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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원격의료 한시 허용’ 카드 꺼낸 정부…의료계는 ‘반발’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입력일 : 2020-02-24 16: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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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의료기관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전화 상담 및 처방 받도록 한시적 허용
의료계 "한계 분명하고 오히려 초기 치료 기회 놓치게 할 위험성 있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정부가 ‘원격 의료 한시 허용’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제대로 준비조차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조된 정책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1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각 부처 및 17개 시도와 함께 ▲코로나19 지역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대책 강화 방안 ▲대구·경북 현황 및 조치 사항 ▲대구·경북 특별방역대책 등을 논의했다.

논의 결과, 의사의 판단에 따라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 경우 환자가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전화 상담 및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의료기관 내 감염을 예방할 수 있으며, 국민도 필요한 진료를 안전하게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현행 의료법은 의사가 환자를 대면하지 않고 진료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일부 산간벽지·농어촌 등지에서 시행하고 있는 원격의료 시범사업에서조차 비대면 진료는 단순 상담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진단·처방까지 받으려면 환자 옆에 간호사 등 의료인이 있어야 한다.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그 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코로나19 감염자들이 방문한 병원이 잇따라 폐쇄된 것도 이유로 꼽힌다. 당장 대구만 해도 시내 주요 병원 응급실 중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이 폐쇄됐다.

하지만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1일 정부의 전화상담 및 처방 허용 관련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그동안 의협의 권고를 무시하다가 합의없이 ‘전화 처방 허용’을 밀어붙였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의협은 “전화상담과 처방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전혀 사전 논의 및 합의한 사실이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일방적으로 발표했고 마치 의료계와도 논의를 거친 것처럼 알려진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유선을 이용한 상담과 처방은 의사와 환자 사이 대면진료의 원칙을 훼손하는 사실상의 원격의료로 현행법상 위법의 소지가 있다”며 “현재와 같은 코로나19 지역사회감염 확산 상황에서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분명한 전화상담 및 처방은 검사가 필요한 환자의 진단을 지연하거나 적절한 초기 치료의 기회를 놓치게 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협은 “전화를 이용해 상담 후 처방을 하더라도 그 결과에 따라 다시 약국을 방문해 약을 조제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다시 약국을 방문한 다른 환자, 특히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의 고위험군 환자와 접촉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원내조제의 한시적 허용을 통한 의료기관의 직접 조제와 배송을 함께 허용하지 않는 이상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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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의협은 경증의 호흡기 증상 환자이더라도 코로나19에 이미 감염돼 있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환자를 의료기관에 내원한 다른 환자들과 접촉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함에 따라 진료기관 이원화 등을 통한 방안을 정부에 이미 권고한 바 있다.

의협은 정부의 일방적인 태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의협은 “전화상담과 처방은 법률검토, 책임소재, 진료의 범위와 의사 재량권, 조제방식과 보험청구 등 미리 검토, 상의해서 결정해야 할 사항들이 많은데 어떤 협의나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마치 당장 전화상담과 처방이 가능한 것처럼 발표해 국민과 의료현장에 엄청난 혼란을 유발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실무 준비가 되지도 않았는데 합의한 적도 없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정작 그 당사자는 언론보도를 통해 듣게 되는 삼류행정”이라고 지적하며 전화 상담 및 처방 허용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역시 입장문을 발표하고 “정부가 수년 전부터 밀어붙이던 원격진료는 그 진단의 정확도를 담보할 수 없어 의료계에서 반대해오던 것으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한 지금 상황에서 원격진료를 대안으로 내세우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이는 진료현장에서 수많은 마찰만 유발할 뿐 실효성을 거둘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 상황 극복을 위해 의료계와 정부가 쏟아야 할 에너지를 엉뚱한 곳으로 분산시켜 위급한 코로나19 사태 해결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번 정부의 대책에 큰 우려와 함께 절대 수용할 수 없음을 밝히면서 향후 의료계의 상황과 진료현장의 의견을 수렴하여 보다 국민을 위한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김동주 기자(ed30109@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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