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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반도체 공장서 일하다 희귀질환 걸린 노동자…16년 만에 산재 승인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
입력일 : 2020-09-17 07: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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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희귀질환에 걸린 노동자 A씨가 16년 만에 산재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15일 반올림에 따르면 지난 10일 서울행정법원이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시신경척수염이 발병한 노동자A씨가 제기한 근로복지공단의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청구 인용 판결을 선고했다.

해당 판결 사유는 원고인 노동자 A씨의 근무환경을 상세히 살핀 결과, 20여년 전 원고인 A씨의 근무 당시 작업환경의 유해물질 노출 수준과 희귀질환의 직업적 발병원인을 명확하게 입증하기 어려운 사정 및 산업재해보험제도의 취지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근로복지공단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우선 법원은 원고가 근무했던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3라인의 업무환경을 조사했다.

그 결과, 반도체를 생산하는 여러 공정이 함께 존재함에도 작업공간이 분리되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공기순환이 이뤄져 모든 공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이 계속 순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장비를 개방한 채 점검·정비하는 작업이 현장 내에서 계속 이뤄졌으며, 원고가 근무한 1998년경에는 자동화가 되어있지 않아 케미컬 체인지 등의 업무를 수동으로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던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일부 방독면을 제외하고는 근로자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호흡용 보호구가 갖춰지지 않음은 물론, 과도한 물량으로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해 근로자들이 보호장구 미착용 상태로 작업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 자동설비에 부착된 인터락 장치는 개인이 해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용해 오퍼레이터들이 업무 효율을 위해 인터락을 해제한채 작업하기도 했으며, 원고는 근무기간 동안 계속 교대근무를 수행하는 등 상당한 초과근무를 수행했던 것으로 나타난 상황.

뿐만 아니라 법원은 원고 근무 기간(1998년~2005년) 동안 노출된 유해인자의 종류 및 노출 수준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자료가 없어 삼성전자가 제출한 2001~2006년 당시의 작업환경측정 결과를 통해 유해인자 노출 수준을 측정해야 했으나, ▲발전 속도가 빠른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유해물질 관련 인식이 점차 높아져 작업환경 관리가 강화돼온 점 ▲원고 근무시기에 화학물질 취급 업무를 수동적으로 수행하는 빈도가 높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원고의 실제 유해물질 노출 수준은 관련 자료들보다 중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법원은 희귀질환인 시신경척수염의 직업적 발병원인에 관한 연구가 거의 없긴하나 산업안전보건상의 위험을 사업주나 근로자 어느 일방에게 전가하지 않고 산업과 사회 전체가 분담하도록 하는 산재보험제도의 목적을 고려해 근로자에게 책임없는 사유로 상병 원인 등이 규명되지 않은 사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인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결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반올림은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이 확인되지 않은 희귀질환에 대해 노동자의 구체적인 업무환경과 유해물질 확인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여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한 이번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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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4세에 상병 진단을 받은 A씨는 질병의 원인을 스스로 밝혀야 했다”며, “근로자에게 책임없는 사유로 사실관계나 상병의 발병원인 등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사정에 대해 증명책임에 있어 열악한 지위에 있는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인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법원의 판결은 정당하고 당연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반올림은 “더 이상 아픈 몸을 통해 공장의 유해환경을 힘겹게 호소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더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면서 직업병 피해를 인정하지 않는 근로복지공단의 잘못된 관행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근로복지공단은 이 판결을 수용하고 항소를 포기함으로써 이제라도 A씨의 고통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지난 1997년 18세의 나이에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사업장 3라인에서 일하기 시작해 약 8년간 일하고 퇴사했다.

퇴사 전인 2004년 ‘급성 횡단성 척수염’진단을 받았고, 이후 ‘다발성경화증’ 진단을 받았다가 진단병명이 ‘시신경척수염’으로 변경됐다. 해당 사건 상병은 매우 드문 중추신경계 염증성 질환으로, 현재 역학연구가 부족한 질병이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이 사건 상병에 대해 요양급여신청을 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업무수행 중 노출된 유해물질에 관한 정보가 정확하지 않으며, 역학조사 결과에 의하더라도 업무와의 상당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처분을 한 바 있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kmj633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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