 “간염이나 간경변의 위험이 있는 위험군에서는 주기적이고 지속적인 소화기내과(간) 전문의의 진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간암을 초기 작은 크기일 때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하게 되면 큰 화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남순우 교수 (사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제공)

간암의 기수는 종양의 크기와 종양이 혈관을 침범했는지 여부, 다른 장기로 전이됐는지 여부에 따라 4단계로 나눈다.

종양의 크기가 작고 혈관 침범 등이 없는 초기 단계에는 간을 절제하는 수술이 원칙이다. 물론 조금 크기가 크더라도 간 상태가 나쁘지 않고 수술이 가능하면 수술로 간을 절제해 주는 것이 좋다.

이어 간암의 크기가 작으면서 간경변증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복수가 차거나 간성혼수가 반복되는 등 비대사성 간경변증이 동반돼 있다면 간 이식을 통해 간을 아예 교체해 주는 방법도 있다. 직경 1~2㎝ 미만의 작은 간암의 경우 고주파 열치료를 통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초기를 지나 중간 단계의 간암의 경우 대부분 간동맥화학색전술(TACE, Transcatheter arterial chemoembolization)을 시행한다.

넙다리동맥(대퇴동맥) 혈관을 통해 간 동맥으로 카테터를 넣어 항암제와 색전물질을 직접 주입하는 시술로, 만약 종양의 크기가 크고 암이 혈관을 침범했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진행성 간암에는 경구 항암제(넥사바, 스티바가, 렌비마 등)를 사용해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방법을 시행한다.

방사선 치료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전체 간에 시술하는 것보다는 작은 부위, 이를테면 혈관이 막힌 부위 등에 방사선을 조사해 간동맥혈전 등의 제거를 시도하는 것으로, 최근에는 맞춤형 면역치료 요법 등이 개발 중으로 미래에는 면역치료가 치료법의 하나로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간암은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수술을 해도 2년 재발률이 40% 이상이다.

재발할 경우 수술이 가능하면 절제술을 재시행할 수 있지만 만약 어렵다면 단계를 하나씩 높여 간동맥화학색전술을 반복하거나 경구항암제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접근해 치료한다. 재발을 일찍 발견하기 위해 간암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가 필수다.

마지막으로 간암 예방법은 간경변증의 원인이 되는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의 예방이 중요하다. 특히 B형 간염은 백신 접종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며, C형 간염은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못했기 때문에 혈액이나 분비물을 통한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사침 1회 사용, 부적절한 성접촉 피하기, 문신이나 피어싱 등에 주의해야 하며, 여럿이 손톱깎이나 면도기를 사용 것도 절대 피해야 한다. 또 알코올성 간경변증의 예방을 위해 과도한 음주를 자제하고 알코올성 간질환이 발생할 경우 절대 금주해야 한다.

남순우 교수는 “간암 원인의 대부분은 심한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이다. 이 질환 환자들은 주기적으로 전문의를 찾아 본인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수다”며 “간염이나 간경변증이 있는 위험군 환자는 6개월 간격으로 종양지표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암을 조기에, 초기 치료가 가능한 상태에서 발견할 수 있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수현 기자(psh5578@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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