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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반도체 부품업체 근로자 혈액암 사망…법원 “산재 인정”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입력일 : 2020-06-05 07: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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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물질 노출됐을 가능성 인정”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반도체 관련 부품 업체에서 근무하다가 혈액암에 걸려 숨진 노동자가 사망 후 6년 만에 산업재해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됐다.


4일 인권단체 반올림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29일 노동자 A(사망 당시 52세)씨의 유족이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산재 불승인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근로복지공단이 1심 판결에 따라 산재 승인을 하면 유족은 산재보험의 유족급여와 장의비 등을 받을 수 있다. 공단이 항소할 경우 상급법원의 판결을 받아야 한다.

2011년 3월 반도체 관련 전자부품 제조업체에 입사한 A씨. 그는 입사 3년 5개월만인 2014년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 림프종’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후 보름 만에 숨졌다.

A씨는 이 업체에서 근무하기 전에는 관련 업종에 종사한 바가 없었고, 흡연·음주도 하지 않았으며 건강상 이상도 없었다.

A씨의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했다. 하지만 공단은 A씨가 수행했던 펀칭공정은 화학물질을 취급하지 않았고, 공조시스템을 통해 인근 공정에서 사용하는 유기용제와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된 것으로 판단되나 노출기간이 짧고 역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또 질병의 원인물질로 알려진 벤젠은 작업환경측정 시 검출되지 않았고 노출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산재 승인 거부처분을 했다.

이에 A씨의 유족은 공단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서울행정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다.

법원은 “망인이 근무한 펀칭공정은 이전 공정에서 만들어진 제품에 홀(구멍)을 가공하는 작업이어서 이전 공정에서 사용하거나 발생하는 유해물질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층별로 하나의 공조시스템을 사용하고 공기를 재순환하는 클린룸 설비의 특성으로 다른 곳에서 발생한 유해물질에 함께 노출될 가능성이 존재하며, 뿐만 아니라 망인이 2교대 근무에 연장근무, 주말특근으로 주 6일 이상 하루 10.5시간 내외로 근무하였던 점에 비추어보면 펀칭공정 외에 다른 공정에서도 상당시간 근무하고 다른 종류의 더 많은 유해물질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역학조사 당시 확인된 톨루엔, 자일렌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비호지킨림프종의 유발원인인지 여부에 대한 의학적 연구가 부족하더라도, 법적·규범적 인과관계가 쉽게 부정되어서는 안된다. 면역기능 저하는 비호지킨림프종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A씨의 근무시간은 과로누적에 따른 면역기능 저하 초래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사망과 업무 사이의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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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에 대해 반올림은 “근로복지공단은 산재에서 피해자(유족)에게 불가능한 입증수준을 요구해 피해자의 아픔을 키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산재판단과정에서 적용되는 것은 과학적 인과관계가 아니라,법적 규범적 인과관계라는 것을 원칙으로 확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A씨의 부인 황모씨는 “이번 재판으로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쓰러진 지 한 달도 안 되어 세상을 떠난 남편의 죽음이 산업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해 중 하나임을 밝혔다. 그로 인해 인체에 유해한 약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조치가 이루어져 안전한 노동환경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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