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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줄기세포 연구 황우석이 돌아온다?
메디컬투데이 김태형 기자
입력일 : 2007-12-17 08: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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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연구 거점 수암연구소 연구계획서 복지부 제출
[메디컬투데이 김태형 기자]

줄기세포 논문조작 혐의로 재판 중인 황우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재기를 시도하고 있다.


논문조작과 비윤리적인 난자획득 등의 문제로 지난해 3월 황 전 교수의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승인이 취소된 지 1년10개월여 만이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황우석 전 교수의 국내 연구거점인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이하 수암연구소)이 최근 복지부에 제출한 ‘체세포배아연구 계획서’가 지난 13일 공식 접수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 11일 수암연구소로부터 체세포배아연구 계획서를 제출받아 검토한 끝에 13일자로 공식 접수키로 했다”면서 “연구계획서에는 책임연구원은 아니지만 소속 연구원으로 황우석 박사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수암연구소는 이미 지난 9월 복지부로부터 체세포 복제배아연구기관으로 승인을 받은 상태로, 이번에 연구계획서까지 승인될 경우 본격적인 체세포배아연구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황우석 전 교수의 측근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황 전 교수는 태국의 모 연구기관에서 줄기세포연구를 계속하면서 재기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황 전 교수의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복지부가 연구를 승인할 지도 미지수인데다, 사람의 피부세포를 이용한 역분화 만능(iPS)세포가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의 윤리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황 전 교수가 의도대로 재개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뭘 연구하나

수암연구소는 복지부에 제출한 연구계획서에서 기존에 황우석 전 교수가 시도했던 환자 맞춤형 체세포복제배아 연구를 재개한다는 실험계획을 내놨다.

이는 인간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환자의 체세포 핵을 난자에 집어넣어 체세포를 복제해 각종 질병치료에 쓰이는 줄기세포를 만드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2005년 황우석 박사가 환자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보고했다가 허위로 밝혀진 뒤 연구비 지원과 난자 기증이 뚝 끊기면서 침체기를 맞았다.


수원수
더구나 국내에서는 황 전 교수의 논문조작과 비윤리적인 난자획득 등의 문제가 드러나면서 지난해 3월부터 1년 반 가까이 전면 금지됐다가, 지난 10월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이하 생명윤리법)이 개정되면서 겨우 제한적으로 허용됐을 정도다.

반면 한국이 주춤하고 있는 사이 미국 과학자들은 영장류로는 처음으로 원숭이 체세포를 복제해 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 다시 한번 생명과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박사 연구팀은 붉은털 원숭이 난자 1만5000개로 오랜 기간 걸친 실험을 통해 지난 1월 원숭이 체세포 복제로 배아를 만들어 줄기세포주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달 14일자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수암연구소의 핵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체세포 복제배아연구 지원에 인색한 정부의 정책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이라며 “체세포 복제배아연구가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 인간 배아복제 실효성 있나

하지만 바뀐 생명윤리법은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를 상당히 제한하고 있어 황 전 교수의 연구가 법 테두리 안에서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평가다.

연구윤리 강화 목소리에 따라 개정된 생명윤리법 시행령은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에 쓰이는 인간 난자의 사용 범위를 불임시술 과정에서 수정되지 않아 폐기 예정이거나 적출 난소에서 채취한 ‘잔여 난자’로 한정하고 있다.

결국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의 출발점인 신선한 난자 획득이 사실상 어려워진 셈이다.

수암연구소 핵심 관계자는 “복지부가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를 명목상 허용은 했지만, 난자공여를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연구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면서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 역시 난자 구하기가 힘들어 잔여난자로 핵이식 연구를 해봤지만 염색체 이상 등 난자장애로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라고 말했다.

현행 법규 안에서는 사실상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가 성과를 내는데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수암연구소가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계획서를 제출한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당장은 분위기상 난자공여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향후 세계 각국의 연구성과가 발표되고 윤리문제에 대한 논란이 해법을 찾아가면 합리적으로 법이 개정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있다”면서 “그동안은 법 테두리 안에서라도 연구를 계속해야 하는 게 우리의 숙명”이라고 토로했다.

황 전 교수의 재개에는 또다른 걸림돌이 있다.

생명과학계의 최근 연구흐름이 인간 배아복제에서 피부세포를 역분화시켜 만능세포(줄기세포)를 만드는 쪽으로 급격히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난달 미국과 일본 연구팀은 인간 피부세포에 네 가지 유전자를 바이러스에 실어 주입한 후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줄기세포를 수립하는 데 성공했다고 ‘사이언스’와 ‘셀’지에 각각 발표했다.

더구나 복제양 돌리를 만든 영국 에든버러대 이언 윌머트 교수의 경우 최근 인간 배아복제 포기를 선언하면서 “배아 없이 줄기세포를 생산하는 일본 과학자들의 새로운 기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암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피부세포의 역분화를 일으켜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새 영역을 개척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 “다만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단계로 바이러스에 따른 암세포의 발생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비해, 체세포 복제배아연구는 이미 전 임상단계나 동물실험이 끝난 단계로 속도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 황우석 컴백 가능할까

황 전 교수가 국내 연구를 재개하기 위해서는 수암연구소가 제출한 연구계획서가 질병관리본부 산하 연구계획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심의위에서는 연구계획 뿐만 아니라 연구원들이 과연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를 수행할 자격이 있는지도 함께 검토하게 된다”며 “현재 황 박사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태인 만큼 심의위가 법령에서 규정한 배아연구계획서 승인절차에 맞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생명과학계 한 관계자는 “물론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의 강화된 윤리기준을 만드는데 원인 제공자인 황 전 교수가 참여하는 연구를 과연 복지부가 허용해 줄지는 상당히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결국 황 전 교수의 컴백 여부는 늦어도 2월 말이나 3월 초에는 결론이 날 예정이다. 연구계획심의위원회는 연구계획서가 제출된 지 90일 이내에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메디컬투데이 김태형 기자(kth@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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