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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PA간호사가 의사 업무 대행에 약까지 조제?…곳곳에서 드러나는 불법의료행위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입력일 : 2019-06-12 13: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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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간호사제도 운용 병원 69.4% 달해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PA(진료보조)간호사들이 수술, 시술, 처치 등 의사들이 해야 하는 업무를 대행하고 약사가 아닌 사람이 의약품을 조제하는 경우 등 의료법 위반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전국 42개 병원에 대해 의료법 위반 실태를 조사한 결과 PA간호사는 29개 병원(69.04%) 에서 운용되고 있었고, PA간호사가 없다고 응답한 곳은 12개 병원(28.5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2일 밝혔다.

의료법 위반 실태조사에 참가한 병원은 사립대병원 14곳, 국립대병원 2곳, 특수목적공공병원 5곳, 지방의료원 12곳, 민간중소병원 7곳, 재활병원 2곳 등 모두 42곳이다.

PA간호사를 운용하고 있는 29개 병원의 PA간호사수는 총 971명으로 평균 33.48명이었다. 대형병원인 국립대병원(2곳)과 사립대병원(무응답 1곳을 제외한 13곳)만 보면 15개 병원의 PA간호사수는 총 762명으로 평균 50.8명에 이른다.

PA간호사가 가장 많은 병원으로는 부산의 A병원 184명, 인천의 B병원 124명, 전남의 C병원 65명 등이었다.

조사 결과 PA간호사가 하는 업무 중에는 수술, 환부 봉합, 시술, 드레싱, 방광세척, 혈액배양검사, 상처부위 세포 채취, 초음파, 방사선 촬영, 진단서 작성, 투약 처치, 주치의 부재시 주치의 업무 대행, 처방, 잘못된 처방 변경, 진료기록지 작성, 제증명서 작성 등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할 업무를 PA간호사가 대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PA간호사가 환자 수술부위나 상처부위를 봉합하는 사례 ▲PA간호사가 의사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한 후 의사 처방을 입력하는 사례 ▲진료기록지, 진단서, 사망진단서, 협진의뢰서, 검사 의뢰서, 시술 동의서 등을 PA간호사가 작성하는 사례 ▲당직인턴이 처방을 내는데 약품 코드를 몰라 간호사가 대리처방하는 사례 ▲공휴일이나 휴일, 명절에 담당의사가 출근하지 않아 간호사가 의사업무를 대행하는 사례 ▲당직 의사가 없어 간호사가 의사 대신 당직근무하는 사례도 있었다. 수술, 시술, 처치, 처방, 진료기록지 작성, 주치의 당직 등 의사 업무를 간호사가 대행하는 것은 명백한 의료법 위반이다.

실태조사에서는 PA간호사 운용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PA간호사 운용 과정에서 ▲의사업무를 PA간호사에게 전가함으로서 불법의료행위가 발생하는 점 ▲전문지식이나 자격조건이 없고 권한이 없는 상태에서 의사 업무를 대행하는 점 ▲의사업무를 대행하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간호사를 보호할 법적 장치가 없는 점 ▲업무범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의료서비스와 행정업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점 ▲PA간호사에 대한 특정 자격요건이 없어 저연차 간호사가 PA 업무를 수행함으로서 환자안전을 위협하는 점 등이 드러났다.

또 ▲경력간호사에게 PA업무를 맡김으로써 병동 내 경력간호사 부족문제가 발생하는 점 ▲대리처방, 대치처치 등 의사업무를 대행하면서도 환자에 대한 결정권이 없어 환자 및 의료진간의 신뢰가 깨지는 문제가 발생하는 점 ▲의사들이 의료행위 외에도 연구 업무, 학회 관련 행정업무, 병원업무와 직접적인 상관 없는 환자교육 프로그램이나 환자모임관리 등 의사 개인의 업무를 간호사에게 전가하는 점 ▲교수가 PA간호사를 개인비서처럼 여겨 부당한 업무를 지시하는 점 ▲PA간호사의 소속부서와 근무부서가 달라 인력관리 및 행정처리가 어렵고 혼선이 발생하는 점 등도 있었다.

▲간호부 소속이면서 의사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간호부서내 갈등을 유발하는 점 ▲의사업무를 과도하게 PA간호사에게 전가함으로써 장시간노동과 공짜노동이 발생하는 점 ▲합법적인 제도가 없어 고용불안 상태에 놓이게 되는 점 등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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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간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력간호사가 의사업무를 대행하는 PA간호사로 빠져나가면서 간호사 인력난이 가중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숙련된 경력간호사들이 PA간호사로 옮겨가면서 현장에 경력간호사가 부족하게 되고, 저연차 간호사들을 중심으로 간호업무가 돌아가다 보면 업무하중이 늘어나고 이직률이 높아져 인력난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간호사가 아닌 방사선사가 조영제를 투입하는 위법행위도 조사되었다. 방사선 촬영시 조영제를 실제 누가 투입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방사선사가 투입한다고 응답한 병원은 15개였다.

내부 규정에는 조영제 투입 담당자를 의사나 간호사로 명시해놓고 있지만, 실제로는 간호사는 라인만 잡고 실제 조영제 투입은 방사선사가 하는 경우가 많았다.

조영제 투입의 문제점으로는 ▲간호사 인력부족으로 방사선사가 조영제를 투입하는 점 ▲안정적인 조영제 투입이 보장되지 않고 간호사를 긴급호출하여 처리하는 점 ▲조영제 부작용 환자의 경우 발빠른 응급처치가 어려운 점 ▲법적인 업무 범위가 모호한 점 등을 꼽았다.

이밖에 의료법 위반 사례로 ▲약사인력 부족으로 약사가 아닌 인력이 약을 조제하는 사례 ▲응급실약을 간호사가 조제하는 사례 ▲항암제를 간호사가 조제하는 사례 ▲간호사가 약사인력을 대체하거나 조제, 투약, 복약설명까지 담당하는 사례 ▲수술기구 사용시 업체 직원이 수술 과정에 참여하는 사례 ▲응급구조사가 방사선사 업무를 대행하는 사례 ▲심혈관센터 심장초음파를 간호사 및 방사선사가 시행하고 있는 사례 ▲산소마스크나 산소줄을 소독하여 재사용하는 사례 ▲nasal prog를 소독하여 재사용하는 사례 ▲부직표를 소독하여 재사용하는 사례가 파악됐다.

▲퇴근한 전공의가 퇴근하지 않은 다른 전공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대신 처방하는 사례 ▲의사는 회진을 돌지 않고 간호사가 일일업무보고를 작성하는 사례 ▲회복실관리료를 받으려면 회복실에 2인 간호사가 상주해야 하나 상주시키지 않고 회복실 간호사를 수술에 투입시키고 다른 사번의 간호사 이름으로 간호기록하는 사례 등도 조사됐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현장에 대리수술, 대리시술, 대리처치, 대리처방, 대리진단서 발급, 대리조제, 대리당직 등 의료법을 위반하는 불법의료행위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심각한 것은 의사업무를 간호사가 대행하도록 하는 PA간호사 운용이 명백한 의료법 위반인데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은 마련되지 않고 오히려 PA간호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PA간호사제도는 무면허 불법의료행위를 방치할 뿐만 아니라 각종 의료사고 위험 증가, 간호서비스의 질 하락, 이직률 증가와 인력난 가중을 초래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가 떠안게 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병원의 의사인력과 약사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공백을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에게 떠넘기는 관행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임상의사수는 인구 1000명당 1.9명으로 OECD 평균인 3.4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2015년 기준 국민 1명이 한 해 의사를 찾아 진찰을 받은 횟수는 우리나라가 16.0회로 OECD 평균인 6.9명보다 2.3배나 많다. 환자 안전과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의사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의사인력 부족이 의료현장에 불법의료행위를 만연하게 하고 있다.

전공의특별법 시행으로 의사인력 부족문제는 더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정부는 의사인력 부족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과대학 설립 ▲기피진료과 문제 해결 ▲지역별 병상총량제 실시 ▲무분별한 개원 억제와 종합병원으로 개원의사 유입 등 실질적인 의사인력 확충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인력 확충에 반대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를 향해 의사인력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현장의 불법의료행위, 의료사고 위험 증가, 의료서비스 질 하락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인력 확충은 의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불법의료행위 근절, 환자안전, 의료서비스 질 향상, 적정진료 보장, 의사의 건강권 확보, 공공보건의료 강화 등 우리나라 의료를 바로 세우기 위한 시급한 과제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환자가 안전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 대한의사협회는 의사인력 확충에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의사인력 확충과 의사인력 수급난 해결을 위해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lhs783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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