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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대학교 운동선수 10명 중 3명 신체·언어폭력 경험
메디컬투데이 박제성 기자
입력일 : 2019-12-16 18: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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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1명 성폭력 경험…자기결정권 제한 등 성인으로서의 자율성 거의 없어
[메디컬투데이 박제성 기자]

대학교 운동선수에 대한 인권실태를 조사한 결과 언어폭력·신체폭력·성폭력 모두 초중고 학생선수의 2~3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회원대학을 중심으로 총 102개 대학, 7031명의 학생선수에 대한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수행했다. 응답률은 71%로 4924명(남 4050명, 여 674명)이 참여했다. 인권위는 응답결과 분석자료 외에도 추가 개방형 질문 조사와 대학교 운동선수 28명에 대한 개별 면접 등을 토대로 조사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 언어폭력 1514명(31%), 신체폭력 1613명(33%), 성폭력 473명(9.6%)으로 (성)폭력경험이 학생선수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휴식 공간인 숙소에서도 언어폭력이 만연했다. 대학교 운동선수의 31%(1514명)는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나 욕, 비난, 협박’을 들으면서 생활하고 있었으며 주로 경기장(88%)과 숙소(46%)에서 선배선수(58%), 코치(50%), 감독(42%) 등에 의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피해자들이 감독, 코치, 선배로 내려오는 수직적인 위계 문화 속에서 주요 생활공간인 경기장과 숙소 등 어디에서도 피해를 회피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습적인 신체폭력 경험은 2010년 인권위가 조사한 '대학생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에 나타난 11.6%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대학교 운동선수 중 33%(1613명)는 구타 등 신체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15.8%(255명)는 일주일에 1~2회 이상 상습적인 신체폭력을 당한다고 응답했다. 신체폭력 중 가장 빈번한 행위(중복)는 ‘머리박기, 엎드려뻗치기(26.2%, 1291명)’였고, ‘손이나 발을 이용한 구타 행위(13%, 640명)’순으로 나타났다.

신체폭력의 가해자(중복)는 선배선수가 72%(1154명), 코치 32%(516명), 감독 19%(302명) 순이었으며 남녀 차이는 뚜렷하지 않았다. 신체폭력의 장소는 기숙사(993건, 62%)가 가장 높게 나타나 함께 생활하는 선배선수나 지도자들로부터 편안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교 운동선수의 성폭력 피해 경험자는 9.6%(473명)로, 초중고 선수 피해실태보다도 훨씬 높게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는 주로 ‘특정 신체부위의 크기나 몸매 등 성적 농담을 하는 행위(4%, 203명; 남 3%, 여 9.2%)’, ‘운동 중 불쾌할 정도의 불필요한 신체접촉 행위(2.5%, 123명; 남 2.2%, 여 3.3%)’순으로 나타나 여학생이 언어적인 성희롱의 위험이 더 큰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남자선수의 경우는 ‘누군가 자신의 실체 일부를 강제로 만지게 하거나 마사지, 주무르기 등을 시키는 행위(4.3%, 176명)’와 같은 신체적 성폭력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여자선수들이 경험한 언어적 성희롱의 가해자는 주로 남자선배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여자선배가 뒤를 이어 위계적 문화의 폐해를 고스란히 반영했으며, 남자선수들이 경험한 신체적 성희롱은 남자선배, 남자코치, 남자감독 순으로 나타나 동성 간 성희롱도 빈번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슴이나 엉덩이, 성기 등을 강제로 만짐(1.2%)’, ‘신체부위를 몰래 혹은 강제로 촬영함(0.7%)’과 같은 피해의 정도가 심각한 강제추행이나 불법촬영에 해당하는 성폭력도 조사되었으며, 성폭행에 해당하는 ‘강제로 성행위(강간)를 당한 경우’도 2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 소극적인 대처에 그치는 경우는 여전히 심각했는데 여자선수의 경우 ‘아무런 대처를 못했다(34%, 42명)’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남자선수의 경우 ‘싫은 내색을 했다(40%, 137명)’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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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성인인 대학생의 자기결정권 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교 학생선수 중 84%(4184명)가 현재 대학교 내 기숙사, 별도의 합숙소 등에서 합숙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합숙 생활은 효과적으로 학생선수를 관리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선수들은 정규 운동시간이 종료되는 저녁시간이나 주말에도 자유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출·외박이 필요한 경우에 일일이 보고, 확인, 허가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항상 관리·감시·통제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개별 면접조사에 따르면 지도자들은 관리 목적으로 학년을 섞어 방을 배정하고 있었다. 또한 대학교 학생선수 중 29%(1173명)가 ‘원하지 않는 각종 심부름, 빨래, 청소를 대신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선후배가 한 방에서 생활함에 따라 저학년 선수들은 고학년 선수(선배)들의 잔심부름, 방 청소, 빨래 등을 도맡아 하게 되고 이러한 위계문화를 1~2년간 감내하면 새로 들어오는 후배에게 대물림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통금, 점호 등 과도한 통제에 따른 자기 결정권도 제한되고 있었다. 개별 면접조사에 따르면, 외출·외박 제한뿐만 아니라 통금, 점호 등을 이유로 한 과도한 통제가 존재하고 있었으며, 대학교 학생선수 중 26%(1088명)가 ‘부당하게 자유시간, 외출·외박을 제한받은 적이 있다’, 25%(1005명)가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액세서리 착용, 패션 등에 제한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통제와 기타 자체 규칙들은 상호합의 된 규칙이 아니라 팀워크 증진이나 정신무장 등의 불합리한 이유로 지속되고 있었으며, ‘전통’으로 포장돼 대물림되고 있었다.

또한 과도한 운동으로 일반 학생들과 어울리기 어렵고 학업 병행도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교 학생선수들 중 76%(3579명)가 주말과 휴일에도 운동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38%(1839명)는 하루에 5시간 이상 운동을 한다고 응답했다(3시간 이상은 86%(4215명)). 이 같은 운동시간에 의해 76%(3736명)가 평소 운동시간이 길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생 선수들의 수면, 수업, 식사시간 등 기본 생활을 위한 시간을 고려할 때 하루 5시간 이상의 훈련은 정상적인 대학생활이 불가능한 수준의 훈련시간으로 볼 수 있다.

대학생은 성인으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시기로 전문적인 학업 정진, 여러 사람과의 교우, 동아리 등의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시기임에도 선수들은 운동 이외의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학생선수 중 60%(2928명)는 학교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인권위는 "이번 대학생 선수들에 대한 인권실태조사 결과 초중고 학생들보다 오히려 성인인 대학생선수들에 대한 일상적인 폭력과 통제가 더욱 심각함을 확인했다"며 "대학생임에도 일반학생들과 함께하는 동아리활동 등 대학생활을 온전히 경험하기 힘들 뿐 아니라, 운동부만 따로 생활하는 합숙소 생활에 대한 과도한 규율과 통제로 인해 인간다운 삶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대학교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 이규일 경북대학교 체육교육과 교수는 “대학교 학생선수들의 자기결정권이 억압받고 있으며, 성인 대학생으로서 누려야 하는 자율 대신 관리라는 명목으로 통제된 삶을 살고 있다”며, 대학교 학생선수를 ‘어른아이’로 통칭하면서 운동 중심의 운동부 문화 해체, 자율 중심의 생활로의 전환, 일반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통합형 기숙사 운영 방식으로 전환 등의 개선안을 제시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제성 기자(do84053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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